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과 2023년이 이어지는 날 in 아유타야(Ayutthaya)
2022년 마지막 저녁놀 2023년 첫날 아침
나의 역사를 한 장 한 장 들춰보며 한 해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싶었다.
어디를 갈까.
고심 끝에 찾은 곳은 태국의 유구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 아유타야(Ayutthaya).
숙소 안, 예쁜 연못 위로 떨어지는 2022년 마지막 해넘이를 보며
'나의 지난 한 해는 저 붉은빛처럼 곱게 물이 들었지.'
내가 내게 다정하게 속삭인다.
감사할 것 투성이었던 한해였다고,
감사할 것들이 기다리는 한해를 앞에 두고
나는 2022년을 그렇게 기억한다.
우리가 '안녕'을 만날 때에도 헤어질 때에도 쓰이듯
태국에서도 '싸왓디카'라는 인사말을 만남과 헤어짐에 같이 쓴다.
같은 인사말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들의 '안녕'을 바란다는 건
만남과 헤어짐을 하나의 역사 속에 묶어두겠다는 의지.
그리하여 이 세상에는 완벽한 안녕, 완전한 이별이 없다는 깨달음을 주려는 걸까.
태국의 품이 낯설지 않은 이유.
해가 진다.
안녕, 2022년.
싸왓디카, 2565년*
그리고 어김없이 뜬 해에 인사를 고하니.
안녕, 2023년!
싸왓디카, 2566년!*
*태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서기(西紀)가 아닌 불기(佛紀)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