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비디오 여행!"의 시작과 현재
1993년 10월 29일, <비디오 산책>이라는 명칭으로 출발을 한 <출발! 비디오 여행>은 2022년 11월 현재까지 여행을 이어 나가고 있는 MBC 장수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시청자 곁을 지켜온 만큼 비디오 시청 형태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였다. 과거에는 여가 시간에 “비디오”를 본다는 표현이 익숙했다면 현재는 유튜브 혹은 넷플릭스, 웨이브를 보고 있다. 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시대가 된 것이다.
영화를 보려면 영화관 혹은 비디오방에 가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야 했던 아날로그 시대에서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원하는 영화를 몇 초 만에 시청할 수 있는 OTT(over-the-top)의 시대에 도래한 것이다.
이렇듯 많은 것들이 시대에 맞춰 자연스럽게 사라졌지만, 1993년부터 여전한 사랑을 받는 <출발! 비디오 여행>은 굳건히 시청자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90년대에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소개된 영화는 뜬금없이 대여료를 인상할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출비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출비는 시대의 니즈에 맞춰 어떻게 변해왔고 어떠한 것을 지켜왔는지에 대해 분석하며 29년 장수 비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출발! 비디오 여행>은 방송 초기에는 이름에 걸맞게 비디오테이프 출시 영화를 중점적으로 소개하였지만, 현재는 OTT의 범람으로 인해 OTT 오리지널 시리즈까지 다룬다.
바로 이를 다루는 것이 [온시리즈] 코너이다. 최신 OTT 및 온라인 콘텐츠를 만나 볼 수 있는 코너로, OTT 오리지널 시리즈부터 웹드라마까지 쏟아지는 시리즈들 사이 옥석을 가려주고 있다.
시청자들의 콘텐츠 시청 형태 변화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해주니, 1020에게도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비교적 OTT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5060은 새로운 콘텐츠는 출비를 통해 접할 수 있어 모든 세대에게 유익한 변화로 다가간 것이다.
출비의 아이덴티티이자 <영화 대 영화> 진행자 김경식은 ‘영화 사기꾼’으로 불린다고 한다.
다채로운 영화들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해, 본편보다 재미있어 나타난 수식어이다. 출연자들의 맛깔스러운 더빙에 속아 영화 본편을 찾아보고 “출비에서 보여준 게 더 재미있네… “라고 실망을 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더빙은 우리를 속고 또 속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현대인에게 디폴트 값으로 자리 잡은 OTT 정기 결제… 하지만 어떠한 것을 볼지 온종일 고민하다 결정하지 못한다. 드라마 시리즈부터 영화까지 수많은 콘텐츠가 OTT 속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말이다. 마치 옷장에 옷이 쏟아질 듯이 많지만, 아침마다 입을 옷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매주 출비를 챙겨보는 애청자라면, 보고 싶은 영상 리스트가 이미 수두룩할 것이다. 매주 소개되는 신작과 내가 놓쳐버린 보석 같은 구작들을 소개해줘, 다양한 시기의 명작을 즐길 줄 아는 영화 마니아로서의 첫걸음에 도움이 된다.
매주 달라지는 코너 12개의 구성으로, 질릴 틈이 없다.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소개 받는 것이지만,
똑같은 형식이 반복된다면 방송 자체가 진부해질 수 있다. 하지만 매주 어떠한 코너를 어떤 영상 콘텐츠와 다룰지 모르기 때문에 매주 더 새롭고 즐겁게 시청할 수 있는 것이다.
일요일 12시 10분 느지막이 일어나 부스스한 모습으로 매주 만나게 되는 <출발! 비디오 여행> 시청은 나에게 루틴과도 같은 것이다.
TV를 볼 수 있는 나이부터 현재 22살까지 항상 날 소파에 앉히던 프로그램이다. 마트 시식 코너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순식간에 즐길 수 있는 점이 참 매력적인 프로다. 또한, 미디어인으로서 다양한 콘텐츠 적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획할 때 많은 도움이 되어 주기도 한다. 출비가 앞으로도 쭉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곁에 남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