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의 친목을 알아가는 나, 제법 젠틀해요
2020년 7월, 안정환과 이영표가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파일럿 예능 ‘안 싸우면 다행이야’가 정규 예능으로 자리 잡은 지 2년이 지나가고 있다. 그동안 여러 연예인들이 출연해 말 그대로 ‘찐친’ 케미를 선보였는데 과연 그중 “이 사람들 사이에 이런 친분이 있었다고?”할 정도로 의외의 친목이 있을까? 이번에는 극한의 리얼 야생에서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보이는 ‘안 싸우면 다행이야’ 속 의외의 친목과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 아쉬운 점에 대해 다루어보려 한다.
2021년 4월 방송 중, 두 눈을 의심했다. “아니, 유민상님과 쯔양님은 두 분 다 맛있는 걸 많이 드실 수 있다는 공통점이라도 있지, 대체 박명수님은 저 사이에 왜?”라는 당황스러운 기분이었다. 알고 보니 타 프로그램에서 먹방을 하던 쯔양과 만난 경험을 토대로 친분을 이어오고 있었고, 이런 특이한 관계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많이 먹는 것으로 유명한 둘을 배불리 먹이기 위해 조개를 잡으며 고군분투하는 박명수의 어미새 모멘트와 먹방계의 큰 별다운 모습이 큰 재미를 주며 셋의 케미가 돋보였는데, 앞으로도 세 분의 케미를 방송에서 또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네, 그래요. 성시경과 백지영은 둘 다 엄청난 발라더니까 친분이 있을 수 있어요. 근데 갑자기 레게 가수인 하하는 왜 들어가는 거죠?” ‘총 맞은 것처럼’과 ‘나에게 오는 길’을 듣다가 갑자기 ‘부산 바캉스’를 들은 느낌! 다들 뭔지 알 거라 생각한다. 이들 역시 타 프로그램으로부터의 인연을 이어가며 소중한 관계를 형성했으며 빽토커로는 부인인 별과 절친인 유세윤이 등장했다. 요리를 잘해 별명이 ‘성식영’이기도 한 성시경의 요리 실력, 하하의 입담, 의외인 백지영의 털털한 모습이 엄청난 케미를 이루며 화제를 모았는데, 소조도에서 만들었던 그들의 요리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은 모습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절친들의 자급자족 섬 라이프를 보며 잔소리를 하는 또 다른 매력의 빽토커가 존재한다. 처음에는 클립영상만 보고 대체 빽토커가 게스트와 무슨 연관성인지 이해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방송을 보다 보면 어떤 친목이 어떻게 있는 사이인지 보여줘 그들의 관계성이 이해 가면서도 정말 ‘찐친’처럼 답답해하는 모습도, 놀리는 모습도 새로웠다. 특히 고정 빽토커인 붐과 안정환의 케미와도 적절히 섞이며 시끌벅적하면서도, 찐친의 마음속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아무래도 나부터도 연예인들의 일상은 일반인과 많이 다른 게 당연하니까 그들의 속사정이 꽤 궁금하다. 그런데 연예계 속 의외의 친분과 그들 사이의 진솔한 친목 도모 현장을 엿볼 수 있는 매력이라니! 특히 박명수님이 쯔양님뿐 아니라 조나단님과도 친분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는 예능들은 아무래도 좀 더 꾸며진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서는 극한의 야생 라이프에서 절친과 함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나오다 보니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그 케미가 더욱 배가 되어 보여진다.
사람들은 덥거나 자신의 생활이 너무 힘들 때, 아무래도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으며 점점 본연의 모습이 나온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서도 좋은 환경에서 힐링만 하는 화목한 분위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자연인이 거주하는 섬에 들어가 모든 식사와 생활을 자급자족으로 해결하며 극한의 경지에 이른다. 그럴수록 마치 카메라가 안 돌아가는 듯, 진심으로 말싸움을 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마음을 편하게 터놓고 대화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모습에서 친근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마치 짱친의 일상을 함께하며 대화하는 느낌을 주며 제4의 벽이 무너져내리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사실 같은 그룹 내의 출연진이나 이미 친분이 알려진 분들의 케미를 보는 것도 정말 좋지만, 찐팬들만 아는 숨은 친목의 실상이 정말 궁금하다. 예를 들어 ‘낯가림’ 모임에서 친해진 보아와 마동석, 윤시윤과 이국주, 조보아와 지상렬 등 정말 이름만 들어도 두 사람과의 연관성이 상상조차 가지 않는 그런 관계들이 무인도에서 자급자족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특히, 같은 아이돌 그룹 내에서는 이미 친하다는 것이 너무 당연시되기 때문에 같은 그룹보다는 타 그룹 사이의 친목이 더욱 기대가 되는 것 같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의 애청자로서 이렇게 재밌고 신선한 방송의 화제성이 시청률에 비해 적다는 것이 굉장히 속상하다. 다들 클립 영상을 조금씩 보기는 하지만, 방송의 정체성까지는 잘 알지 못하기도 하고 게스트에 따라 시청자들의 나이대가 굉장히 달라지기에 이를 아예 다른 방법의 홍보 수단을 이용해 유입 경로를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예를 들어, 요즘 가장 핫한 SNS인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이벤트를 진행해 자연스럽게 기존 시청자가 다른 시청자를 유입시킬 수 있게 하거나, 인스타그램의 돋보기 기능을 이용해 홍보해 보는 것이다.
월요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소중한 예능인 ‘안 싸우면 다행이야’가 여러 홍보수단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더더욱 사랑받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