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즉흥곡(Impromptu)은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해오던 그가 31세라는 짧은 인생을 마감하기 바로 직전 해인 1827년에 작곡한 8개의 피아노곡입니다. 이 곡은 4곡씩 두 세트로 작곡이 되었습니다. 원래 슈베르트는 그 첫 세트에 해당하는 이 D899에 대하여는 별다른 명칭을 붙이지 않았는데, 출판업자가 출판을 할 때 '즉흥곡'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명칭에 대하여 슈베르트가 반대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두 번째 세트 4곡에 대하여는 스스로 이를 즉흥곡(Impromptu)이라고 악보에 기재하였습니다.
백조는 죽기 전에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한다고 하지요. 소나타와 같이 일정한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자유롭고 담담하게 자신의 심경을 노래하듯이 피아노에 담은 이 작품은 그 해 작곡된 다른 피아노곡 <악흥의 순간> 및 그의 마지막 세 개의 소나타와 함께 가히 작곡가 자신이 남긴 피아노에 의한 '백조의 노래'라 할 만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 즉흥곡에서 눈물을 머금은 채 애써 웃는 듯한 슈베르트의 모습이 어른거린다고 하는데, 직접 들어보시면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어렵지 않게 공감하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