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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이브 Oct 04. 2023

평택 호 20킬로미터 피곤한 라이딩

브롬톤 자전거 길들이기

블랙 미니벨로를 타고 평택 자전거길을 달렸다.


블랙 미니벨로. 나는 오늘 살 건데, 매장에 남아 있는 것이 그린과 블랙. 당신은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나는 솔직히 말해 둘다 좋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이들이 고르는 판매율 1위 초록색을 피하고 싶었다. 그냥 무난한 블랙을 골랐다.  



용맹한 천사’라 이름 붙인 블랙 미니벨로를 타고 평택호 근처를 달리기로 했다. 라이더들이 추천하는 “화장실”도 있는, 내리문화공원에서 시작하여 달렸다. 한참 달리다가 배고파서 내가 있는 좌표를 보니 ‘앗. 고작 10킬로미터 온 건가!!’


차마 국제대교로 순환하지는 못하겠고(배고파서) 되돌아가기로 했다. 앉아 있는 반환점에서 지도를 찍어보니, 내리문화공원에서부터 왕복 20킬로미터였다. 2시 30분에 내리문화 공원에 도착해서 쉬엄 쉬엄 달리다가 도착해서 보니 4시 40분. 평일이라서 우리 곁을 지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그 덕분에 노랑 등대는 오늘 휴일이었다. 명절 연휴동안 불이 켜져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을 기대하고 아무것도 사오지 않아서 오래 갈 수가 없었다.

곧바로 저녁을 먹을 궁리를 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내가 달린 평일 평택 자전거길 어땠는지?

대부분의 길에는 산책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자전거도 많지 않았고, 경사도 거의 없고, 게다가 날도 선선해서 좋았던 평택 자전거길.

아주 조금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겸용으로 쓰이는 건지, 산책하는 이들을 피해 조심스럽게 달려야하는 구간도 있었다. 주로 코스모스 핀 곳이다. 사람이 몰려드는 곳엔 이유가 있다는 것을.

역광이라 색이 안 보이지만 코스모스가 가득하다


나의 블랙 미니벨로 길들이기를 하려고 선택한 평택 자전거길. 주변에 뭔가를 사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다. 매점이 많이 없다는 소문을 듣고 물 한병은 가져갔었는데, 이 물마저 없었다면 자전거 길에서 나가서 슈퍼를 찾아다녀야 했을 것 같다. 중간에 커다란 카페 건물 모습이 보였지만, 오래 앉아 있을 생각은 아니어서 노랑등대와 같은 간편한 쉼터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사람들이 그만큼 없다는 뜻이니까 이해가 된다.


오늘은 쉬는 날. 노랑등대


블랙 미니벨로 주행 성능

블랙 미니벨로가 어느 정도 달리는지 확인해보니 기어 변속은 빨리 잘 되고, 5단까지도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1단에서 언덕 올라갈 때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6단으로 평지를 달릴 때는 웬만큼 근육이 붙어 있지 않고서야 어려웠다. 꽤 묵직한 기어에 놀라기도 했다. 와, 이 가볍고 경쾌한 미니벨로 6단은 꽤 무게감이 느껴지는 페달링이 가능하구나. 그런데 6단으로 페달을 돌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연습을 많이 해본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위장이 들러붙겠어, 얼른 식사할 곳을 찾아야해

보급을 해주지 않아서 그랬던 걸까. 왕복 20킬로미터를 달린 후에 많이 배가 고팠다. 식당을 찾아보는데 ‘무한리필’, 이런 단어가 붙은 쪽으로 관심이 쏠린다. 식당에 도착하여 허겁지겁 식사를 한 후에 느꼈다. 예전같지 않다. 분명 배는 두배만큼 고팠는데 평상시 양만큼밖에 못 먹었다. 이제 무한리필, 뷔페가 점차 내게 만족감을 떨어뜨리는 그런 때가 왔나보다. 그냥 같은 값에 맛있는 식당을 찾으면 그게 더 흐뭇했을 것 같다.




용사를 타고 20킬로미터밖에 달리지 않았는데, 많이 피곤했다. 첫 만남은 원래 신경쓸 것이 많아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겨우 20킬로미터인데 집에 와서 많이 피곤하여 꾸벅꾸벅 졸았다. 평소보다 더 일찍 자야할 날이다.


2023. 10.04.

왜 천사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날짜가 답.

용맹한 천사를 만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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