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삶을 살기를”
열한 계단 - 채사장
표류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배가 목적지를 잃고 떠도는 것을 우리들은 표류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럼 항해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요? 목적지가 확실한 삶입니다. 흔들리는 키를 꽉 붙들고 주체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불편함이란 무엇일까요? 나와 다른 것입니다. 내가 믿고 있는 세계. 내가 봤던 세계.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세계. 그 작고 좁아서 아늑하며 아름다운 나만의 세계에 불필요한 모든 것들이 아닐까요. 무수한 선택지와 다양성 앞에서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불편함을 마주할 때 우리가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불편함의 변증법을 빗대어 정- 반- 합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불편함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것이 성장의 첫 발을 내딛는 방법이 될 것이라 강조합니다.
첫 번째 계단 - 문학
저자는 죄와 벌을 읽고 협소했던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로쟈가 소냐를 만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이제껏 살아왔던 방식을 바꾼 것이 저자에게 강렬한 충격을 주었던 걸까요.
'나는 처음으로 삶에 대해 생각했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존재임을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결연한 의지와 실천이 따라야 함을 깨달았다'
당신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나요?
이제껏 살아온 방식에 적응하여 관성의 법칙대로 저항조차 못하고 흘러가던 삶에 갑자기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난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낯선 길이 반갑다기보다 오히려 두려워지지 않을까요? 내가 걸어온 길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는 윤리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합니다.
첫 번째는 의무론적 윤리관입니다. 사람을 죽이지 말라. 거짓말을 하지 말라. 약자를 도와라 등의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에게는 타고난 절대적 윤리가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는 목적론적 윤리관입니다. 절대적 도덕 가치관은 없으며 모든 도덕적 기준은 집단의 이익에 따라서 변합니다. 목적론에서 추구하는 도덕관은 행복이며 최대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감수하는 공리주의적 관점입니다.
저자는 정말로 죽어 마땅한 사람이 있는가에 대해 묻습니다. 벌레만도 못한 사람. 살아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은 정말로 존재할까요?
약자와 강자가 나뉘고 누군가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가 손해를 보는 구조를 부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사회의 부조리에 분노하며 권선징악을 실천하고 싶은 욕망을 느낀 적이 있나요?
당신은 로쟈와 소냐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나요?
저는 어느 쪽이든 좋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세상에 선과 악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했으니까요. 아늑한 둥지에서 나와 세상의 기준과 마주친 것입니다. 당신은 첫 계단을 밟았습니다. 그렇게 소년은 청년이 되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두 번째 계단 - 기독교
세 번째 계단 - 불교
재수생활로 힘들었던 저자는 구원의 길을 그리스도에게 묻기도 합니다.
당신은 구원받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 있나요?
척박한 인생을 견디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외부의 도움을 절실하게 바랍니다. 과학의 발달로 신의 존재가 부정당한 후 이전과 같은 권위를 잃었는데도 불구하고 종교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증명할 수 없는 믿음은 가치를 잃었으나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죽지 않기 위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기독교가 타인에게 의지해 구원을 얻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면 불교에서는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두 가지 방법은 마음가짐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가 있어 보이나 결국 스스로 실천해야만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같아 보입니다. 남의 말을 따르든 스스로 생각해 실천하든 우선은 행동해야 결과가 나옵니다. 중요한 건 나를 바꾸겠다는 의지입니다.
네 번째 계단 - 철학
다섯 번째 계단 - 과학
여기서 저자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인용하여 현실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욕망을 이루지 못해 좌절할 때 우리는 현실 도피를 합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비현실에 빠져들어 그것만이 자신의 진짜 세계라는 착각 속에 살아가곤 합니다.
저자는 강한 생명력과 정신으로 삶을 긍정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현실의 욕망을 억압하고 분리하여 이상만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감정을 올바른 방법으로 배출할 수 있는 것이 건강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걸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현실은 어떤 현실일까요?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사회에서는 우리들에게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요구합니다. 산업화가 시작되며 분업과 협동력이 더 많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상은 너무 높고 혼자서는 그곳에 닿을 수가 없습니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최대의 효율을 내려고 우리는 분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꿈이 정말로 내 꿈이 될 수 있을까요?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우리들은, 인간은 뭘 추구하며 살아가는 걸까요. 절대적 진리를 찾고자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일까요. 정답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자신이 내린 결론대로 사회가 바뀌기를 바라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입니다. 잔잔한 호수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 것 말이에요.
여섯 번째 계단 - 이상
일곱 번째 계단 - 현실
저자는 이상을 좇아 군대에 들어갔으나 현실에 크게 실망하고 체념해버립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안 병장이라는 사람을 만납니다.
안 병장은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의미 없이 낭비되는 시간이 아까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또 더러워질 군화를 닦는 것은 그 결심의 표현입니다.
가끔은 그 의미란 것이 너무나 덧없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세상에 정말로 의미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면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각자의 이상을 품고 살아갑니다.
여기서는 두 가지 형태의 한계를 소개합니다.
하나는 책만 본 사람의 한계입니다. 이들에겐 세상이 쉽기에 타인에게 엄격합니다. 이성적 해결법은 정해져 있고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르침을 통해 인간은 이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났을 때 그들은 책임을 외부의 탓으로 돌립니다.
또 하나는 현실에 순응한 사람의 한계입니다. 그들은 세상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습니다.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규칙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이들은 정해진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규정을 제멋대로 무시합니다. 손익 계산과 타협에 능하고 상대와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을 거부하곤 합니다.
저자는 이 상반된 두 가지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에 존재하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계급투쟁에서 우리는 어느 쪽에 가깝게 살고 있나요?
여덟 번째 계단 - 삶
아홉 번째 계단 - 죽음
2월 중순의 어느 화창한 날, 저자는 승합차를 타고 여행을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차가 뒤집어지고 소리가 사라지고 몸과 정신이 분리된 것처럼 얼떨떨하며 상황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명석한 두뇌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바보가 됩니다. 한 번이라도 쇼크 상태에 빠져 본 사람은 이 무력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습니다. 몸도 가누지 못한 채 길바닥에 주저앉아 떠올리는 것이 반드시 생존에 관련된 생각은 아닙니다. 사람은 자신이 죽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죽어가면서도 죽지 않고 살아났을 때 해야 할 일에 대해서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당신은 삶의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하고 싶은가요? 삶의 마지막은 언제나 갑작스럽게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의 생각이 당신의 마지막 생각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매 순간을 언제나 즐겁게 살아가야 하겠지요.
열 번째 계단 - 나
열한 번째 계단 - 초월
저자는 세계란 내 마음의 반영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노동자가 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세상을 보고 즐기며 배우기 위해 이곳에 왔다."
우리는 모두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내가 여기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 나를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반대로 너를 아주 정확히 볼 수 있게 됩니다. 내가 아니기 때문에 당신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은 전부 다르고 끝없이 부딪쳐 변화하기 때문에 인생은 재밌습니다. 죽음은 명확하고 한계는 뚜렷합니다. 세상 모든 것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즐거운 거겠지요.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할 것 같나요? 무엇을 얼마나 받아들이냐에 따라 개인의 해석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어쩌면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끝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남을 대하는 가장 사랑스러운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