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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부꾸미 Jul 24. 2023

처음 뵙겠습니다.

마스크 벗은 얼굴을 뵈니

코로나 시절에 처음으로 만났던 사람들이 있다. 나같은 경우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초에 이사를 하게 되면서 새로운 필라테스 학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그때 새로 알게 된 강사님들이 있다.

사람은 신기하게도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고 기존에 내 머릿속에 있던 사람의 얼굴로 인식을 하는지, 근래에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됨에 따라 처음으로 보게 된 강사님들의 맨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다. 사람의 얼굴에서 하관이 이리도 중요하던가. 이건 예쁘고 안 예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다른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나의 인지의 문제이다.

'이 분은 누구… 아! 그 강사님?'

띠용띠용! 머리가 혼란스럽다. 마치 하루아침에 처음본 사람이 나타나 '내가 네 엄마다.'와 같은 말을 한 기분이랄까.


이 분은 내가 인식하고 있던 얼굴은 아니지만 심지어 그보다 훨씬 미모가 뛰어나시다.(필라테스계의 안유진이 따로 없다.) 그렇지만 눈앞의 이 분이 지난 2년간 봬온 그 분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



어머 누구세요? 아아 그분? 이때

어머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예쁘셔서 몰랐어요 라고 하는 건

우등 포스트코로나사피우스

당황하는 얼굴을 숨기기라도 하면 프로 포스트코로나사피우스 

아 어, 그 분 아닌 것 같은데…하면서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면 하수 중의 하수다. 이런 분은 코로나시대를 견뎌와 이 광명의 시대를 다시 맞이한 포스트코로나사피우스로 볼 수 없으므로, 다시 달나라로 돌아가시길… (단, 2020년 이후 출생이면 인정)



코로나시대의 후유증이랄까. 그 시절에도 내가 살아있었고 새로운 사람도 만난 것 같은데, 마치 그 시절이 통째로 날아가버린 것만 같은. 그때 습득한 정보들이 전부 바이러스에 오염된 거짓이었던 것만 같은. 일상의 당연한 것들이 사실은 평범 그 이상의 소중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그 시절의 나는, 우리는 무엇을 했던걸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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