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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관객 S Aug 20. 2023

의외의 성장드라마

영화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

서른 세 번째 영화: <서양골동과자점 앤티크>
감독: 민규동
선정자: E
*중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 다들 영화.....어떻게 보셨을지

S: 전 사실 다 못 봤습니다 ㅋㅋㅋㅋㅋ

E: 어디까지 보셨어요?

S: 딱 절반 본 것 같아요. 크리스마스 배달하고 아시아나 비행기에서 외국인이 잡지에서 앤티크 발견하는 장면이요.

P: 저는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가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 초반이 좀 진입장벽이었지만 마성의 게이라던지.....

K: 편견에 가려져서(웃음) 되게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생각보단 괜찮았어요. 정말 정말 못 봐줄 비급 영화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성장 드라마라서. 기대보다 괜찮아서 그런지 재밌게 잘 봤어요.

E: 저는 은근 기대하고 봐서 그랬나 봐요. 중간중간 개연성이 빠진 느낌이라. 그래도 진짜 완전 망한 작품이라고까지는 생각 안 해요.

S: L님이 노브레싱보다 낫다 그래서 조금 기대했는데 노브레싱이 나았다는 감상이네요. 결말을 안 봐서 그런가. 끝까지 보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어요.

K: 추천작 보고 토론은 가고 싶지만 영화 보기에 시간 아깝다고 생각했거든요. 어제 급하게 보긴 했지만 나름 흥미롭게 봤어요.

E: 별 생각 없이 제안한 영화였는데 반응이 너무 핫해서 놀랐었네요.

K: 홍보 망측하게 때리던 것과는 다르게 나름 괜찮았어요. 의외로 착실하게 케이크도 잘 만들고.

P: 그리고 생각보다 배우 라인업이 괜찮았던 느낌? 다른 영화에서 봤던 익숙한 얼굴들이 좀 보이더라구요.

S: 내내 얘네 왜.....왜 이러는 거냐고 왜 이런 대사를 치는 거냐면서 봤네요. 온갖 케이크 구경은 즐거웠어요.

보기만 해도 행복해

E: 이 영화 홍보를 도대체 어떻게 했나요? 저는 만화 보고 넘어왔던 거라.

K: 엄청난 게이영화인 것처럼 홍보했었고 저는 오글거려서 못 보겠더라고요.

S: 생각보다 게이 어쩌고는 없던데요. 마성의 게이 타격이 너무 커서 그렇지.

K: 퀴어영화도 아니고 상업적 게이? 같은 느낌이었어요. 예고편 보고 거북했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S: 근데 이거 결말에 혹시 사장이랑 파티쉐랑 이어지나요?

E: 아뇨 전혀 아니에요 ㅠㅠ

K: ㅋㅋㅋㅋ그러진 않아요

E: 이거는 민규동 잘못이다


줄거리

단 걸 싫어하지만 손님 대부분이 여자라는 이유로 케이크 가게를 차린 진혁(주지훈). 어쩌다 보니 학생 시절 그에게 고백했다가 차인 선우(김재욱)를 파티셰로 고용하게 된다. 본인이 '마성의 게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인 것 같기도 하고? 직원도 늘어나고 손님도 늘어난다. 그러던 중 케이크와 관련된 진혁의 과거가 드러나고.


E: 다들 내용이 이해가 되셨나요? 저는 만화 보고 왔더니 구성이 왜 이렇게 헷갈리지 싶었거든요.

S: 개연성이 너무 별로라서 이해가 좀 힘들었어요.

P: 저는 만화는 안 봤고 영화는 주인공의 트라우마 극복 스토리라는 느낌이었네요.

K: 되게 있을법하고 건전했어요. 홍보가 잘못되었다.....전 연출이 좋았어요. 약간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도 생각나고

K: 일본 비급 영화 감성 같은

(일동 공감)

K: 의외로 신경 써서 잘 만들었어요. 전 편집 좋았거든요. 그래서 아 괜찮은 영화다. 대충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망작으로 추천하기엔 완성도가 있다고 생각되었어요.

E: 아니 저는 유OO 나온다길래 당연히 마성의 게이겠거니 했는데

S: 당연히(웃음)

K: 저는 2006년대의 팬픽 감성 생각했거든요? 얘도 게이 쟤도 게이 마지막은 무슨 다 이어질 거 같고. 근데 정말 있을법하게 깔끔하게 끝나더라고요.

E: 맞아요. 원래 되게 담백한 이야기인데 갑자기 게이영화 되어버린

K: 내 친구가 게이지만 우리는 잘 지내! 이런 깔끔한 느낌. 마지막에 이어지지도 않고요. 전 그래서 좋았어요.

E: 그리고 주인공이 극혐하잖아요. 여자를 엄청 밝혀가지고.

K: 개연성 없이 스트레이트가 마음 깨닫고 게이엔딩 났으면 전 정말....2.0 줬을 거예요. 그치만 만족스러운 엔딩이어서 3.5 줬어요

E: 그럼 그냥 비엘 영화인거죠.

(웃음)

K: 전 처음에 그 형사분. 그 사람이 유괴범인 줄 알았어요.

S: 저도요

K: 너무 수상하고

E: 그리고 그런 것처럼 미끼를 던져주고

K: 눈빛도 약간 변태 같고. 죄송합니다....그래서 계속 의심했는데 아니더라구요. 근데 마지막 잠깐 이해가 안 됐어요. 잡혀간 사람 따로고 마지막에 케이크 사간 사람이 진짜 과거 유괴범이었던 거죠?

E: 진짜 유괴범인데 주인공은 모르고? 그런 설정이에요.

K: 결국 못 잡았잖아? 생각하면서 소름이었어요. 다리 저는 것도 보여주는데.

E: 그냥 본인 트라우마를 다른 사건으로 이겨낸 그런 느낌이죠.

K: 성장드라마네요

S: 하지만 못 잡았다니 조금 스릴러인걸요      

K: 이 영화에서의 주지훈은 괜찮았어요. 아마 이때쯤 <궁>도 찍었던 거 같아요

E: 아 갑자기 영화의 촌스러움이 확 납득이 가요

S: 갑자기 옛날 영화인 거 와닿아요

K: 아니 누가 봐도 옛날 영화잖아요.

E: 2008년에 나온 다른 영화는 이 정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S: 하지만 궁 나올 때라고 하니까.....

E: 뭔가 캔모아적 인테리어 때문인지 더더욱 그렇게 보여요. 무슨 기왓장 다 보이는 디자인인데 안에 막 연두색 타일 있고 전혀 앤티크하지도 모던하지도 않은 그 어드매에 있는 인테리어라서

K: 근데 2000년도에 있을법한 디자인이거든요. 케이크도 약간 올드한 디자인인데 맛은 있어보여서 먹고싶었어요.

E: 저는 약간 유행 지난 디자인이라 그런가 마음이 안 땡기더라고요.

K: 2008년도군요 2006년도인 줄 알았어요. 그럼 궁은 아니네요.

S: 캔모아가 대체 뭐하는 데예요?

K: 캔모아는.....카페에요

E: 카페인데 약간 쌈마이 감성이에요(아니 그건 또 뭐예요) 나름 프랜차이즈였는데 지금은 망하고 없어요. 앤티크랑 인테리어 비슷한데 그네 의자 있고 생크림에 토스트 주고 맛있는데....

K: 맞아요 거긴 눈꽃빙수가 맛있었는데. 세상에....캔모아 혹시 몰라서 검색해보니까 아직도 있어요.

K: 2008년도면 궁 하고 2년 지난 정도네요.

E: 한참 인기가도 달리는 와중에 찍었겠는데요. 배우 보려고 봤다는 사람이 대다수인 것 같더라고요. 그때 평 같은 거 보니까 다들 막 여자들을 위한 영화라는데 이게 여자를 위한 건가요. 여자 복지 좀 너무하지 않은가요.

(웃음)

K: 근데 생각보다 개연성도 있고 각자의 이야기도 있어서 괜찮았어요. 안경 친구는 너무 자기 얘기 없지만.

E: 안경친구는 만화에서도 그러고 슥 사라져요.

K: 마지막에 복서가 꿈이었던 유OO한테 새 꿈 찾아주는 건 좋았어요.

E: 음 맞아요. 다들 성장해나간다는 점은 좋았던 것 같아요.

K: 가르쳐주는 애도 사심 없이 지지해주는 느낌. 그래서 따뜻하고 좋았어요. 이건 공동체 영화다.

E: 뭔가 그렇게 모여 사는 것처럼 보이는 형태가 부럽기도 하고 재밌어 보여요.

K: 마성의 게이가 껴서 그렇지 영화 전반적으로 보면 사실 그렇게 게이 같은 요소도 없고

E: 마성의 게이.....되새겨봐도 정말 웃긴 단어예요

S: 어떻게 그걸 육성으로 내뱉을 수가 있어

K: 마성의 게이 역할이 정말 설정이라 그런가 뭐만 해도 다들 쓰러지는 게 웃겼어요. 설정에 맞춰서 다들 연기해주는 느낌

E: 그 클럽씬이 진짜 너무하다 싶었어요. 막 다 웅성웅성....뒤돌아보고 막 망고나시 입고 다들 이상한 춤만 추면서

K: 콘서트장도 아닌데 헹가레 해서 실려 가더라고요.

S: 그 클럽 마스터? 그 사람도 웃겨요. 바람잡이

E: 컵 닦으면서 막. 그리고 클럽 안에 무지개 깃발 달려있는 것도 너무 웃기고 전체적으로 클럽씬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E: 놀랐던 게 만화 볼 때는 사실 안경 쓰나 벗으나 갑자기 마성의 게이 같아 보이고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림인데도 불구하고. 근데 이 배우는 안경 벗으니까 느낌이 확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신기했어요.

K: 안경 쓰면 좀 어벙한 느낌 있어요

S: 갓캐스팅이었나요

E: 나름 잘한 것 같아요. 페도라 쓰고 나오는 것도 웃겼는데. 2008년 최신 유행이니까요.

K: 페도라에 조끼(웃음) 그쵸 트렌드에 민감한 게이 고증 살려야죠

E: 저한테 이 영화 추천하셨던 트친분이 이 영화는 민규동이 주지훈을 총수로 밀고 있다 하셔서 너무 웃겼는데 역시나 다들 그런 분위기로 보신 것도 웃겨요

K: 저는 저 앤티크 가게가 어디쯤일까 생각하고 있었어요. 서울이라면 어느 동네에 입점했을까

E: 종로 어디인데

K: 종로인가요 납득

E: 왜 납득하시는 거죠

K: 게이플레이스라서?

E: 근데 너무 종로인 게 그 뭐라 해야 하지. 그 건물 자체 분위기가. 성북동인가 그랬던 것 같은데.

K: 주지훈 집도 무슨 한옥 같은 그런 데지 않아요?

P: 크레딧 장소 제공 다시 보니까 클럽은 이태원 클럽이네요.

E: 진짜 게이 클럽에 갔나

P: 그리고 저는 영화 보다가 김윤아 목소리 나와서 놀랐네요. 자우림 노래가 삽입됐을 거라 생각을 아예 안 해서.

E: 아 맞아요!!!

S: 맞아 자우림 노래!

https://youtu.be/aL4APgTweak

E: 저 그 노래 진짜 좋아하는데 갑자기 나오길래 놀랐어요        

K: 너무 시대고증 잘 되어있어요. 영화 전반적으로 2008년이 묻어나요

E: 맞아요 맞아요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K: 너무 좋았어요. 10년 전 여행 하는 기분이었어요. 비록 유OO은 X소리 하는 어른으로 자랐지만 그때만 가지는 감성이 있는 거예요.

E: 그는 어쩌다.....

K: He's gone

E: 주지훈도 무슨 일 있지 않았나요?

K: drug

E: They're gone

(얼마 전 유아인도 마약 혐의로 기소되었다)

E: 선우 연기했던 김재욱이 커피프린스도 나왔었네요? 뭔가 결이 비슷한 거를(했네요)

K: 카페 할 이미지인가 봐요. 근데 그럴듯해요. 섬세하게 라떼아트 해줄 것 같고 단골손님들 다정하지만 프로페셔널하게 맞아줄 이미지

S: 점점 구체적이 되어가는 캐해

그럼 저 면접 합격인가요?

K: 내용보다도 향수에 빠지기 좋은 그런 영화예요. 2008년도에 봤으면 오히려 별 감상 안 들었을 거 같아요.

E: 맞아요 맞아요

K: 2021년에 봐서 가치가 높아진 편

E: 영화라기보다는 드라마 같은 느낌이라

E: 그 시기 한드 보는 기분이었어요

K: 마치 시대물을 본 거 같네요

S: 시대물이래 기절

K: 이 영화가 약간 의의가 있는 건 이렇게 대놓고 여자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개봉한 영화는 없었던 거 같아요. 노골적이어서 기피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알아서는 파먹지만 떠먹여 주면 안 먹는.

K: 그래서 생각보다 성적도 부진했던 거 같아요. 아닌가? 그치만 암암리에 본 사람들은 많은 거 같아요.

(암암리라뇨 무슨 금서 돌려보듯이)

E: 혹시 이 감독 다른 영화들 보셨나요?

S: 아뇨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E: 저는 <허스토리>밖에 안 봤는데 원래 이 감독이 GL로 유명하거든요. 그래서 뒤늦게 이 영화 보니까 의외였어요. 그 여고괴담 찍은 감독이라서. 허스토리에서도 김희애랑 김선영 뽀뽀씬 나와요.

K: 필모 보니까 성인영화도 많이 찍었네요

E: <간신>

S: wow

K: 근데 앤티크 참 뜬금없다. 필모 보니까 더 그러네요. 왜 그러지? 백합러로서 정말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었나. 제가 남감독이었으면 굳이 이걸 찍지 않았을 거 같거든요.

E: 아무래도 그렇죠. 개봉했을 당시에 여자친구 따라서 갔다가 울면서 본 남자들 많다던데

(웃음)

K: 근데 소재가 그래서 그렇지 딱히 로맨스 영화도 아니고 케이크 영화로 하면 안 팔릴 거 같으니까 홍보사 측에서 마성의 게이를 너무 강조하고 싶었나 봐요.

E: 나름 유행어 비슷한 거 되지 않았나요?

S: (마성의 게이가) 여기서 처음 나온 건가요?

E: 그건 잘 모르겠어요. 순서가 바뀌었나

K: 제가 마성의 게이면 내가 마성의 게이다 하고 본인 입으로 말 안 할 거 같거든요. 그래서 더 골 때리는

E: 그래서 선우도 웃지 마세요....나름 말하긴 하잖아요. 뒤집어지면서 웃긴 했지만.

S: 제 반응=사장 반응

파핰핰핰핰핰핰

K: 스트레이트가 넘어왔으면 그건 그냥 바이아녀? 싶은 거죠. 프랑스 전 남친 왔을 때도 연봉 2억이라길래 사실 야 그냥 가....맘속으로 그랬거든요. 근데 걔도 폭력 쓰길래 아 정말 쓸만한 놈 하나 없네 싶었어요.

E: 저라도 가요. 아 맞아 손가락 꺾어버리려고 할 때 진짜 무서웠어요.

K: 진짜 손 못쓰게 될까 봐 걱정했어요. 근데 선우가 정말 괜찮은 애다 싶었던 게 그렇게 때렸는데도 손 놔두라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쟤는 정말 보살이라고 생각했어요.

E: 너무 사람이 유해요. 그렇게 체면 구기면서 차여놓고 그냥 일한다 하고.

(잡담이 이어지면서 토론이 마무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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