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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Jun 24. 2024

특별한 수업 3

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저번 시간에 제자 1에 대한 고민이 많았었습니다. 미술 선생님인 제가 제자 1의 내면까지 돌볼 수는 없겠지만 지적 발달 장애인인 제자 1은 우울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먹고 있는데 약 때문인지 체중이 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데 내일 병원을 방문한다고 하니 의사 선생님과 상담해서 약을 바꾸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됩니다. 저는 그림 그리면서 저를 치유했습니다. 창작 활동은 인간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제자 1이 저처럼 좋은 변화를 가지게 되기를 빕니다.


제자 1은 예전처럼 미술 시간에 집중을 하지 못합니다. 그림을 대충 완성하려고만 해서 제가 하고 싶은 걸 아무거나 하라고 하였습니다. 일단 손쉬운 재료인 펜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렸는데 아무래도 제가 제 그림엽서를 나눠준 게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침 검은색 캔버스가 도착해서 보여주니 꽃을 그리겠다고 말을 해서 동백꽃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검은색과 빨간 동백꽃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제자 1은 형태도 잘 그리고 조금 색칠하니 다 그린 거 아니냐고 저에게 묻네요. 음, 예전에 그림 그리면서 자신이 주도하던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다음시간에 잘 이야기하고 상태를 살펴본 후 지도해야겠습니다.


제자 2는 지난 시간에 병아리 이미지를 찾아보지 않고 멋지게 그렸고 과슈 아크릴 물감으로 풍경도 꼼꼼히 마무리했습니다. 명암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어서 말을 하니 잘 따라옵니다. 하지만 미술 시간이 익숙해졌는지 다른 제자들과 잘 지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이 주도하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보조 선생님이 제자 2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다른 일을 하니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보조 선생님께서 바빠서 제자 2의 말을 못 들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였습니다. 제자 2는 몸은 어른이지만 마음의 상처를 잘 받는 8~9세 어린아이의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벼운 농담도 조심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제자 3은 수업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제자 4는 작년 미술 시간에 같이 수업을 했었습니다. 의사 표현이 서툴고 4세 정도의 그림 표현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성격이 활발합니다. 제자 4는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의 그림이 재미있는지 자주 웃어서 저를 흐뭇하게 해 줍니다. 하지만 저의 미술교실과 제자 4의 컨디션이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므로 수업 방향에 대해 조금 고민을 하고 대표님과 상의해야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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