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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우 Apr 23. 2022

탱글우드에서의 어떤 부러운 공연


소위 글로벌 워밍에 의한 기후와 환경의 변화 때문일까요? 요즈음은 이제 진짜 봄인가 싶으면 금새 초여름으로 넘어가버려 (특히 낮에) 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기간은 더 짧아진 것 같습니다.


봄이 가버리기 전에 꼭 한 번은 듣고 싶은 곡이 있지요. 바로 비발디의 <사계> 가운데 '봄'입니다. 오늘은 이 곡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며 연주하는 공연 하나를 여러분들과 나눠봅니다.


https://youtu.be/6jo1hml-ZoE


이 공연의 베뉴는 미국 보스톤의 탱글우드에 있는 아름다운 오자와 세이지 홀입니다. 약 1,300명을 수용하는 연주회장이지만 출입구를 완전 개방하면 추가로 수천명의 청중들이 야외에서 들판에 앉아 스피커를 통해 공연을 같이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공연장도 참 아름답지만, 소렐(Jeannette Sorrell)이 이끄는 APOLLO'S FIRE(The Cleveland Baroque Orchestra)가 공연에 앞서 곡의 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관객과 소통을 하는 모습도 참 인상적입니다.


재기발랄한 소렐은 연주에 앞서, 새들이 돌아옴으로 봄이 시작한다고 하며 연주자들을 통해 새들의 지저귀는 장면, 겨우내 얼었던 시내가 흐르는 다시 흐르는 장면, 폭풍우 속에 번개가 치는 장면 등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2악장과 관련하여서는 바이올린 솔리스트를 매우 매력적인 양치기로 소개하면서(이 때 솔리스트의 장난기 어린 반응에 관중들이 폭소를 보내네요) 양치기가 시에스타, 즉 낮잠을 즐기는 장면, 충직하게 양치기와 양들을 지키는 개들이 짖는 장면(비올라 주자들의 개짖는 소리 연주에 첼리스트가 익살스럽게 놀라며 웃음을 자아냅니다) 등이 소개됩니다.


마지막 3악장은 목동이 즐겁게 춤추는 시골에서의 정경을 백파이프의 음향 효과로 묘사한 곡이라고 설명하는데, 백파이프 소리를 흉내내는 첼리스트들의 모습이 익살스럽습니다(첼리스트 중에는 제가 가장 즐겨듣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반을 연주한 여성 바로크 첼리스트 Brinkmann의 반가운 모습도 보이네요).



아무튼 연주공간도 환상적이지만 이러한 공간에서 편안하고도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 (숨을 옥죄는 엄숙함보다는 익살과 위트가 넘치는) 음악을 그 자체로 즐기는 연주자와 청중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우리는 언제 이런 공간에서 이런 허물없는 소통이 있는 연주를 즐길 수 있을까요?


비발디의 <사계>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클래식을 변호하다 | 블로그

https://blog.naver.com/celi2005/22270720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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