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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부꾸미 Feb 27. 2022

신혼부부의 소비 #1. 월 고정지출 점검

부지런함이 생명

근래 2월 한 달간 재테크라는 주제에 빠져있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재테크 또는 자기계발 관련 서적을 일주일에 다섯 권씩은 읽은 것 같다. 새롭게 구독하게 된 관련 유튜브 채널도 몇 개 된다. 한 달간 재개발 투자에도 기웃대고, 주식 쪽도 기웃대 보았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투자에는 적정 타이밍이 있다는 것. 마음을 조급하게 먹으면 시장의 타이밍이 아닌 나의 스케줄에 따라 투자를 실행해버리기 때문에 물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나름 5년간의 투자 경험으로 깨달았던 바를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그나마 소득이 있었다면 그동안의 투자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투자쪽 재테크는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기보다는 평소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면서 타이밍이 왔을 때 잡을 수 있을 실력을 쌓아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건 투자쪽보다는 소비쪽을 점검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많은 소비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니 좀 더 합리적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1. 연금저축 점검


소비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일회성 소비보다는 고정지출 항목일 것이다. 2월에 소비를 점검해보면서 가장 큰 소득이 있었다면 신입사원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가입해서 6년간 부었던 연금보험을 해지한 것이다. 몇 년 전 문득 생각이 들어 현황을 살펴보았을 때는 그간의 세월이 아깝기도 하고 해지 시 원금을 손해 본다는 사실을 회피하고 싶어서 노후대비용으로 사적연금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합리화를 하며 '고'를 선택했다.

그런데 이번에 정신 차리고 보니 나는 언제부터 연금을 개시하게 되는지, 현재 납입하는 돈 대비해서 어느 정도 수준의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바로 보험사에 전화해서 수령 나이, 연금액, 나의 납입액 운용방식 등을 문의해보고 엑셀로 비교형량을 해보았다. 이럴 수가. 글로만 배웠던 복리의 마법이란 바로 이런 것인가.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고 원금으로만 계산해보면 종신으로 90세 정도까지 수령한다고 하더라도 납입액 대비 두배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보면 놀라운 결과를 얻게 된다. 이 액수를 확인하고는 나는 다음 날로 전화를 해 바로 연금을 해지하였고, 10분 뒤 6년 동안 납입했던 원금에도 못 미치는 돈을 입금받았다. 6년이라는 세월이 허무해지는 시간이었지만, 배운 것이 있었다고 위로해보았다.



2. 보험 점검


다음으로는 종합손해보험을 도마 위로 올렸다. 5년 전쯤 부모님의 추천에 의해 가입하고, 아무 의심 없이 납입하고 있던 종합보험이었다. 너무 어리석게도 나는 이 보험이 무엇을 보장해주는지 그 약관조차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5년 전에 가입한 보험이기 때문에 근래에 진단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진 질환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시기에 따라 진단 가능성이 높은 병이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근 몇 년 사이에 사람들의 발병 확률이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종합보험의 지속 유지 여부는 나의 현재 건강상태와 미래에 대한 예측치, 그리고 나의 위험회피 성향에 의해 좌우될 바였다. 그렇지만 내가  등에 걸릴 확률을 정확히 계산해보고, 만약 암에 걸린다고 하더라도   훗날 받는  보험금에도 할인율을 적용해 계산해볼 경우 높은 확률로 원금 대비 손해를  것이다. 사실 현재 납입하고 있는 금액만큼을 따로 모아 S&P500 ETF에라도 투자하는 것이 현명할  같다. 그런데 어차피 매몰비용인 것을 알면서도, 원금 대비 절반 정도밖에  돌려받는다는 사실에 막상 결단을  내리고 있다. 연금과 달리 단순히 액수로만 판단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분은   고민이 필요할  같다. (보험은 가난한 자들만 드는 것이라는 어느 유튜버의 섬네일이 떠오른다…….)



3. 결합할인의 함정 : 휴대폰, 인터넷, TV요금제


마침 인터넷과 TV의 약정 기한이 이번 달 말까지라 남편에게만 맡겨놓고 있었던 휴대폰, 인터넷, TV요금제를 검토해보았다. 나는 작년에 통신사의 보조금, 선택약정할인의 함정을 깨닫고 기존 통신사의 약정 기간이 끝나자마자 알뜰폰 요금제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남편한테도 알뜰폰 요금제로 변경할 것을 권유하였는데, 휴대폰이 인터넷, TV요금제와 결합되어 있어서 바꿀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난 그때까지도 남편이 휴대폰 약정도 신청한 줄 알았는데, 얼마 전에 지출을 점검해보면서 남편이 기존 약정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약정 신청을 안 해 할인을 받지 않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즉시 남편우 알뜰폰 요금제로 변경하였다. 아무튼 지금이라도 실태를 파악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달에 인터넷과 TV 약정이 끝나는 대로 더 저렴한 업체로 변경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당연하게도 이익 극대화를 위해 가격차별을 시도한다. 얼마나 가격에 민감한 사람인지, 즉 각 소비자의 가격탄력성을 파악하여 지불 용의의 최대치를 받아내고자 할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기업들은 할인에도 장애물을 설치해두고, 그 장애물을 통과할 정도로 할인에 대한 욕구가 큰 사람에게만 할인을 제공한다. 보험약관이 지나치게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 자동으로 휴대폰 선택약정이 신청되지 않는 것 등이 그에 해당된다. 고로, 내가 스스로 정보를 찾고 부지런해야 새는 돈을 막고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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