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상종 [類類相從], 사전에 의하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무리를 형성함을 의미합니다. 유기화학에는 이 "유유상종"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아세트산 이합체"라는 분자가 있습니다. 먼저, 이합체(dimer)를 설명하면 동일한 종류의 두 분자가 중합되어 수소결합으로 연결된 하나의 물질을 말합니다. 아세트산도 동일한 아세트산과 결합을 하면서 이합체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항상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류의 용매에 의해 용해되는지에 따라 이합체 형성의 여부가 결정됩니다. 아세트산은 극성 분자로 극성 용매(물, 에탄올) 속에서는 잘 용해되는 반면, 무극성 용매(벤젠, 사염화탄소)에 녹일 때에는 물이 기름과 섞이지 않는 것처럼 극성 분자들끼리 뭉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 현상 가운데 아세트산끼리 O와 H가 수소결합을 하며 결과적으로 이합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극성 분자끼리, 무극성 분자끼리 어울리는 모습이 유유상종의 의미와 닮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렇게 극성 분자와 무극성 용매처럼 사회에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환경 혹은 사람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어긋난 상대의 모습을 동경하는 마음도 존재하기에 억지로 결합하려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이 다르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 받는 상처만 늘어날 뿐이죠. 오히려 상대가 고의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다른 성향, 성격으로 인해 원치 않는 갈등을 빗어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런 관계에는 문드러질 마음과 초췌해질 모습만 남아있기에 언젠가 유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과감하게 그 무리에서 벗어나 무극성 용매 속에서 아세트산끼리 뭉치는 것처럼 자신과 비슷한 재질의 사람과 함께해보는 것이 맞습니다. 건강한 관계를 맺는 것에 있어서는 먼저 나의 마음과 맞는 사람, 즉 유사한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공연스레 맞지 않는 것에 자신의 감정을 쏟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단단히 이합체를 맺고 도타운 정을 나누면서 우리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