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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영 Jul 03. 2022

"당신은 어떤 인간이 되고 싶나요?"

어떤 인간 – 아거

  

 이 책의 저자는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저자는 “어린 시민”으로 제 5회 브런치 북 프로젝트 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 외 “불온한 독서”,“곤대의 발견”,“어떤 낱말” 등의 책을 출간하며 글을 통해 개인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언인지를 표현합니다.     


 프롤로그, 인간을 탐하다     


 구해지지 않는 일자리. 벗어날 수 없는 가난. 끝나지 않는 인간관계의 괴롭힘. 고작해야 이런 삶밖에 남지 않았다는 무기력.     


 저자는 인생을 살면서 출구 없는 삶에 막연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는 필사적으로 비상구를 찾아 헤매었고 마침내 빛을 보았습니다. 인간, 그는 인간에게 가진 반짝임을 알아챘습니다.     


 저자는 결핍이 심한 인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타인이 결핍을 어떻게 대하는지 궁금했고 여러사람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었고 그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자 책으로 인간을 읽었습니다.      

    

 1장, 인간이어서 부끄럽다.      


 벌레이야기 – 김도섭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라는 용서에 관한 명언이 하나 있습니다. 그러나 죄가 혼자서 생겨나는 것도 아니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사람인데 어떻게 사람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가해자 김도섭은 피해자가 아닌 신에게 용서를 구하고 마음의 죄를 덜어냅니다.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았는데 가해자가 용서를 받았다며 죄책감을 씻어내다니, 그는 과연 누구에게 구원을 받은 걸까요?      


 세상에는 김도섭 같은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죄를 저지르고도 신을 찾고, 사회 구조와 관행을 들먹이고, 권력과 인맥을 동원해 법망을 요리조리 피할 궁리만 하며, 언변으로 본질을 흐리고 잘못을 회피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죄는 죄를 지은 사람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말을 이 책을 읽어보며 저자는 다시 한 번 곱씹어 봅니다.               

 2장, 인간이니까 욕망한다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분명히 해둡시다. 나한테 윽박지르면 그때는 끝장이에요. 결국 당신은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정해야 한다 이겁니다.“

 "인간이라니, 무슨 뜻이지요?“

 "자유라는 거지!“     


 소설 속 조르바는 자유를 표현하는 인간입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스스럼없이 내보이고, 남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으며, 스스로 옳다고 믿는 것을 행하고, 과도한 욕망에 얽매인다 싶으면 그것을 단칼에 끊어냅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다’ 라는 말로 자유를 타협하곤 합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는 것으로 감정을 외면하며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고는 합니다.      


 저자는 조르바처럼 자유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끝내 채워지지 않는 욕망일지라도, 조르바까지 행동하지는 못하더라도,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자유 정도는, 스스로 허락하겠다 다짐하면서 말입니다.     


 3장, 인간이기에 안쓰럽다      


 크레이지 군단 - 후루야 미노루     


 스구오와 이꾸오는 형제입니다. 엄마가 죽은 뒤 3일 째 되던 날, 2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양아버지는 두 형제를 쫓아냈습니다.     


 두 형제는 집에서 쫓겨난 순간부터 아무런 대책없이 살기 시작합니다. 쿨함을 가장하며 태연하게 상황을 웃어넘기고 대책없는 사고를 치며 인생을 흘러넘깁니다.


 아이들의 쿨한 태도는 현실 부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해결 할 수 없는 난관이 닥쳐왔을 때 그걸 외면하면서 상처를 회피하려는 기묘한 정신승리와도 가깝습니다.     


 세상에는 가끔 감당하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옳아매는 일들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럴 때 저자는 차라리 이또킹과 스구오처럼 쿨한 척이라고 해보면 어떻겠냐고 되묻습니다. 어느 정도의 포기와 체념을 인정하고 그래도 괜찮을거라는 생각으로 상황을 웃어 넘기는 것이 정신 건강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매번 좌절하고 절망해도 과거가 엉망진창이어도 버릴 수 없는 인생입니다. 결국에는 내가 살아왔고 살아야 할 삶입니다. 감당못할 불안이 올라올 때 차라리 쿨한 척 절망을 인정하고 가볍게 웃어 넘기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일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4장, 인간이라서 다행이다     


 거미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하며 결이 다른 사람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대하곤 합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로 국제적 교류가 가능해진 지금도 사람들은 의견이 다르거나 성향이 맞지 않는 이와는 웬만해서 친구를 맺지 않습니다.     


 낯선 것과 접했을 때 우리는 가장 먼저 경계심이 올라옵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감정이지만 지나치면 생각의 폭이 좁아지고 마음이 고독해지기 쉽습니다.   

   

 게이인 몰리나와 사회주의 혁명을 바라는 노동 운동가 발렌틴. 두 사람은 감옥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은 강제적으로 한 공간을 공유하게 되며 서로의 생각을 교류합니다.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던 두 사람은 서서히 섞여갑니다. 그 둘은 서로 다를지언정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상대방은 내가 아님을 인정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저자는 몰리나와 발렌틴을 통해 인간다운 삶의 방식을 깨닫습니다.     


 에필로그, 그렇게 인간이 된다       


 저자는 책으로 인간을 읽습니다. 책을 읽으면 무수히 많은 상황 속 사람들의 심리와 선택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큰 틀 속에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 나와 같아 보이지만 전혀 다른 사람들.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 없는 존재.      


 타자가 있어야 내가 보입니다. 타자와의 관계 맺음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살펴볼 기회를 얻게 됩니다. 가슴에 흔적을 남긴 이들은 그래서 귀한 존재였다고 저자는 회상합니다.    

  

 인간이 가져야 할 태도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저자는 염치와 성찰이라고 답합니다. 부끄러움을 알고, 자신을 반성하고 살피는 것.     


 그렇게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예스 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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