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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이슬립 May 25. 2022

잠도 대출이 되는 줄 알았어요

잠에 대한 ‘이자'는 빨리 갚고 ‘원금회복일'을 당기려고 노력 중입니다

Editor’s note

슬립X피플은 사람들의 일과 삶, 그 속에 담긴 건강과 수면에 관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하루 5시간을 자면서 일과 건강을 모두 잡고 있는 프로덕트 오너, 상 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O2O 플랫폼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오너를 맡고 있는 상 님


O2O 플랫폼 프로덕트 오너로 일하고 있는 상입니다.

제조업체와 고객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인데요. 이 둘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로 웹 쪽에 서비스를 보고 있어요. 업무 루틴을 말씀드리면 먼저 아침에 출근하면 기존에 배포했던 프로덕트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현황체크를 먼저 진행을 하고요.


이슈 사항이 있으면 미리 정리를 해놓고 그 다음에 개발자나 디자이너가 서로 합의했던 일정과 작업 내용을 제대로 하고 계시는지에 대한 데일리스크럼 차원에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주로 이슈를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이후 타부서 분들과 협업하는 업무에 대해서 회의를 진행해서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반대로 오후에는 기획 업무를 중점적으로 하는데요. 제조업체 인터뷰도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파트너 인터뷰도 있을 수 있고 내부의 제조 전문가를 통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스쿼드가 아직까지는 합을 맞춰나가는 단계인데요. 스프린트 단위로 지금 진행을 하고 있고요. 프로젝트 분기별로 계획을 먼저 산출하고 계획과 KPI 중심으로 계속 프로덕트를 관리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어요. 중간에 생기는 변동사항에 대해서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게 일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제가 꾸리고 있는 팀원들을 항상 생각해요.

저와 함께 일을 함으로써 그들의 경력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일하면서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줄 수 있는 프로덕트 오너로 일을 하자라는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 밖으로는 다른 목표가 있는데요. O2O 플랫폼에서 되게 좋은 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제가 매칭해 드리는 전문 업체 분들의 생업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느끼거든요. 제가 일하는 이유도 생존을 위해서잖아요.


근데 그 일을 도와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분들도 그 도움을 굉장히 필요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저와 저의 플랫폼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드는, 다시 말해 비즈니스도 생각할 수 있는 프로덕트 오너가 되고 싶습니다. 사실 이런 목표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호했는데요.


이런 목표를 정하는 것조차 어린 패기로 정하는 게 아닐까라는 걱정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현실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그리기 위해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는 시기입니다. 사실 프로덕트 오너로서 성장을 하는 게 '3년 이내 해야 된다'라는 저만의 약속을 했고 그걸 위해서 대학원 진학이라든가 또 지금 속해 있는 이 조직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좀 천천히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해요.

회사에서 항상 팀원들과 협업을 중시하는 상 님


이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도아직 명확하게 정의하진 못했어요.

그리고 지금이 다음의 레벨, 조금 더 성장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 그 이유를 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제 안에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개념이 있었고 그 것이 곧 기준이 되어서 그 기준에 부합한 나의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을 하고 있는 내가 나의 기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냈을 때 오는 쾌감이 마약같았고, 그런 느낌을 계속 느끼려고 계속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돌아보니 ‘나’를 위한 동기부여의 힘은 강했지만 단발성이 있더라고요. 무언가를 이뤄낸 순간 그 다음을 찾아 넘어가기 까지 목표와 목적이 없이 붕뜨고 헤매는 경험을 했어요. 끊김없이 꾸준히 항상심을 가지고 무언가를 해나가기에는 부족한 힘이구나를 느껴서 ‘나’ 밖의 범주에서 내가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인가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구체적인 목표를 정의하지 않은 이유도 있는데요.


목표 지향적인 삶을 추구하다보니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결국 목표가 없어지는 감정을 느꼈어요. 그래서 그 다음 목표를 빨리 잡아야 되는데 다음 목표를 잡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나 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왜 이렇게 모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지. 남들은 이때 달리고 있을 텐데' 이런 감정이 복잡하게 생기면서 자존감도 떨어지고 남들에 비해 뒤처지는 것 같은 감정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일을 하러 가는 길, 그러니까 출근 길이 가장 고민이었어요.

편도로 1시간 40분 가까이 걸리는데요. 환승도 최소 두 번은 해야 하니 적지 않은 시간이죠. 시간이 너무 길다보니 처음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는 분노가 엄청 컸어요. 그 때는 제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요소잖아요. 그래서 이 출퇴근 시간을 최대한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게 뭘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일단 이 시간을 내가 활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드려고 노력했고 묶여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마음가짐을 가졌는데요. 그래서 지금은 출퇴근 시간에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있어요. 뭘 볼지는 전날 정하는데요. 통근 시간이 길다보니까 최대한 에너지를 적게 들이면서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에 하나가 시청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보거나 전자 책을 보는 편이에요.



이렇게 통근 시간 활용이나 업무 루틴을 만든 것도 건강 관리랑 관련이 있어요.

루틴을 지키기 전에는 체력만 믿고 잠과 휴식을 최소화해서 '내가 낼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투자하자’는 생각이었거든요. 그래서 심할 때는 일주일에 7시간도 채 안 잤었던 적도 있고요. 그런 생활이 3년 가까이 지속되니까 몸이 망가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좀 경각심을 갖고 나의 바이오리듬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요.


휴식 시간을 더 길게 갖고 '나의 신체는 어떤 상태일 때 어떤 믿음일 때 가장 편안함을 느낄까’ 공부를 많이 했고 리듬을 어느 정도 알게된 후에 할 일을 배치해서 일과를 짜는 식으로 해결책을 찾은 거죠. 사실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여러 과정들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퍼포먼스를 더 효율적으로 낼 수 있을까에 초점에 맞춰서 솔루션을 도출을 했고 '어느 시간대에는 어떤 걸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는 상태일까’라는 관점으로 시간대를 나눠서 저의 컨디션의 패턴을 찾아냈던 것 같아요.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다면 바이오리듬을 위해 하루의 일과를 에너지의 80%를 사용한 수준만 계획하고 나머지 20%는 변수를 위해 대비하기 위해 남겨두고 있는데요. 운동도 비슷한 이유로 하고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플랭크 3분, 저녁에 운동 종류 번갈아가며 30분 하기 등 저의 일상과 성격에 맞는 운동들을 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은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 태권도를 꾸준히 했었고 또 학교에서도 육상이나 높이 뛰기 대표였거든요.


학창 시절에는 꾸준히 했고 대학생 때도 같은 운동을 했던 것 같고요. 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했어요. 직장인이 되고난 뒤에는 남동생의 헬스트레이너여서 남동생을 잘 활용하고 있고 홈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모든 에너지를 일에 쏟았을 때에는 운동에 대한 시간 투자가 굉장히 적었거든요. 그때 몸이 말도 안 되게 무거워지고 생산성이 확 떨어진다는 걸 느꼈어요. 그 때랑 비교했을 때 지금은 뇌가 확실히 돌아가는 속도가 차이가 있더라고요.



업무 뿐만 아니라 일상을 루틴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상 님

잠 역시 루틴에 맞게 잤을 때 가장 효과가 큰 것 같아요.

저에게 수면은 정신과 육체가 동시에 ‘쉼’의 시간을 가지고 정리하는 시간인데요. 조금 더 설명하자면, 육체의 경우 생활로 인해 소비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고 정신적으로는 머리속에 정신없이 들어온 정보들을 정리하고 진정시키는 쉼의 시간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요즘은 11시에서 12시 즈음 서 5시 정도에 일어나고 있어요. 물론 출근 시간을 감안한 것도 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 잠을 너무 안자다보니 몸에 ‘수면대출’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은 잠에 대한 ‘이자'는 최대한 갚고 ‘원금회복일'을 당기기 위해 노력중인데요. 설명을 덧붙이자면, 예전에는 잠을 거의 안 자도 체력에 자신이 있었고 그래서 잘 시간을 일에 썼다는 의미로 수면 대출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이제는 5시간 씩 자면서 이자 상환과 원금회복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그 때로 돌아가도 똑같이 할 것 같아요. 그 때는 실제로 지금보다 훨씬 체력에 자신도 있었으니까요. 다만 다시 돌아간다면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긴 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잠을 자는 시간을 무한정 늘리고 싶진 않아요. 결국 잠을 자는 시간은 유지하면서 수면 만족도는 최대로 올리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 최근에 저에게 알맞는 바이오리듬을 찾았는데요. 절대적인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이 되면 낮 시간에 효율성이 확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5시간 수면이라는 그 룰을 지키고 있어서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잘 자기 위해서도 여러 방법을 써보고 있는데요. 잘 준비를 할 시간이 오면 스트레칭을 해요. 제가 얼마나 여유 시간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서 10분 또는 30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스트레칭을 하고 잤을 때와 안 하고 잤을 때 다음 날 제 컨디션이 차이가 많다는 걸 확 느꼈어요. 그리고 출퇴근하다 보면 계속 서 있고 사무실에서는 또 계속 앉아 있고 그러면 몸이 계속 긴장할 수밖에 없잖아요. 게다가 제 몸 자체도 근육량이 많은 편이라 힘이 들어가면 풀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서 스트레칭에 집중을 하는 것 같아요. 스트레칭이 끝나면 가습기에 인센트 오일을 넣어서 켜놓고 창문도 살짝 열어 놔요.  몸은 어느 정도 풀려야 되니까 조금 체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에 장판도 사용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에 블루투스 스피커로 전장 주파수를 맞춰놓고 잠에 듭니다.


잠을 못 자면 일터에서 제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정의를 하자면 일단 말을 잘 못하더라고요. 말을 할 때 쓰는 근육이 제가 원하는 바대로 안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걸 포함해서 전체적인 업무 수준이 말도 안 되게 떨어지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팀의 성과라든가 매니지먼트의 퀄리티도 확 떨어져서 전반적으로 퍼포먼스도 저조해지고 그로 인해서 또 제가 얻는 자존감에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죠. 그리고 한 때 제가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못했던 적이 있는데요. 그 때 불안감때문에 잠에 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결국에는 불면증까지 이어진 경험이 있는데요. 그래서 불안할 때는 내가 왜 불안한지 마인드맵을 그려서 정리해서 답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상 님


‘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계속 저에게 세뇌하고 있어요.

이렇게 사는 이유는 결국 ‘자기효능감’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나’를 되돌아 봤을 때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변수 중 나의 성과에 가장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이 자기 효능감이란 걸 알게 됐는데요. 스스로 '못한다, 부족하다' 생각했을 때의 퍼포먼스와 반대의 경우의 퍼포먼스 차가 많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나’라는 사람은 맨땅에서도 혼자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었는데, ‘불안’에 져서 ‘나’를 잃어버리면 퍼포먼스 뿐만아니라 일상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하기도 했어요.


자기효능감이 ‘나’의 뿌리라는 것을 알게 된거죠. 이걸 깨닫기 전에는 외부적인 환경에 너무 몰입하다보니 '나는 역시 할 수 없는 사람인 것 같아'라고 생각하던 때 퍼포먼스가 너무 안 좋았죠. 그런데 어느날 그런 생각이 딱 깨지는 순간 '나는 뭐든 할 수 있어'로 전환됐을 때의 그 성적을 보니 제가 생각하지 못한 곳까지 도달해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내가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이게 내 무기이고 나의 장점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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