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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올신 Feb 13. 2023

김밥을 먹으며

자영업에 종사한 지 20년 차!

그러다 보니 어딜 가나 직업병이 나타난다.

오늘 점심으로 먹은 김밥집에서 라면과 김밥을 주문해 30분 동안 왔다 갔다 하는 손님들을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테이블 8개, 25평 남짓한 평수, 코너에 위치한 자리, 바로 앞에 있는 하나로마트 식자재 매장, 주방 3명 홀 2명, 키오스크가 있는 동네 자그마한 김밥집.


하루 매출은 얼마나 될까?


가장 궁금한 점이다. 분식집하면 매출도 많이 오르지 않고 1~2천 원짜리 팔아야 얼마나 남겠어? 란 무시 섞인 반응이 일반적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1000 원짜리 김밥은 사라지고 10,000이 넘는 김밥마저 생기기 시작하면서 분식집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30분의 식사를 마치고 남편에게 물었다.


"저 김밥집 하루 얼마나 팔 것 같아? 100만 원?"


"에이~~ 더 팔지~~. 우리가 앉아있는 시간 동안 김밥만 20줄 이상 팔렸어. 하루 200줄 못 팔 것 같아?"


"글쎄~. 테이블 8개에 아무리 포장 김밥이 많이 나간다고 해도 힘들지 않을까?"


란 대화가 오가고 우리는 장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자리선점과 메뉴선정에서부터 테이블 단가, 100만 원을 팔기 위해 하루 몇 팀이 와야 하는지, 김밥을 몇 줄 팔아야 하는지 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그 자리는 휴대폰 할인 매장이었던 거로 기억된다. 장사가 안돼 4년 전 김밥집이 들어오면서 장사 잘 되는 상가로 거듭난 것이다. 심지어 그 매장은 화장실도 없어 볼일이 급한 손님들이 있을 시 마트 화장실을 이용하게 했다.


그 김밥집은 식자재 매장을 끼고 있는 코너자리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밥집들이 있는 상권이다. 아파트도 인접해 있지만 상가건물들이 더 많은 곳이며 주변으로 조그만 사무실이 군데군데 있는 동네 상권이다. 마트를 오가는 사람들로 유동인구도 유입이 되고 몇 안 되는 사무실이지만 점심 수요가 있는 왕복 4차선 대로변에 위치해 있는 조그마한 가게다. 위치상으로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유동인구도 받쳐주고 점심 식사 손님들도 많은 곳이어서 기본 매출이 나올 수 있는 상권이기 때문이다.


창업을 희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게 자리, 입지 선정이다. 상권에는  주택가 상권이 있는가 하면 학원가 상권이 있고, 대학가 상권, 먹자 거리 상권, 재래시장 상권 등 다양한 상권이 있다. 상권을 파악했다면 각 상권마다 무엇을 창업할 것인지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아이템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상권을 찾아도 되지만 창업자금의 부족으로 좋지 못한 자리를 잡아 창업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아이템 선정이 우선시되고 창업자금에 맞춰 권리금이 싸거나 없는 자리에 창업을 하는 업체들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여 상권을 분석하고 자리선점을 한 뒤 아이템을 생각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가령 창업자금에 맞춰 권리금이 없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면 손님을 끌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함이 있는 아이템으로 창업하는 것이 좋다!


요즘 커피시장의 상승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엽서에 색칠을 할 수 있는 카페를 비롯하여 뜨개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카페, 유기농 야채를 이용한 샐러드 카페까지 다양한 카페가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나만의 독창성을 만들어 창업을 한다면 비록 상권은 좋지 못하지만 SNS를 활용한 광고를 잘한다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판단된다.


코로나 이후 사회가 변화하며 소비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김밥집의 매출의 궁금증을 시작으로 다양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지만 트렌드의 맞게 나만의 독창성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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