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 창업후 무엇에 집중해야하는가
매출의 크기가 아닌 존재감의 크기
이근상 작가의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을 읽다 보면 소제목에서 매출의 크기가 아닌 존재감의 크기에 대해 나온다. 내 입장을 생각하며 처음 읽을 때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가게란 매출의 크기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것 아닌가?'란 생각에 큰 브랜드만 컨설팅을 하다 보니 나 같은 소상공인 입장은 이해를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책도 대충 읽게 됐다. 두 번째 읽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내용이 어렵게 느껴지지만 존재감에 대해서는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매출과 존재감! 어느 쪽이 중요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처음 오픈한 가게라면 매출을 올리기 급급하기보다 나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2년 전 바닷가에서 발발한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전국 횟집의 경기가 바닥으로 내 몰렸었다. 우리도 7년간 운영하던 횟집을 경기 악화로 인해 매출이 급감해 접을 수밖에 없었다. 7년간 운영하던 횟집이었고 동네에서 나름 인지도도 있는 횟집이어서 단골손님들이 많이 아쉬워했다. 업종 변경이 쉽지 않았지만 우리 부부는 겁 없이 곱창집으로 업종 변경을 시도했다.
4년간의 혈투 끝에 서서히 손님들이 우리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혈투라고 표현하기엔 뭐 대단한 일이라고 하겠지만 가게를 알리기 위해, 별의별 짖을 다해본 시간이었다. 수입 곱창을 팔아보기도 했고, 돼지갈비를 팔아보기도 했다. 어떻게든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들인 시간이었다. 이근상 작가의 '매출의 크기가 아닌 존재감의 크기'를 생각하면 내게는 그 4년이라는 시간이 우리 '알천 곱창','원주 알천'을 알리기 위한 시간이었다. 나 여기 있다는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시간이었다.
한 달 전 지인의 사위가 쪽갈비 가게를 오픈했다. 30대의 젊음과 패기로 도전을 했지만 장사의 경험이 없어 조언을 해주었다. 하지만 우리의 조언은 묵살되기 일쑤였고 mz 세대답게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기에 거침이 없었다. 우리는 멀리서 관망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에 있지 않아 사위의 부모님께도 그 어떤 조언도 할 수 없었다. 지인의 사위만 아니라면 아니 그 지인이 우리와 형제자매 이상으로 친하지만 않았어도 나의 부담감은 쉬이 사라질 텐데 사서 걱정하는 내 성격이 쪽 갈빗집 오픈으로 더 심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알릴 수 있을까?', '사위의 쪽갈비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다른 가게와 비교해 무엇이 부족한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때 읽은 책이 이근상 작가의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이었다. 그 많은 내용 중 '매출의 크기가 아닌 존재감의 크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내용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 원주 알천 곱창이 4년간 고생을 한 것도 우리의 존재를 알리기 위함이었듯이 지인 언니 사위의 쪽갈비 가게도 하루하루 매출을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알릴 것인지를 고민하기를 바랐으면 좋겠다.
창업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에도 알려주고 싶다. 처음 시작 단계에서는 매출을 높여 마진을 생각하기보다는 가게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말해주고 싶다. 우리나라는 인구비례 외식업체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몇 배가 더 많다고 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은 존재감을 드러내 손님이 찾아오게끔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매출의 크기보다 존재감의 크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