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에는 자동사와 타동사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영어로 대화할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동사의 2가지 성격을 구분해서 말하는 것이다. 외우고 또 외워도 막상 영어로 말을 하려면 타동사인지 자동사인지, 그리고 자동사이면 자동사 다음에 어떤 전치사를 써야 하는지 자주 헷갈린다. 그 이유는 한국말과 영어의 사용법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이 책으로 기본적인 영어 문법을 공부하고 중학교 2학년 문법책 문제집을 같이 풀어보고 있다. 30년전 중학교 때 공부했던 영어 문제와 요즘 문제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고 안타깝고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영어는 맞고 틀린 시험 영어가 아니라 본인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대화 수단으로서의 영어이다.
다음 2개의 예문은 문법적으로 모두 틀린 표현이다. 왜냐하면, resemble과 discuss는 타동사이기때문에 with, about과 같은 전치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we discuss about the topic.
I resemble with my father.
동사 다음에 전치사를 사용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 지부터 고민하게 되면, 영어로 말을 한다는 것이 마치 어려운 영어문제에 답을 하듯이 말문을 열기가 어려워진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여전히 나도 영어로 말할때 가끔 discuss 다음에 about을 사용하는 실수를 범한다. discuss는 타동사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지만, 영어로 말을 할 때는 우리 말로 먼저 사고를 한 후에 영어로 번역을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에 관해서’를 번역하다가 무의식적으로 about을 내뱉을 때가 있다. 영어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영어를 전공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치사 하나하나가 아주 중요한 것이지만, 나와 같이 업무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영어를 해야 하는 경우에는 discuss 와 about을 사용해서 조금 틀린다고 해서 무엇이 문제가 된단 말인가? 거듭 말하지만 영어는 목적이 아니라 대화의 수단이다. ‘토의하다’ 라는 동사 ‘discuss’를 사용해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면 된다. 우리는 원어민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작은 실수는 배려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발음은 어떠한가? 원어민처럼 발음이 너무 좋은 것보다 오히려 발음이 서투른 것이 영어로 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나라에도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사람처럼 말을 너무 잘하면 나도 모르게 한국사람에게 말 하듯이 말도 빠르게 하게 되고 최신 유행어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즉, 외국인에 대한 배려를 잊게 된다.
다만, 영어로 말할때 지켜야 하는 기본 에티켓은 동사와 명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는 위치 언어이기 때문에 ‘주어 동사 보어’의 기본구조에서 명사와 동사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자동사와 타동사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보자. ‘~에 간다’라고 얘기할 때 우리 말은 ‘~에’라는 조사를 붙인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에’ 라는 의미를 가지는 전치사 ‘to’를 사용할 때도 있고 사용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하지만, 동사 다음에 바로 명사가 오지 않고 to와 같은 전치사가 등장하는 유형의 동사를 ‘자동사’라고 하며, 동사 다음에 바로 명사(목적어)가 오는 동사를 ‘타동사’라고 한다고. 영어는 근본적으로 우리 말의 구조와 다르기 때문에 동사 하나를 사용할 때도 목적어에 전치사를 사용해야 하는지 항상 헷갈릴 수밖에 없다.
앞서 설명했듯이 자동사와 타동사 모두 가능한 동사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외운다고 해결이 가능할까? 그냥 익숙해지는 방법밖에 없다. 자전거를 배우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몸이 반응할 수 있도록 운동신경을 컨트롤 하는 우뇌의 개입이 필요하다. 해당 표현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반복적으로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수동태는 뒤에서 자세하게 소개한다.
타동사가 우리 말과는 다르게 해석되어서 자동사와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더 있다. ‘~에’라고 해석되는 동사의 목적어 외에도 '~와', '~에 대해서' 등의 의미의 타동사들이 있다.
조금 더 살펴보기
자동사 다음에 사용된 전치사구(전치사 + 명사)는 부사의 역할을 하지만, 다른 관점으로 보면 ‘전치사구’가 자동사의 목적어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전치사는 명사를 목적어를 취하기 때문에 ‘주어+자동사+전치사+목적어’의 구조로 간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문장을 알아보자.
I deal with the request. 나는 그 요청사항을 처리한다.
* deal with : (문제, 과제등)을 처리하다.
deal with는 ‘자동사 + 전치사’ 구성이며, problem은 목적어로 사용되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타동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문장이 수동태로 변경이 가능하는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The problem is dealt with by me. 그 요청사항은 나에 의해 처리된다.
deal with와 같이 실 생활에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의 묶음을 관용어구 또는 숙어라고 한다.
동사와 전치사가 결합하는 것도 숙어의 한 형태이며, 전치사의 수만큼 그 의미도 다양해진다.
I am looking for my wallet. 나는 내 지갑을 찾고 있다.
* look for : ~을 찾다.
I believe in you. 나는 너를 믿는다.
* believe in : ~을 믿다.
숙어는 단어의 묶음이기 때문에 숙어집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많다. 다 외울 수도 없을뿐더러 노력한다고 해도 금세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영어로 말할 때는 굳이 어려운 숙어를 끄집어 낼 필요는 없지만 차주 사용되는 숙어는 그 뜻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맛보기로 자주 사용되는 몇 가지 숙어를 정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