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이 시간.
외출을 하기 전
서랍 속 깊게 넣어둔,
두꺼운 옷을 꺼내
아이들에게 입혀 주었다.
"엄마 진짜 겨울이 왔나 봐."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
딸이 이제 계절을 느끼며
먼저 입을 뗀다.
며칠째 보슬보슬 비로
공기는 더 차갑다.
이 계절도
그 끝을 준비하고 있다.
11월.
엊그제 새해를 맞이하고
소원을 빌었던 거 같은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
이제 한 해의 끝자락에 서있다.
쓸쓸하기도, 바쁘기도,
즐겁기도, 고단하기도 했던
그날들이 필름처럼 스쳐간다.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며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꿈을 꾸고,
희망을 꺼내 본다.
늘 같은 마음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가는
시간이 못내 미워진다.
그래서 지금
행복하게 보내려 한다.
붙잡을 수 없어 더 소중한
나의 값진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