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죠반니 등 소위 '다 폰테 3부작'과 더불어 모차르트의 4대 명작 오페라에 속하는 걸작입니다. 어떤 분들은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피가로의 결혼, 돈 죠반니와 함께 이 <마술피리>를 꼽기도 합니다.
이 오페라는 (그의 후궁으로부터의 도피 등과 같이) 소위 징슈필이라는 장르로 분류되는데, 모차르트의 다른 대부분의 오페라와는 달리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대중들도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독일어 대본에 의한 작품이고, 등장 인물들의 대사 역시 (반주가 따라 붙는 레치타티보로 처리하는 오페라와 달리) 마치 현대의 뮤지컬처럼 반주 없는 연극적 대화로 진행됩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는 그의 마지막 오페라 작품으로 (미완으로 남은 레퀴엠과 더불어) 그가 죽기 바로 직전에 작곡한 작품이지만, 당시 (자신의 네 명의 아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고 또 건강이나 재정 모두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태였던) 그의 현실적 여건에 비추어 도저히 기대하기 어려운 명랑하고도 낙관적인 음악으로 가득차 있어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합니다.
서곡에서 시작하여 끝까지 어느 하나 버릴 곳이 없는 천의무봉의 음악들로 가득한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에 입문하면서 처음 접한 작품이기도 해서 저는 그의 오페라에 발을 들여 놓으려는 초심자들에게는 늘 이 작품을 먼저 권합니다.
이 <마술피리>의 대본은 리베스킨트(Jakob Liebeskind)의 동화를 토대로 하여 당대의 유명한 대본가 슈카네더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섞어 각색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처럼 리브레토 자체가 현실의 세계와는 다소 동떨어진 동화와 같은 환상의 세계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현실 무대에서 이를 제대로 연출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화 진니스탄에 수록된 일러스트레이션
지금까지 여러 연출가들에 의해 <마술피리>의 각양 화려한 무대들이 연출되었습니다만, 그 가운데서 특히 동화에 기반한 이 오페라의 환상적인 세계를 실제 무대를 통해 연출해내는 데에 성공한 사례의 하나로 Komische Oper in Berlin의 <마술피리>를 들 수 있겠습니다.
이 연출은 독일의 'Komische Oper in Berlin'의 예술감독과 영국의 극장 '1927'의 예술감독들이 공동으로 대형 에니메이션을 동원하여 이를 현실 무대와 절묘하게 결합시킨 무대인데, 2012년 Komische Oper in Berlin에서 초연된 이래 전 세계 유명 극장으로부터 초대를 받아 각국에서 널리 연주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