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 소고기 볶음과 연근 콩나물밥
계절마다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제철 음식을 만나면 반갑고 어떤 요리를 해먹을지 마음이 설렌다. 모두 저마다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제철 음식을 먹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제철음식은 사계절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연의 선물] 칼럼에서는 푸드스타일리스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제철 재료로 만든 먹음직스럽고 건강한 요리를 소개한다.
어린 시절, 아삭하면서도 찐득하게 늘어나는 간장 물엿이 베어든 달디 단 연근조림 반찬을 좋아했다. 중학교까지 가지고 다닌 도시락에 종종 반찬으로 등장하던 연근조림. 추억의 반찬이지만, 주부가 되고 직접 만들어본 연근조림은 생각보다 만들기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요리임을 알게 되었다. 흔하고 쉬운듯하지만 불 앞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서서 간장과 물엿이 연근 속으로 진득하게 졸아들며 맛이 벨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연근조림은 정성 없이는 만들기 힘든 밑반찬이다. 반찬가게도 많지 않던 그 시절, 오랫동안 부엌에 서서 반찬을 만들어주신 할머니와 엄마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연꽃의 뿌리 (혹자는 줄기라고도 한다)인 연근은 비타민B와 C가 풍부하고 지혈작용이 있어 생리불순에 도움이 되고 코피를 멎게 하기 때문에 요즘 같이 춥고 건조한 계절에 즐기면 좋은 제철 채소이다. 12월에서 2월까지 이어지는 이 맘 때가 제철이기 때문에, 흙 연근이 나오는 겨울을 기다리며 연근을 다양하게 요리해먹고는 한다. 손질된 연근은 사계절 내내 구할 수 있지만, 흰색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식용 표백 첨가물이 들어있다고 하니 가능한 흙 연근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흙 연근은 잘 고르지 않으면 속살이 썩어있는 경우가 있어 구매 시 신중하게 고르곤 한다. 연근 껍질에 항산화제가 많기 때문에, 나는 흙을 채소 브러시로 최대한 문지르며 씻어낸 후, 껍질 그대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글에서는 연근을 근사하게 대접할 수 있는 소고기 연근조림과 반찬이 없을 때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연근 콩나물밥을 소개한다. 구멍이 뻥뻥 뚫린 재미있는 연근의 모양은 그 자체로도 소박하면서도 멋스럽기에, 특별한 꾸밈 없이도 연근 요리는 빛이 난다. 겨울 제철 채소인 연근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어보자.
[재료 : 2인분]
연근 반 개, 당근 반 개, 브로콜리 6쪽, 양파 1/4개, 소고기 100그램, 다진 생강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소스 : 간장 3큰술, 굴소스 1큰술, 맛술 1큰술, 설탕(또는 올리고당) 1큰술
냉장고 자투리 재소 활용 가능
[만드는 법]
01 / 소고기는 핏물을 빼고, 생강과 마늘을 제외한 재료를 모두 한 입 크기로 썬다.
02 / 소스를 모두 섞어준다.
03 / 약불의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과 생각을 넣고 기름에 향이 베도록 살짝 볶아준다.
04 / 당근과 연근을 넣고 중불에서 잘 볶아준다. 당근과 연근은 다른 재료보다 익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분히 익을 때까지 볶는다.
05 / 소고기, 양파, 브로콜리, 만들어둔 분량의 소스를 모두 부어 볶은 후, 당근과 연근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뚜껑을 덮고 중 약불에서 조리며 볶아 낸다.
[재료 : 2인분]
쌀 1컵, 콩나물 한 줌, 연근 반 개, 당근 1/4개
소스 : 간장 3큰술, 굴소스 1큰술, 맛술 1큰술, 설탕(또는 올리고당) 1큰술
냉장고 자투리 재소 활용 가능
[만드는 법]
01 / 쌀은 약 15분간 불리고 연근과 당근은 4 등분하여 은행잎 모양으로 썰어둔다.
02 / 냄비 바닥에 콩나물을 먼저 깔고, 당근과 연근도 깔아준다.
03 / 불려둔 쌀을 잘 펴서 올린다.
04 / 쌀과 동량의 용량 (1컵) 물을 부어준다.
05 /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김이 올라올 때까지 끓어준다.
06 / 김이 올라오면 약불로 줄이고 약 5분 정도 더 끓인 후, 불을 끄고 5분 이상 뜸을 들인다.
07 / 주걱으로 아래까지 저어봐서 밥이 익었으면 완성, 익지 않았으면 다시 뚜껑을 덮어 약불에서 5분 간 더 조리한다. 양념간장과 함께 비벼서 먹는다.
연근 보관 Tip
연근은 수분에 약하고 연근의 단면은 빠르게 갈변되기 때문에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 후 빠르게 소진한다.
흙 연근은 신문지에 잘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최대한 빨리 먹는다.
(글, 사진, 요리 : 푸드스타일리스트 진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