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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날 Apr 27. 2022

잘 모르겠다면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며느리는 백년손님 PART 2]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를 위한 조언

‘아들을 완전히 독립시키지 못하시겠다고요? 그리고 어떻게 시어머니 노릇을 안 할 수 있냐고요? 말이 쉽지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그러면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시어머니 노릇은 어떻게 하는지 아시나요? 선뜻 대답하기 곤란하시다면 같이 한번 알아볼까요? 



먼저,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먼저 알려준다고 한 게 잔소리입니다

알아서 도와준다고 한 게 간섭입니다.

내가 해보니 좋아서 꼭 해보라고 하는 게 명령이고 강요입니다.

남들처럼 잘했으면 하는 게 비교입니다.

마음에도 없는 칭찬은 거짓말입니다.

며느리가 없는 곳에서 하는 며느리 얘기는 칭찬이 아니면 전부 흉보기입니다. 자칫 칭찬도 어떻게 말하냐에 따라 흉이 될 수 있습니다.

시댁에서 며느리가 설거지할 때 다른 가족들끼리만 디저트를 먹어도 무시입니다. 대놓고 무시하는 것만 무시가 아닙니다.


어렵다고요? 뭐가 이렇게 까다롭냐고요? 그럼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안 하셔도 됩니다. ‘칠거지악(조선 시대 유교 사상에서 나온 제도)’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아내를 내쫓는 이유가 되는 7가지 사항을 말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건 며느리를 내쫓기 전에 알아서 제 발로 나간다는 7가지 방법입니다. 물론,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라는 말이 있긴 하죠. 가을 전어가 어찌나 맛있는지 냄새를 맡고는 참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다는 얘기인데요, 죄송한 얘기지만 요즘은 전어 맛집 탐방하느라 돌아오긴 틀린 것 같습니다.




다음은 누구라도 며느리가 되겠다고 몰려오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며느리를 백년손님이라고 인정하실 수 있나요?

며느리에게 손님에 대한 예의를 갖춰주실 수 있나요?

며느리를 한 사람의 성인으로, 그리고 누군가의 귀한 자녀로 존중해 주실 수 있나요?

며느리에게 아들과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나요?

며느리를 볼 때마다 칭찬해 주실 수 있나요?

며느리가 남편, 바로 당신의 아들 때문에 속상해할 때 아들은 혼내주고 며느리를 위로해 주실 수 있나요?

며느리가 의기소침해할 때 자식에게 그러하듯 언제나 며느리를 믿고 응원하겠다며 격려해 주실 수 있나요? 이 모든 것을 겉으로만 말고 진심으로요.


네? 이건 더 어려우시다고요? 그에 비하면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쉬워 보이지 않나요? 그러나 현실은 이 모두가 어려우실 겁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시어머니로부터 학습이 되었기 때문이죠. 어떻게 보면 무언가를 하는 게 자녀를 독립시키는 것보다 몇십 배 어렵습니다. 반대로 자녀를 완전히 독립시키는 건 간단하거든요. 궁금해하지도 마시고, 오라 가라도 마시고, 꼭 필요할 때만 아들과 연락하세요. 참 쉽죠? 이렇게 하면 좋은 점은 시어머니 랭킹 순위 최상위권으로 올라가실 수 있다는 겁니다.(시어머니 랭킹은 뒤에 추가로 다뤘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게 시부모가 처음인 ‘시린이‘분들께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으실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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