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창업전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창업전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경험이 중요하다.
우리 가게의 경영이념은 상생이다.
'상생이란 둘 이상이 서로 북돋으며 다 같이 잘 살아간다'는 뜻으로 우리도
직원들과 업주가 같이 발전하는 가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직원들이 본인의 가게를 개업했을 때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패 확률을 줄일 방법은 한 곳에서 오래 일하며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외식업의 특성상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직원들의 이직을 막으려는 방편으로 예천의 순댓국집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우리 가게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우리 가게에서 5년간 근무하면 호점을 늘려 자리를 잡아주고 초두 창업비용은 본점이 부담하고 점장이었던 점주가 운영하며 갚아나가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자 비용은 발생하지 않으며 본점에서 운영한 뒤 인수한다면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갚는 조건을 걸었다.
예천 순댓국은 본점에서 5년을 근무하면
분점으로 이동해 5년간 분점을 직접 운영해 이윤은 운영자의 몫으로 가져가고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운영자는 본인만의 식당을 차려 나가거나 예천 순댓국 호점을 창업할 수 있도록 했다. 호점을 늘릴 때는 본점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우리는 본점에서 2호점이 분리되고 그 빈자리를 5년 근무 시스템을 내걸고 직원을 구하고 3호점이 분리되며 2명의 직원을 더 구해 5년 근무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다. 본점, 2호점, 3호점은 코로나라는 세계적인 팬데믹도 잘 견디며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렇게 해서 2호점과 3호점은 점주가 운영하고 있고 본점에는 2명의 점장이 일하고 있다. 본점은 2명의 점장에게도 4호점과 5호점을 개업해줘야 한다. 5년 근무 시스템으로 근무 중이니까!
한정된 지역 내에서 3개의 호점이 장사를 하다 보니 서로가 나누어 먹기밖에 되질 않아 시장조사를 다녔다. 3개의 호점과 거리가 멀고 상주인구와 유동 인구가 받쳐주는 동네를 찾아 2년간 시장조사를 다녔다. 기업도시라는 명목 하에 자그마한 도시가 개발이 되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투자자들이 투자하지 않고 인프라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보류 중이다.
오히려 지역권을 벗어나 거리가 멀어지더라도 모든 것을 갖춘 상권을 찾아 나서는 게 빠를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됐다.
특정 지역의 한우 내장만을 취급하다 보니 물량 수급의 문제점도 안고 있다. 10년을 한결같이 한 업체와 거래하고 있어 한우 내장의 거래 방식도 알지 못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해오고 있어 거래처를 바꾼다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못한다.
이런저런 문제점으로 인해 5호점 오픈은 미지수이다. 물량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한우 곱창으로 호점을 늘리는 것도 문제에 봉착해 있다.
따라서 나의 꿈과 생각도 바뀌어 가고 있다. ㅠ
물량 수급이 원활한 것을 선택해 가공해 호점들에게 납품을 하면 본점과 직원이 모두 상생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물건 수급도 원활하고 가공 기술을 이용해 물건을 납품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니 돼지 정육의 가공이 수요와 공급의 차질이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우리도 한때는 호점들을 분리할 때 한우 곱창의 가공 기술을 전수해 줄까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전수를 하게 되면 맛에 차이가 크게 나 브랜드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납품하기로 하고 점주들에게 운영권을 넘겨주었다.
이런 생각으로 말미암아 한우 곱창만을 고집하지 말고 다른 쪽으로 가게를 내주자는 생각을 할 무렵 친한 언니네 가게에 세 들어 있는 쪽갈비 집이 세도 밀리고 장사를 하지 않아 그 가게를 인수해 4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점장에게 운영을 맡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4호점을 내어주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있지만 생각만 하고 있던 쪽갈비 집이 가게를 내놓았다. 이러다가는 다른 사람이 가게를 계약할 것 같은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때마침 가게 주인의 사위가 장사의 뜻을 품고 있어 주인 언니에게 제안했다. 어차피 할 장사라면 옆 가게에서 장사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장사의 경험이 풍부한 우리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하면서~~ㅠ
운영하고 있었던 곳의 쪽갈비 집에서 비법을 전수받고 쪽갈비를 납품받아 장사에 익숙해질 때까지 도움을 주겠노라고 제안했다. 전수받는 조건으로!!! 그로 인해 나도 비법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았다.
많은 생각한 끝에 언니의 딸과 사위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내 의도와는 다르게 다른 곳에서 전수를 받기를 고집했다. 본인들이 원하는 곳에서 전수를 받겠다며 맛집을 찾아다니기에 이르렀다.
사위의 부모님마저 아들의 가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며 가게 인테리어를 주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의 의도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같은 맛을 내며 기존 단골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짰는데 직접 운영하는 사위와 딸의 생각은 우리와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언니의 사돈마저 관여하게 된 상황이 되어버렸다.
도움을 주겠다는 우리는 졸지에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에 내몰려 책임감만 떠안게 되었다.
애당초 사위는 언니가 운영하는 닭발집에서 일을 배워 닭발집을 창업하려고 했다. 언니는 사위와 함께 일하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다. 언니의 부담감을 덜어주고도 싶고 이번을 계기로 쪽갈비 비법도 전수받아 업종 변경을 꾀하려고 한 내 생각이 물거품이 돼버리고 오히려 독이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차라리 언니가 부담스럽더라도 닭발 가게에서 익숙해질 때까지 일을 배우게 할 것을 너무나 후회스럽다.
백종원의 '장사 이야기'에서도 외식업 창업을 위해 가장 중요한 준비 사항이 직접 가게에서 일해 보는 것을 강조한다.
단순해 보이는 설거지나 서빙도 노하우가 없으면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한 직접 일해 봄으로써 ' 나랑 이 일이 잘 맞을까?'를 알 수 있다. 큰돈 들이기 전 경험을 통해 노하우도 쌓고 장사가 나와 맞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현재 사위와 딸, 사위의 부모님, 언니의 남편은 부푼 꿈을 품고 있다. 정작 중요한 쪽갈비 맛을 내기도 전에 큰돈을 들여가며 인테리어에 신경 쓰고 있다.
생각 같아선 쪽갈비 집에 취업해 짧은 기간만이라도 경험을 쌓고 오픈하기를 바라지만 딸과 사위의 생각은 닭발집에서 전반적인 일의 흐름을 익힌 뒤 오픈하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쪽갈비 맛은 주변에서 만들어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ㅠ
우리 가게에서도 실패율을 줄이기 위해 5년 근무 시스템을 도입해 호점들을 늘리는데 사위와 딸이 장사의 흐름만 파악해 오픈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괜한 오지랖과 욕심으로 외식업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에게 기대감만 심어준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장사 비법]
외식업 창업을 희망한다면 가장 중요한 경험을 쌓아라. 단순한 설거지나 서빙에도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