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8-2024.02.10
엄마와 함께한 인생 첫 일본 여행.
2024.02.09 둘째 날
숙소> 유니버설 스튜디오> 우메다> 도톤보리> 숙소
오전 5시, 기상.
오전 7시에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려고 두 시간 전에 일어났다.
오전 6시 반에 숙소에서 출발하니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하늘도 약간 남색빛이 도는 새벽녘의 하늘이었고 공기는 상쾌했다.
새벽에 학교에 가던 기분을 낯선 도시에서 느끼게 되다니.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셔틀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딱 6시 45분이었다.
정류장은 도톤보리 근처였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사람도 별로 없고 다리에서 보이는 강에 비치는 전경이 너무 예뻤다.
정류장 근처에서 많은 버스 중에 뭘 타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아빠, 지도 한번 봐봐'. 한국어가 들렸다.
그 사람들을 따라가니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향하는 버스가 나왔고, 예약자 명단에서 내 이름을 확인한 뒤 버스에 올랐다.
50분 정도 달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와,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입장 대기줄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
그래도 우린 일찍 가서였는지 생각보다는 얼마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입장하자마자 해리포터 구역으로 향했다.
애초의 목적이 해리포터였으니까.
해리포터 구역으로 가는 길에는 론이 아빠 몰래 운전했던 하늘을 나는 차도 있었다.
해리포터 구역으로 들어가니 진짜 해리포터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호그와트 급행열차, 호그스미드, 호그와트까지.
우리는 처음부터 놀이기구는 탈 생각이 없었어서 여유롭게 해리포터 구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이곳저곳에서 기념품을 팔고, 버터 맥주도 팔고 있었다.
비록 기념품을 사지는 않았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했다.
영국의 해리포터 스튜디오가 '해리포터 영화를 이렇게 만들었어요'라고 설명하는 기분이라면,
일본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해리포터 세계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라고 체험하는 기분이었다.
둘 다 다른 매력이 있었다.
해리포터 구역을 돌아보고 나서는 다른 구역도 가 보았는데 아무래도 별로 관심이 없다 보니
좀 심심해서 조금만 돌아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나왔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나오자마자 맥도널드에 들러서 해쉬 브라운 2개로 일단 배를 채우고
규카츠를 먹으러 우메다 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유니버설 시티 역에서 우메다 역으로 가는 중에 지하철 방향을 잘못 타서 중간에 한번 내렸다.
'규카츠 교토 가츠규 우메다점'에 도착하니 웨이팅이 꽤 있었지만 20분쯤 기다려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30분 후, 드디어 자리에 앉아 규카츠 2개를 주문하고 정말 든든하게 식사를 했다.
원래는 점심식사 후에 우메다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우메다에 백화점 말고 딱히 별거 없는 것 같아서 도톤보리로 향했다.
도톤보리 구경을 하다가 길거리에서 당고를 사 먹었다.
당고를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그렇지만 하나 아쉬웠던 점은 도톤보리를 비롯한 오사카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것. 특히 관광객이.
어제 교토에서는 진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면 오사카 도톤보리는 관광객의 성지?
그래서 쇼핑을 하거나 관광지에 갈 생각이 없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지역이었다.
만약 일본에 다시 온다면 오사카보다는 교토에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톤보리 구경할 때는 너무 지쳐서 금방 숙소에 들어갔다가 아크테릭스 매장에 백팩 구경을 갔는데 내가 원하던 백팩이 없어 조금 실망해서 숙소에 들어가 욕조 목욕을 하고 바로 잠에 빠져 들었다.
그러다 중간에 깨서 나가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피곤해해서 포기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잠이 안 올 줄 알았는데 금방 다시 잠들었다.
피곤했지만 즐거웠던 우리의 여행 둘째 날이 지나갔다.
2024.02.10 마지막 날
숙소> 우메다 아크테릭스 매장> 우메다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 오사카 간사이 공항> 인천국제공항
오전 5시 30분, 기상
새벽에 사람들이 없을 때 도톤보리에 가서 ‘글리코상’을 보려고 일찍 일어났다.
글리코상까지는 걸어서 15분 정도.
어제는 글리코상을 못 찾았는데 오늘은 다행히 찾아갔다.
그래도 오사카에 왔는데 글리코상은 보고 가고 싶어서.
글리코상을 보고 나서 어제 유니버설 스튜디오 픽업 장소에서 봤던 강에 비치는 전경을 보고 싶어
도톤보리 근처를 걸었다. 한 10분 정도.
그 버스 픽업 장소에 도착해서 그 전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았다.
새벽이라서 조금 어두운 하늘과 강물에 비치는 건물.
어제 낮에 왔던 도톤보리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사람이 없는 새벽에 오니까 또 달라 보였다.
우리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 체크아웃 준비를 하고 9시 반에 체크아웃했다.
새벽에 계란 샌드위치를 하나 먹기는 했지만 11시가 되자 너무 배가 고파서 ‘밥’이 먹고 싶었다.
리무진 버스를 타야하는 우메다역에서 ‘밥’을 찾아 헤매다 거의 포기할 때쯤
오니기리를 파는 가게가 나왔다.
따뜻한 밥에 440엔을 추가해 세트 메뉴를 시키면 미소 된장국이 함께 제공된다.
나는 참치 오니기리, 엄마는 갓기름볶음 오니기리를먹었다.
밥은 따뜻해서 술술 넘어가고 참치는 역시 익숙한 맛이 최고라고 너무 맛있었다.
엄마도 이런 간결한 맛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냐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점심을 먹고 우린 아크테릭스 가방이 혹시 우메다점에는 있을까 싶어 아크테릭스 우메다점에 들렀지만
내가 원하던 가방은 없었다. 그래서 아쉬움을 안고 매장을 나왔다.
그리고 우메다역 근처 공항 리무진 정류장으로 향했는데 정류장을 못 찾아서 한참 헤맸다.
알고 보니 신 한큐 호텔을 마주 보고 길 오른쪽 끝에 위치해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해서 첫날 간사이 공항에서 교환한 리무진 티켓으로 리무진을 탔다.
간사이 공항 제1 터미널에 가서 체크인을 하고 면세점에서 동생이 부탁한 도쿄 바나나를 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면세점 쇼핑을 해 보았는데, 좀 복잡했지만 처음이라 그런가 나름 재미있었다.
(지난번 유럽 갔을 때는 늦은 밤 비행기였고 이번 일본 갈 때는 이른 아침 비행기)
오후 5시 10분, 비행기 출발.
한국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니 거의 10시였다.
그렇게 조금은 아쉬웠던 우리의 여행 마지막 날이 지나갔다.
교토에 더 오래 있지 못한 게 너무 아쉽지만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봤다는 사실에 만족.
엄마랑 함께 와서 불편하지도 않고 너무 편안했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한 번 함께 여행을 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