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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우 May 05. 2022

5월에 듣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당신 가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한


5월을 드립니다




5월엔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겁니다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느낌이 자꾸 듭니다




당신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많이 생겨나서




예쁘고 고른 하얀 이를 드러내며


얼굴 가득히 맑은 웃음을 짓고 있는


당신 모습을 자주 보고 싶습니다




5윌엔


당신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겁니다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좋은 기분이 자꾸 듭니다




당신 가슴에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5월을 가득 드립니다





오광수 (5월을 드립니다)








언제 들어도 아름답지만 슈만의 <시인의 사랑>은 5월이면 유독 우리 가슴에 더 스며드는 노래인 것 같습니다.



이 노래들은 (철학자 니체도 극찬한) 당대의 최고 시인 하이네가 쓴 방대한 시집 '노래책'가운데 ‘서정적 간주곡’의 여러 시들을 기반으로 한 것인데, 이들 시는 그가 사촌 아말리에, 그리고 그 여동생 테레제로부터 연거푸 실연을 당한 후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 것들입니다.



미성년의 클라라를 얻기 위해 그 아버지 비크를 상대로 한 소송도 불사하였지만 그 와중에서 클라라와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는 없었던 젊은 슈만에게 하이네의 시들은 크게 공감을 일으켰으리라고 짐작됩니다.








슈만은 원래 하이네의 시집에서 20개의 시를 선택하여 연가곡을 작곡하였으나, 나중에 출판을 할 때는 그 중 4개의 곡을 빼고 나머지 16개만을 남겼습니다(삭제된 4개의 곡은 맨 아래에 링크한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유야 있겠지만 그 4곡 중에 아래 곡은 특히나 아름다워 이 연가곡집에서 빠진 것이 개인적으로 못내 아쉽습니다.



Mein Wagen rollet langsam

https://youtu.be/CMYcX8Z13Uo




Mein Wagen rollet langsam


내 마차는 천천히 구릅니다


Durch lustiges Waldesgrün,


싱그러운 초록빛 숲을 지나


Durch blumige Taler,


꽃이 만발한 계곡을 지나


Die zaubrisch im Sonnenglanze blühn.


햇빛에 마법처럼 피어난 그곳을



Ich sitze und sinne und träume,


나는 앉아서 생각에 잠겨 꿈을 꿉니다


Und denk’ an die Liebste mein;


그리고 내 사랑을 생각합니다


Da grüßen drei Schattengestalten


그 때 세 그림자같은 형상들이 반깁니다


Kopfnickend zum Wagen herein.


마차 쪽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Sie hüpfen und schneiden Gesichter,


그들은 뛰며 얼굴을 찡그립니다


So spöttisch und doch so scheu,


그렇게 놀리면서 또 그렇게 부끄러워하며


Und quirlen wie Nebel zusammen,


그리고 안개처럼 함께 소용돌이 치며


Und kichern und huschen vorbei.


키득거리여 휘리릭 지나갑니다







사랑의 시작 – 이별과 고통 – 체념과 수용 등 일관된 스토리 텔링을 위해 슈만이 엄선한 16곡! 세상에 많은 노래가 있지만 이 16개의 곡들은 천재 시인과 천재 음악가가 만나 빚어낸 명품 가운데 명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슈만이 이 곡을 작곡한 달로 알려진 5월과 6월에 걸쳐 이 16개의 보석이 담긴 Box를 열어 여러분들과 하나씩 다시 들어보려고 합니다.



추억 가득한 5월 되시길...




슈만의 <시인의사랑>, 16개의 보석으로 빛나는 최고의 명품


https://blog.naver.com/celi2005/221908063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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