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인선 Oct 02. 2023

추석 송편으로 떠나는 예술 여행

송편, 어디까지 아시나요?

오늘은 송편 이야기로 갑니다. 추석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죠.


추석은 어떤 의미?

일단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인데요. 그래서 추석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유난히 밝은 보름달을 바라보며 소원도 빌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추석이라는 단어 안에는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따라서 ‘추석’이란 단어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이고 예술적인 의미가 담긴 명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추석은 언제 시작?

추석의 역사는 무려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신라 유리왕 때 두 공주가 칠월 보름부터 팔월 대보름까지 한 달 동안 궁녀들을 두 편으로 나누어 베를 짜게 한 뒤 만들어진 원단의 양을 무게로 재서 승부를 겨루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베틀 짜기로 배틀을 한 거죠?


이때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음식과 춤으로 대접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이 행사를 가배라고 했고 훗날 가배는 가위로 변화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음력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의미의 한을 더해 가배놀이가 끝나는 8월의 한 가배가 한가위로 불리게 되면서 한민족의 대표 명절로 자리 잡게 됩니다.  




추석에 송편을 먹는 이유는?

추석에 먹는 송편은 본래 ‘소나무 송(松)’에 ‘떡 병(餠)’자를 써서 '송병'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떡에 소나무 잎을 넣어 만들었기 때문인데요, 청취자 분들께서도 송편을 찔 때 찜솥에 솔잎을 함께 넣고 찌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송편에 솔잎을 넣어 찌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 째는 엉겨 붙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 또 솔잎의 향이 떡에 배 은은한 향을 내기도 하고, 살균물질인 피톤치드의 효과로 송편이 잘 쉬지 않는다고 합니다. 여기에 우리 조상들은 추석에 송편을 먹으면 솔의 정기를 받아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겼기 때문에 힘든 농사일이 끝나는 축제와 같은 한가위에는 솔잎을 넣은 송편과 같이 건강하게 기운을 차릴 수 있는 건강식들을 만들어서 드셨건 거죠.


송편 모양이 반달인 이유는?

송편은 보통 반달 모양을 띠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우선 하나의 유래를 알기 위해서는 삼국시대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 이야기로 가봐야 합니다. 


의자왕의 재임 시절, 궁궐의 땅 속에서 거북 등 하나가 쑥 올라오는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그 거북의 등에는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이라고 써져 있었던 것이지요. 이를 미심쩍게 여긴 의자왕은 점술사에게 그 뜻을 물었고, 점술사는 "백제는 만월이라 이제부터 서서히 기울기 시작한다는 것이고, 신라는 반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차차 커져서 만월이 될 것이다."라는 대답을 내놓았던 것입니다.


결국 역사의 운은 신라로 기울어졌다는 예언을 한 것이죠.  그런데  실제로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삼국통일을 하면서 이 예언이 사실로 증명된 것이죠. 이에 의자왕이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어 앞으로 더 나아지는 미래를 염원하라고 지시하고 궁에서 떡을 반달 모양으로 빚었다는 전설이 하나의 유래로 전해집니다.


즉 반달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지요. 


또 다른 유래가 하나 더 있는데요 우리 선조들의 달 숭배사상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서양에서는 태양을 동양에서는 달을 숭배하던 문화가 있었기 때문에 송편을 빚을 때 자연스럽게 달 모양을 본 따 빚었습니다. 송편은 소를 넣고 접기 전에는 동글동글하게 굴려서 보름달의 모양이지만 소를 넣어 접게 되면 반달 모양을 띠게 되죠.  이는 송편 한 개에 보름달과 반달의 모양을 모두 담아, 달의 차오르는 과정과 변화를 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만약에 서양에서 송편을 만들었다면 동그랗고 빨간 태양 모양의 송편이 탄생할 수도 있었겠죠? 


반달 모양의 모시송편. 출처 인터파크


송편은 모두 반달이 기본?

네 모든 한식이 그렇듯이 지역별 기후별로 특징이 있기 마련이죠? 추석을 대표하는 송편 역시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강원도 같은 경우는 쌀을 넣어 만든 송편 이외에도 지역에서 나는 도토리나 감자를 이용해 송편을 만들기도 합니다. 손자국이 나도록 꾹꾹 눌러서 투박하면서도 먹음직스럽고, 특히 도토리에는 ‘타닌’ 성분 또한 풍부해 체내의 각종 균과 바이러스 증상을 억제해 뛰어난 해독작용을 하고, 당분의 흡수를 억제해 주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도토리 송편은 평소에 혈당이 높거나 당뇨가 있으신 분들도 편히 드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충청도 같은 경우는 호박으로 송편을 만들고는 합니다. 늙은 호박을 썰어서 말렸다가 가루로 만들거나 찐 호박을 으깨 맵쌀 가루와 섞어 반죽합니다. 반죽 안에 깨나 밤을 소로 넣고, 호박 모양으로 빚은 후에 쪄낸 호박 송편입니다.


전라도에서는 모시 잎을 삶아 맵쌀과 섞어 가루를 만들고 익반죽 해서 만든 모시송편입니다.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남부 지방, 그중에서도 특히 전라도에서 주로 먹는 별미떡인데요. 안에는 콩이나 팥, 밤, 대추, 깨 등을 기호에 맞게 소로 넣고 송편을 빚고 쪄서 만듭니다. 모시 잎을 넣어 만든 송편은 짙은 녹색을 띠며 특유의 쫄깃한 맛이 장점이며, 오래 두어도 쉽게 굳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서 조금씩 오래 두고 드시기 좋아하시는 청취자 분들께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상도에서는 맵쌀 가루에 칡가루를 섞고, 강낭콩과 팥 등의 소를 넣어 큼지막하게 빚어냅니다. 경상도의 칡 송편은 모양이 투박하고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칡의 단맛과 쓴맛, 그리고 독특한 향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색입니다.


그리고 칡에는 당분, 단백질, 비타민, 섬유질, 철분, 인 등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습니다. 칡의 효능 중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숙취 해소에 좋다는 것인데요 명절에 오랜만에 가족들하고 모여서 한잔하신 다음날 드시기에 좋은 송편이 바로 이 칡송편이 아닐까 싶습니다.


쉬운 송편 만들기는 없나?

네 사실 뭐 사드시는 게 제일 편하긴 하지만 또 한 번 씩 명절 기분내시고 싶으실 때가 있잖아요? 또 이 명절에 어디 멀리 못 가시는 분들은 좀 심심하시기도 할 거고요. 그래서 정말 간편하게 60초 만에 모든 재료가 완성이 되는 송편이 있어서 추천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 소개를 드리려고 하는데요. 바로 송편 키트입니다. 요즘 워낙 밀키트 시장이 발달되다 보니 이렇게 송편까지도 밀키트로 출시가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인터넷에서도 송편키트만 검색하셔도 쉽게 구매가 가능하시고요 계량컵까지 다 들어있어서 레시피대로만 따라 하시면 아주 쉽게 송편을 만드실 수가 있는데요 특히 송편 반죽이 꼭 점토나 클레이 같아서 아이들 기르시는 집이나 명절에 손주손녀가 많이 오는 큰집에서는 이 송편키트가 너무 좋은 놀잇감이 된다는 거죠 그리고 또 달콤한 송편을 아이들이 또 잘 먹으니 이번 명절에 송편키트 하나 구매하셔서 조물조물 오손도손 나만의 송편을 만들어서 찜기에 넣고 찌고 식히신 다음에 참기름을 발라서 나눠 드시면 웬만한 떡집떡만큼이나 훌륭한 송편을 만들어 드실 수 있으실 겁니다. 


외국 분들은 송편 체험 등이 가능한 것인지?

네 아무래도 요즘 k-food가 워낙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보니 한식을 세계 알리는 국가기관 한식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식문화관에서  9월 24일부터 9월 25일 이틀 동안 ‘명인과 함께하는 송편 만들기 추석특별클래스’를 개최했습니다.


재밌는 점은 한가위를 맞이해 열리는 이번 클래스는 고향에 가지 못한 내국인과 한국의 명절음식 만들기를 체험하고 싶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외국어로 진행이 된 송편 빚기 클래스인 것이죠. 


9월 2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이 되었는데요 첫날인 24일에는 북한 평안도 출신 김왕자 명인(노티떡 식품명인 42호)이 북한의 추석음식과 송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아울러, 녹두송편과 콩송편, 국화차 만들기를 시연하고 함께 만들어 시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음 날인 25일에는 이연순 식품명인(승검초단자 식품명인 42호)님께서 한국의 추석 음식과 송편을 주제로 당귀송편과 황기송편, 대추 도라지차 만들기를 시연하고, 함께 만들어 시식을 하면서 참가하신 분들의 고향이야기와 로컬음식 이야기들도 함께 나누셨다고 해요 그래서 외국인 분들이 이날 배워가신 송편 레시피로 함께 한국에 계신 외국인분들과 함께 추석에 송편을 함께 만드셔서 드실 계획이라고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사로 떠나는 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