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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ott 장건희 Sep 27. 2022

사람을 고치는 로봇

AI는 의사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가?

인공지능 의료영상 진단시스템인 IBM의 '왓슨'이 한때 의료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IBM의 AI 기술과 이미 공개되어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암을 진단하는 시스템입니다. 세간에서는 의사들이 AI에게 밥그릇을 빼앗길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왓슨이 실전에서 판단을 내리는 근거가 투명하지 못했고 데이터의 노이즈에 의해 말도 안 되는 어이없는 진단이 내려지는 등 문제점들이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큰 관심을 보이던 암전문의들과 세계적인 암센터들도 하나둘씩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물량공세를 퍼붓었던 IBM은 결국 손을 들고 미국계 사모펀드에 왓슨을 매각을 해버렸습니다. 왓슨으로 인한 소동으로 비록 김이 좀 빠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AI 기술이 앞으로 의료계에 미칠 영향이 적을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에서 나오는 다빈치(Da Vinci) 수술용 로봇

왓슨의 출현으로 의사들이 직업을 잃을 거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의사들은 진단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지요. 외과수술과 같은 환자를 위한 시술 또한 의사들의 몫입니다. 

그런데 외과수술이라는 분야 또한 AI와 로봇이 넘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에 탄생한 수술하는 로봇 '다빈치 시스템(Da Vinci system)'으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2000년 FDA 승인 이후 한국을 포함 전 세계 주요 병원에 보급되어 오늘날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빈치 로봇은 수술을 위해 환자에 최소한의 절개를 하고 작은 구멍으로 로봇 팔이 들어가 정교한 수술을 가능케 하는 수술용 로봇입니다. 이때 의사는 카메라로 비치는 3D 영상을 보면서 로봇 팔을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로봇의 제어는 결국 외과의사가 하는 것입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기계공학과 교수인 액셀 크리거(Axel Krieger) 박사

금년 초인 2022년 1월 의료계에 또 한 번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소식이 전해졌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개발한 AI를 탑재한 로봇이 의사의 제어 없이 수술에 성공한 것입니다.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Smart Tissue Autonomous Robot, 이하 STAR)이라고 불리는 자율 수술로봇은 존스홉킨스 대학과 국립 워싱턴 어린이 병원과 공동으로 진행된 수술에서 돼지의 소장을 잇는 장문합(intestinal anastomosis)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수술로봇인 STAR를 제작한 기계공학과 교수인 액셀 크리거(Axel Krieger) 박사는 지난 2016년 돼지를 이용한 장문합 수술을 했지만 그때는 배를 갈라 수술하는 개복 수술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최소침습적인 복강경 수술(laparoscopic surgery)을 시도하여 성공한 것입니다. 

AI가 탑재된 스마트 조직 자율로봇, STAR

그런데 아직은 100% 무인 수술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의사의 최소한의 개입이 필요했지요. 그래도 83% 정도는 자율로 수술이 이루어졌으며 수술시간은 실제 외과의사의 수술시간의 약 두배 가량이 걸렸습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아직은 완전 자율 자동차가 아닌 자율 운전이 가능한 테슬라 자동차를 운전하는 정도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술을 연장선상에서 보면 원거리 원격수술의 시대가 먼저 오지 않을까 관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완전 자율 수술의 시대도 차차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봇을 고치는 사람이 아닌, 사람을 고치는 로봇이 출현할 날이 머지않은 것이죠. 


https://www.youtube.com/watch?v=cybRmhsv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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