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2023Magazin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usical Magazine VAUDEVILLE Aug 23. 2023

추민주 연출 "삶의 위로 그리고 안부를 건넬 수 있길"

Issue No.1 <빨래>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빨래'라고 대답하는 관객이 적지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창작 작품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수출되고 있지만, 온전히 우리들의 이야기로 쓰여진 공연이 한국을 넘어 일본과 중국까지 진출해 성공적으로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작품은 빨래가 유일하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의 여파로 순항을 이어가던 빨래도 잠시 멈춰야했지만, 이내 훌훌 털어내고 다시 관객들을 웃고 울게하며 관객들의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빨래의 시작은 처음부터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5년 뮤지컬 빨래는 '국립극장 이성공감 2005'에서 당선되어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데뷔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그 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극본 / 작사상'을 수상하며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지만 2006년 상명아트홀에서 6개월 공연을 목표로 시작한 공연은 3개월만에 막을 내렸다. 지금이야 다수의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이지만, 그 시절의 빨래는 그렇지 못했다. 


잠깐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빨래>는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결국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중국와 일본에 진출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거쳐갔으며 너무나 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18년이 넘는 세월동안 관객들과 가장 가까이서 그들에게 안부를 건네고, 그들을 위로하며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세상의 질서 혹은 순리를 깨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당신의 작품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건네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이제 제법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어느 여름날 밤. 치열하게 대본을 수정하고 있던 그 시절의 추민주 연출을 만났다. 


이하 내용은 추민주 연출의 실제 인터뷰 내용들을 바탕으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VAUDEVILLE (이하 V) : 반갑습니다. 저희는 2023년에 창간한 뮤지컬 매거진 보드빌(VAUDEVILLE)입니다. 빨래라는 작품이 성공적으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례적으로 데뷔 첫 해에 '극본/작사상'까지 수상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 계실텐데요. 요새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추민주 연출 (이하 추) : 안녕하세요. 2023년이라는 먼 미래에서 저를 찾아주셨다는 점에 우선 감사합니다. 이제 막 졸업한 신인 연출가에게 꿈같은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다는게 너무 놀라워서 사실 장난인 줄 알았네요.(웃음) 


저는 최근 상명아트홀에서의 뮤지컬 '빨래'의 공연을 마치고 지금은 대본을 수정 중에 있습니다. 계획했던 것보다 공연이 조금 빨리 끝나게 되어 아쉽지만,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열심히 대본을 고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공연이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이었는데 관객들과 조금 더 밀접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이야기를 덧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침 함께 공연을 만들었던 민찬홍 작곡가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서 덧붙여진 이야기에 아주 좋은 멜로디들을 붙여주고 있구요. 아마 최종적으로 완성이 된다면 약 3시간 정도되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조금 더 완성도 높고, 관객분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으로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매일 매일을 <빨래>라는 작품과 엎치락 뒤치락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습니다. 

V : <빨래>라는 작품은 사실 굉장히 오랜시간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있는 2023년에도 말이죠. 오랜시간 하나의 이야기가 꾸준히 사랑받는다는게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사랑받고 있는 <빨래>의 첫 시작이 궁금합니다.


추 : 첫 시작은 제가 7년 정도 살던 자양동 노륜산 시장 근처에서 처음 시작이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동네를 거닐고 있는데 한 몽골청년이 제게 '날씨가 참 좋죠?'라며 인사를 건네더라구요. 그 인사가 너무나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작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 인사를 시작으로 그 동네에서 참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이 작품을 썼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솔롱고로 대표되는 이주노동자들의 삶, 남편의 병수발로는 모자라 마흔이 넘은 딸 아이의 병수발까지 자신의 삶을 온전히 가족에 희생하는 주인할매의 삶, 2교대로 돌아가는 공장에서 일을 하며 버텨낸 희정엄마의 삶, 그리고 꿈과 희망을 품고 서울에 올라와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나영이의 삶 등 모두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찾기 쉬운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 삶. 무엇보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소외 되어진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차곡차곡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한 곳에 모아 지금의 <빨래>가 탄생했습니다. 어쩌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살아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더 큰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믿었으니까요. 


이어보기

더 많은 이야기는 '보드빌'의 티스토리 블로그를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가상의 인터뷰이며, 기존 뮤지컬 '빨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VAUDEVILLE' Issue No.1 '빨래'는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고 제작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Inspired by 'Magazine B'

매거진의 이전글 Musical '빨래' <Intr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