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미술교실
저는 지금 성인 발달 장애인들에게 미술을 가르치며 제가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아채고 저를 살펴보기 위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수업은 펜의 매력에 푹 빠져 그림을 그리는 제자 1과 산을 주제로 추상화를 그리다가 요즘 흥미로운 대상이 자동차여서 자동차 이미지에서 숨은 그림을 찾고 있는 제자 2 그리고 보조 선생님과 제가 함께 했습니다.
제자 1은 지난번 시간에 이어서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가는 사인펜과 끝이 두꺼운 아크릴 펜을 적절히 섞어가며 인터넷에서 매화꽃 이미지를 찾아 그림을 그렸는데 제자 1 스스로 그림에 만족해합니다. 자신의 그림을 보며 뿌듯해해서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제자 1은 그림의 구성이 허전하다고 하여 매화꽃 아랫부분에 초가집 지붕을 그리고 싶다고 말하였고 연필로 정성 들여 스케치를 하였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얼마간은 펜으로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자 1의 마음 상태는 많이 호전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면서 점점 마음도 가벼워지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자 2의 산 추상 그림을 잠시 접어두고 제가 제자 2의 좋아하는 주제를 다시 살펴보기로 하였습니다. 지적 장애인인 제자 2는 밝고 긍정적입니다. 미술 시간에 적극적인 자세로 상당히 몰입하여 그림을 그립니다. 제가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 물어보니 제자 2는 요즘 자동차 게임에 나오는 스포츠 카가 좋아하는 대상이라고 말을 합니다. 음, 스포츠 카... 기계는 복잡하고 그리기에 상당한 그림 실력을 요구하지만 저는 제자 2의 그림실력이 아닌 제자 2의 감수성을 찾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작년 미술을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사물을 보는 형태감이 좋아졌습니다. 스포츠 카의 복잡하고 작은 형태들을 자동차 안에 그리려고 하지 말고 도화지 전체에 그려도 된다고 말을 하니 처음에는 망설이다가 기계적인 형태들을 도화지 여기저기에 망설임 없이 재미있게 그립니다. 복잡해 보이는 알 수 없는 형태들이 재미있습니다. 저는 제자 2에게서 제 그림에 대한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인간은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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