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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텔 Apr 25. 2022

좋은 제안서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하나투어 (1)

실제 제안서를 통해 알아보는 제안서 쓰는 꿀팁



And, after all, winning business is
what writing proposals is all about.
(그리고 결국 사업에서 이기는 것이 제안서를 작성하는 모든 이유입니다)

-Tom Sant, Persuasive Business Proposals: Writing to Win More Customers, Clients, and Contracts-



제안서가 뭐라고


    세계적인 비즈니스 제안서 전문가이자 유수의 기업에서 파트너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톰 산트 박사는 제안서의 중요성을 위와 같이 말했다.


산트 박사가 언급한 대로 제안서는 단순히 무언가의 시작을 위한 서론 같은 개념이 아닌 사업,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한 목표 그 자체이다.


제안서는 모든 프로젝트, 사업의 시작이자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하는 로드맵, 개인 및 기업의 원대한 포부를 밝히는 출사표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제안서를 통해 투자를 받고, 제안서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하며, 심지어 제안서를 통해 개인의 역량을 평가받게 된다.


우리는 특정 제안을 할 때 하고 싶은 말과 제안하고 싶은 전략이 이미 머릿속 깊이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머릿속에 있는 날것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제안서가 정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러한 날것의 생각들을 꺼내어 구조적으로, 설득력 있게(때로는 시인성 있게) 구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말은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제안서를 작성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내가 이렇게 논리가 떨어지나? 하는 생각이 자동적으로 든다.


그렇다면 좋은 제안서는 어떻게 작성할 수 있을까? 마케팅 에이전시 라텔앤드파트너즈의 대표 제이슨과 함께 작성한 실제로 하나투어에 제안할 때 사용한 제안서를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그전에 화자부터 정리를 좀 하겠다. 앞으로 주어는 제이슨과 나(라텔)를 통틀어 ‘우리’라고 칭하겠다. 그리고 중간중간 제이슨의 말을 인용해 그의 의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를 짚도록 하겠다.)




Simple Is the Best



가장 중요한 건 전달이에요.

    일단 제안서를 대할 때의 기본적인 태도부터 확실히 하자. 제이슨은 제안서를 작성할 때 가장 근본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바로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한다는 그 자체다.


장황하고 긴 글, 넘쳐나는 데이터 도표,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은 주장이 강조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흐려지게 한다. 어차피 모든 내용을 다 담을 수 없다. 길어봤자 한 시간도 안 되는 PT 시간에 집중을 유지시킴과 동시에 주장을 일관되게 하려면 결국 최대한 간결하게 하고자 하는 말만 전달해야 한다.


두 가지 색상으로만 제작된 간결한 제안서 제목 장표

 

실제로 이 제안서를 보면 디자인이 굉장히 간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용된 색상마저도 흰색과 검은색을 기본색으로 쳤을 때, 가급적이면 최대 2개의 색상만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이 또한 하고자 하는 말만 전달하기 위한 극강의 ‘심플’ 전략 중 하나이다. 이렇게 부수적인 요소들의 힘을 빼고 나면 남은 것들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느껴지고, 숨겨져 있던 일관된 주장이 드러나게 된다. 이 점을 유념한 채 보도록 하자.




구조 설명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빠른 구조에 대한 파악과 읽기의 용이성을 위해 해당 제안서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겠다. 먼저 우리는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를 간략하게 소개하기 위해 자사 소개를 넣었다. 이어서 전체적인 시장을 분석했고,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소개와 운영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으로 우리는 브랜딩 전략을 추가로 제안했기 때문에 브랜딩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어서 구체적인 브랜드 전략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제안서를 구성했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구조이다.

제안서 구조 설명

1. 자사 소개 → 우리는 '라텔앤드파트너즈'라는 마케팅 에이전시입니다.
2. 시장 분석 → 먼저 하나투어가 속해있는 시장과 경쟁사를 분석할게요
3. 퍼포먼스 마케팅 제안 → 퍼포먼스 마케팅은 중요해요, 그리고 우린 이렇게 해요 (하나투어가 원하는 메인)
4. 브랜딩 전략 제안 → 퍼포먼스 마케팅만으로는 부족할거예요, 우리는 브랜딩도 함께 생각해봤어요 (추가적인 제안)




라텔소개


    우선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라텔앤드파트너즈’라는 마케팅 에이전시로, 사명에 있는 ‘라텔’(벌꿀오소리)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걸맞게 천적 없이, 겁 없이 뛰어난 마케팅적 선구안과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퍼포먼스/브랜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회사다. 지금까지 삼성화재 애니카 다이렉트, 아큐브, 파나소닉 람대쉬, 아비노, 서울시 등의 유수의 기업/브랜드와 함께 일하며 만족스러운 성과를 이끌어왔다. 우리의 소개를 어떻게 장표로 구성했는지 함께 보도록 하자.


소개 장표(서두)[왼쪽] 간단한 라텔앤드파트너즈 소개[가운데] 라텔앤드파트너즈의 정체성[오른쪽]

    

먼저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소개 장표를 삽입했다. 이 장표는 앞으로 해당 제안서의 다른 섹션에서도 같은 형식으로 등장해 미리 흐름을 잡는 길라잡이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이어서 우리는 라텔앤드파트너즈가 어떤 회사인지를 소개하는 간단한 소개 글을 담은 장표를 넣었다.


이어서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했다. 세 페이지 모두 제한된 색상과 간략한 글을 통해 효과적인 내용 전달에 집중했다. 또한 우리는 더 효율적으로 우리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중간중간 글자에 볼드를 삽입하며 더욱 효과적인 내용 전달을 지향했다. 앞으로 우리의 장표를 보다 보면 적절한 볼드와 노란색 하이라이트를 자주 확인할 수 있을 것인데, 이것들을 위주로 한 번 읽어보며 우리가 얼만큼 ‘알맹이’만 전달하려고 노력했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도 하나의 참고 요소가 될 수 있겠다.


다음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마케팅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왔던 기업들과 각 프로젝트들의 성과를 간략하게 적었다. 혹자는 ‘하나투어에 제안을 하는데 뭐 하러 다른 기업들의 성과를 가져왔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표들은 우리가 얼만큼 능력 있는 회사인지 보임과 동시에 앞으로의 제안에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로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된다. 기억하자. 우리가 우리 입으로 말하기 전까지는 상대방은 알 수 없다(상대방이 우리의 성과 등등을 일일이 검색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라탤앤드파트너즈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브랜드/기업들

    

이 장표들을 보면 간략하게 기업의 로고와 더불어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 그리고 그에 대한 성과가 적혀 있다. 여기서 굳이 어떤 과정까지 진행했는지를 세세하기 담을 필요는 없다. 이 장표는 말 그대로 우리의 말에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당 장표들을 보면 주요 성과를 중심으로 하이라이트가 쳐져 있다. 이 또한 앞서 말했던 바와 궤를 같이한다. 우리가 이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해 왔습니다’만 보여주는 것이다.




시장


소개 장표(서두)

    다음으로 우리는 시장을 분석했다. 하나투어는 누구고, 또 현재 하나투어가 있는 시장은 어떤지를 알아야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전략에 힘이 실린다.



하나투어의 정체성과 방향성 확인

   

 먼저 하나투어의 정체성을 파악해보자. 이 페이지는 하나투어의 브랜드 리뉴얼을 소개하는 하나투어의 홈페이지 내용이다. 우리는 하나투어는 언제 설립된 회사이고, 얼마나 대단한 회사이고 등의 제안을 함에 있어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 한 개도 가져오지 않았다(어차피 하나투어가 우리보다 잘 알 텐데 뭐 하러 굳이?). 여기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이거다.



뭐 하는 회사이고 뭘 판매하는지



잊지 말자, 우리는 ‘하나투어’라는 회사의 상품을 잘 팔 수 있게 하려고 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럼 해당 기업의 정체성의 방향성만 확인하면 된다. 자세히 보면 하나투어는 기존 주력 상품인 ‘패키지’ 여행을 넘어서 ‘여행’ 그 자체를 상품으로 MZ 세대에게까지 타깃을 확장해 판매하고 싶다고 한다. 한 마디로 ‘여행 플랫폼’이 되고 싶다는 뜻이다(우리는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한 단어로 하나투어가 지향하는 정체성을 정의했다).




하나투어가 속해 있는 시장 분석


현재 하나투어가 속해있는 시장 분석 및 경쟁사 확인

   

현재 여행 시장에서는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국내의 가까운 지역에서 하는 ‘국내여행’이 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숙박여행’ 못지않게 ‘당일여행’ 또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당 장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시피 단순하게 소비자들이 ‘어디로 어떻게 여행을 가는지’만 심플하게 분석했다. 이어서 경쟁자를 파악하기 위해 숙박/여행사 별 MAU(월간 활성 사용자)를 분석했다.




숙박 & 여행사 별 MAU 분석


하나투어의 경쟁사 매출 분석 및 국내 여행 상품 수 비교

   

여기서도 심플하게 해당 시장의 ‘Big 2’(시장의 1, 2위), 그리고 자사를 위주로 분석했다. 그러자 현재 하나투어가 시장의 주류 기업들인 ‘여기어때’와 ‘야놀자’와 얼마큼 격차가 벌어졌는지가 명확히 보인다. 이제 이 기업들과 비교해 하나투어가 무엇이 얼마큼 부족한 지 분석해보자.


현재 Big 2 기업들은 코로나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기존의 종합 여행사의 숙소 예약률이 코로나 이전 대비 0.6% 감소한 것에 비해 Big 2 기업들은 무려 6.9%나 증가했다. 당연히 해당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앞서 진행한 분석을 통해 Big 2 기업들이 수혜를 받은 분야로 확인되는 국내여행 상품 수를 하나투어와 비교해 보자. 놀랍게도 Big 2 기업들은 하나투어에 비해 국내 여행 상품 수가 적게는 8배, 많게는 10배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우리 회사의 직원이 이틀 동안 밤새워서 직접 세 보았다).


시장 내 Big 2의 이유 확인

    

즉, 여기어때와 야놀자는 코로나 시국 이후의 주류 시장인 국내여행 관련 상품에 집중했고, 덕분에 이들은 해당 시장에서 Big 2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럼 하나투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개를 돌려 다른 시장의 예시들을 생각해 보자. 


하나투어의 지향점 확인

  

  스포츠 시장에서의 Big 2를 묻는다면 누가 뭐라 해도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언급할 것이다. 하지만 이 둘이 영원히 Big 2였던 건 아니다. 한때 기능성 및 품질을 강조함과 동시에 강한 의지를 다짐하는 캠페인 ‘I Will’을 내세우며 아디다스를 넘어 나이키의 자리까지 위협했던 언더아머의 선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을 묶어 스포츠 업계의 ‘Big 3’라고 한다.


또한 배달업계의 패왕 배달의민족과 함께 요기요, 쿠팡 이츠도 배달 업계의 Big 3로 인식된다. 사실 배달 업계에서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은 요기요와 쿠팡이츠를 합한 것보다도 더 높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들 음식 배달 브랜드를 생각하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를 떠올린다. 점유율에 상관없이 Big 3라는 바운더리 안에 들면 그 브랜드는 해당 시장에서 대표되는 브랜드로 인식된다. 하나투어는 그 부분을 지향점으로 삼을 것이다.




하나투어 인지도 분석을 위해 FGI 실시


FGI와 기업분석을 통한 결론: MZ 세대에 대한 Mind Share이 부족하다

우리는 이어서 하나투어의 인지도를 최근 1년 간의 네이버 검색량(정량)과 자체적인 FGI(정성)을 통해 알아보았다.


“초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너희들은 잘 못하고 있어’ 등의 부정어를 사용한다는 거예요”

    

    여기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절대로 부정어를 사용하지 말 것. 당연히 어떤 기업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한 마디 말이 천 냥 빚을 갚는다고 그 말도 돌려서 해야 상대방이 듣기에 기분이 덜 나쁠 수 있다(듣는 상대방도 사람이다). 예를 들어 하나투어가 MZ 세대를 상대로 성과가 잘 나지 않고 있다고 해도 ‘하나투어는 현재 국내 투어 시장에서 저조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음’ 등의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면 상대방의 공감과 호응을 얻지 못할 수 있다. 반면 같은 말이라고 해도 ‘MZ에게 낮은 Mind Share’ 등의 간접적인 표현은 상대방에게 같은 정보를 전달한다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덜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시장분석의 마지막으로 하나투어 측에서 제공한 RFP(제안요청서)를 상기시키며 ‘우리가 당신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습니다’를 보여줬다.

하나투어의 RFP (실제 RFP다 보니 보안 상의 문제로 일부 가리게 되었다)


시장분석의 장표 흐름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

1. 요즘 여행 행태/유형 분석 → 일단 요즘 시장 트렌드는 이래

2. 각 플랫폼 별 이용률 분석 (Big 2 추출) → 요즘 이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는 기업이야

3. Big 2의 매출과 1. 에서 확인한 여행 행태/유형 연계분석 → 잘 나가는 기업의 이유가 국내 여행     숙소가 여기 있었네? 하나투어는 어떨까?

4. 하나투어와 Big 2와의 비교 → 역시 이 부분에서 하나투어가 부족해

5. 하나투어의 지향점 정의 (이해하기 쉬운 예시 참조) → 하나투어는 이걸 목표로 하자

6. 하나투어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 지표 →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극복해야 해

7. 간단한 FGI를 통한 대략적인 하나투어의 인식도 → 내가 간략하게 알아봤는데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어

8. RFP 상기 → 우리가 이런 부분을 도와줄 수 있을 거야




퍼포먼스 '최적화'


소개 장표(서두)

    다음은 퍼포먼스 최적화다(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한 얘기다). RFP를 자세히 읽어봤다면 알 수 있겠지만 하나투어 측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을 위한 대행사를 원했다. 즉,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이 이 제안서의 메인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메인 제안을 보여주는지 확인해 보자.


우선 본격적인 전략의 소개에 앞서 간단한 서론을 통해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전환 광고는 이제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점점 개인 맞춤 광고 서비스가 중요시되고 고도화됨에 따라 더 많은 기업들은 단순히 전환 광고를 홍보 요소가 아닌 수익에 직결되는 중요한 통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의 니즈에 맞지 않는 전환 광고는 비용만 증가시킬 뿐, 현실적인 수익과 직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점을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했다. 그래서 이 문제의 중요성과 문제점을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각 시장에서 얼마나 퍼포먼스 마케팅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정리

 

이 장표를 보면 우리는 각 시장들이 얼마큼 전환 광고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간략하게 풀어내고 있다(역시 최대한 간결하고 제한된 색상만 활용했다).




이어서 문제점을 강조하기 위해 아예 한 장표에 느낌표만 넣었다. 심플하지만 임팩트 있는 전환점이다.

 



이어 우리는 앞서 언급한 똑같은 시장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담았다.




 

이어서 바로 앞 예시를 ‘수많은 인력과 예산, 시간을 투자한 여러 브랜드들도 결국 전환 광고의 퍼포먼스 정도를 측정하는 데에 실패한다’는 식으로 간략하게 정리해 전반적인 전환 광고의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투자한 자원의 양이 아닌 결국 ‘효율성’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의 답(Key Driver)은 분석은 기계에게, 운영과 활용은 사람에게 맡겨 분업화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 문제의 답을 조금 더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우리는 한 비유를 가져왔다.


군맹무상, 맹인 여러 명이 코끼리를 만지다


    열반경에 나오는 이 사자성어는 여러 명의 장님이 코끼리의 다양한 부위를 만지며 각자 자신들이 만진 부분에 대해서만 확대 해석하는 재밌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에서 다양한 분석 툴을 활용해 얻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사람’에게 분석을 맡긴다. 문제는 한 사람이 모든 데이터를 다 볼 수는 없고, 여러 명이 달라붙어도 결국 ‘군맹무상’이 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편향된 해석과 잘못된 예측을 도출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라텔앤드파트너즈는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을 머신러닝과 AI를 앞세운 기계에게 일임하고, 나머지 전략 구상과 집행은 사람이 하는(자랑 아닌 자랑을 하자면 우리가 운영 중인 데이터의 정합성 및 정확도는 무려 97%에 달한다) 식으로 구성해 훨씬 더 정확하고 효율적인 분업화가 가능하다. 코끼리를 골고루 만지는 것이다.




 

당연히 기술적인 이야기가 나왔다면 그것에 대한 근거와 예시가 필요하다. 우리는 간략한 운영 계획과 실제 운영 화면으로 기술적인 부분의 예시를 들었다(이 부분은 설명하지 않아도 제안서의 전반적인 플로우를 이해하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부분은 아니기에 그냥 과감하게 넘어가도록 하겠다).


 실제로 만약 이 부분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얘기하자면 정말 하루 종일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속 말하지만 한정된 시간에서 우리의 모든 역량과 가능성을 늘어놓을 수 없다. 최소한의 이해와 궁금증을 해결하는 선에서 정보를 전달하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가 ‘군맹무상’과 같은 이해하기 쉬운 비유를 가져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퍼포먼스 제안의 서론의 마지막 부분으로 우리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 흐름을 도식화한 장표와 우리만의 차별점인 사람과 기계의 분업화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장표를 삽입했다. 지금까지 선보인 퍼포먼스 마케팅 제안의 서론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간결하고 흐름이 느껴지는 구성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제안 서론

이제 전환 광고는 필수적이야 →  근데 다른 시장에서도 많이 하는데 생각만큼 잘 안돼 → 그 이유는 사람에게 모든 걸 맡겨서 그래(‘군맹무상’을 떠올려봐) → 우리는 그렇게 안 하고 기술을 도입해서 분업화한다? → (전반적으로) 이런 식으로 운영할 거야

(이어서 자세한 퍼포먼스 마케팅 운영 본론)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


3가지로 분리한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

    이어서 우리는 구체적인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을 보여줬다. 퍼포먼스 마케팅에서 성과 기준점은 전환 광고다. 소비자가 배너 등을 통해 마음이 움직여 해당 배너를 클릭하거나 자사 웹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자사 브랜드가 팔고 있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의 특정 성과 기준점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면 그 전환 광고는 성공한 것이다. 정말 별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을 위해 정말 많은 기업들이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자잘한 데이터들을 전부 수집하고 분석한다(그리고 실패한다).


        우리는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퍼포먼스 광고를 실행하는 데에 있어서 특정한 단계나 규칙은 없지만 심플함을 추구하는 우리는 쉽게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가’(Banner Station), ‘어떤 문구를 넣을 것인가’(광고 전략 Frame), ‘어떤 채널/방식을 통해 보여줄 것인가’(미디어 Frame)를 기준으로 나눴다. 하나씩 보도록 하자.




1. Banner Station
: 광고 Identity를 유지하며 제작속도와 퀄리티가 확보되어야

    

첫 번째로 Banner Station이다. 우리는 배너를 통해 전환 광고를 집행하려고 하기 때문에 배너의 시각적인 부분을 잡았다. 웹서핑을 하다 보면 우리는 인지하지도 못한 채 수많은 배너 광고에 노출된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유심히 보지 않는다(실제로 본인이 웹서핑 중 등장한 광고 배너를 보는 데에 얼마를 할애하는지 생각해 보자).


우리는 여기서 또다시 심플함을 제안했다. 그냥 본인이 원할 것 같은 여행을 하나투어에서 할 수 있다는 얘기만 했다. 심플하지만 눈길을 사로잡기에 딱 좋다. 근데 사람마다 가고 싶은 여행은 천차만별일 테고, 그럼 글귀와 사진을 몇 개를 준비해야 할까?(또 만약에 새로운 유형의 여행이 생기면?)


우리는 여기서 기술을 적용했다. 사진 레퍼런스와 카피에 꼬리표를 달아 데이터화하면 자동적으로 사이즈 등을 맞춰 배너를 제작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그러자 해당 예시 결과물처럼 깔끔하고 흥미를 자극하는 심플한 배너가 만들어졌다. 광고의 Identity를 유지함과 동시에 제작 속도와 퀄리티가 확보된 것이다. 우리가 이 부분을 어떻게 장표로 풀어나갔는지 보자.


다양한 캡션, 사진을 조합한 배너의 시각적인 예시


간략한 실행 방안 설명

    백문이 불여일견. 우리는 여기서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시각적인 예시를 먼저 첨부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어서 간단하게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를 담은 프로세스를 도식화해 그 뒤에 첨부했다. 여기서도 디테일한 기술 설명은 큰 효과가 없으니 시각적인 레퍼런스와 적절히 조화시켜 한 페이지에 담았다.




2. 광고 전략 Frame


    다음으로 광고 전략 Frame이다. 말했지만 광고 배너는 찰나의 순간에라도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흥미를 자극하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는 이 짧은 캐치프레이즈에도 세분화를 진행했다.


리더의 언어 예시



2-1) '여행상품'을 리더의 언어로

    우선 ‘리더의 언어’를 정의했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사다. 따라서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홍보할 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3위 통신사인 LG 유플러스가 ‘~[는] LG유플러스에서’라고 할 때 SK텔레콤에서는 ‘~[도] SK텔레콤에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사용했다. 리더의 언어인 것이다.


하나투어에 적용한 리더의 언어
리더의 언어를 활용한 배너의 시각적인 예시


“리더인 척하자”

    그렇다고 꼭 한 시장의 1위 기업만 이런 리더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당연히 아니다. 비록 하나투어는 여행/숙박 시장에서 Big3에 들지도 않지만 우리는 하나투어가 리더의 언어를 사용해 자신감을 보일 수 있도록 제안했다(여기서도 사진을 통한 시각적인 예시를 주로 동원했다).



2-2) '고객의 여행'을 MZ 언어로


MZ 세대의 언어 정의


   

 이어서 떠오르는 큰손, MZ 세대의 언어를 정의했다. 이 캐치프레이즈들은 다양한 소스에서 레퍼런스를 추출해서 적용시켰다. 만약 본인이 MZ 세대고(거의 대부분이겠지만) '별거 없는데?'라는 생각 이 든다면 그게 맞는 거다. 그들의 언어는 그들이 낯설고 새롭게 느껴지는 말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느껴져야 더 효과적으로 전달이 되고 공감이 된다.



2-3) '더' Promotion Re-targeting


3개로 정의한 Re-targeting 유형, 우린 그중 오가닉 유입자를 예시로 설명을 이어나갈 것이다

    

광고 전략 Frame의 마지막으로 Re-targeting을 정의했다. 타깃들에게 소구 되는 캐치프레이즈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활동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기존에 한 번 자사의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이용했던 경험이 있는 소비자에게는 다른 이야기일 수 있다. 만약에 당신이 어쩌다 광고 배너를 통해서 하나투어의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고 가정해보자.


근데 막상 들어가 보니, 당신이 원하던 혜택이나 서비스가 부족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위의 캐치프레이즈들은 더 이상 매력적인 문구가 아니게 된다. 따라서 이들의 니즈를 더 구체적으로 충족해줄 수 있는 더 맞춤화 된 캐치프레이즈와 혜택이 필요하다. 우리는 퍼포먼스 광고, 브랜딩 광고, 오가닉 유입자로 기존 플랫폼 이용 경험 타깃을 정의했다. 또한 세부적으로 각 타깃마다 어떻게 맞춤 프로모션을 제공할지 간략하게 보여주기 위해 오가닉 유입자를 위한 프로모션 기법으로 예시를 들었다.



줄리안 커민스의 책에서 발췌한 각 타깃 별 프로모션 방식 예시

    실제로 이 도표는 마케팅의 대가 줄리언 커민스의 저서에서 발췌한 프로모션 기법이다. 이러한 적절한 예시는 전문성을 높이고 우리가 방법론 있게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딱 좋은 증거다. 혹시 이런 장표에서 구체적인 설명을 첨부할 생각이라면 당장 접어야 한다.


듣는 사람들은 제안을 들으러 온 것이지 강의를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내가 대략 어떤 식으로 할 건지만 설명하고 넘어가고 나중에 QnA 시간에 질문이 들어오면 그때 더 자세히 설명해라. 사진 레퍼런스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내가 하고 싶은 제안과 일관된 내용이 아닌 부수적인 내용이라면 그저 집중을 빼앗기만 한다.


각 타깃 별 프로모션 예시

    광고 전략 Frame의 마지막으로 각 타깃마다 적용할 프로모션 기법을 활용했을 시 그 특성에 맞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 배너를 시각적인 예시로 첨부하며 실행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렇게 해서 광고 전략 Frame에 대한 설명까지 모두 마쳤다. 이 글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곁들이느라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 듣는 상대방도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기 때문에) 부가적인 설명을 제외한다고 가정한다면, 상당한 양의 시각적인 레퍼런스와 간결한 장표로 인해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3. 미디어 Frame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의 마지막으로 ‘우리가 어떤 경로/방법으로 실행할 것인가’를 담은 미디어 Frame을 정의했다. 복잡해 보이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쉽다.

세 가지로 정의한 홍보/노출 채널

  


  우선 우리가 정의한 여러 가지 홍보/노출 채널 중 각 특성 ‘Broad & Targeting’, ‘Conversion Focused’, ‘Re-engagement’에 맞는 채널을 선정해 도식화했다. 

   

 이어 기술적으로 어떻게 소비자의 특성에 맞게 전환 광고를 집행할 것인지를 간략하게 도식화한 플로우 차트를 삽입했다(이 부분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깊게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이렇게 퍼포먼스 광고 실행 전략까지 설명을 모두 마쳤지만 우리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이에 더해 전술 차원에 제안을 덧붙였다(이런 추가적인 제안은 제안의 형태가 광고주의 니즈에 따라 선택적으로 추가하면 된다, 필수는 아니다). 




간략하고 눈에 띄는 장표를 통한 분위기 환기

우리는 여기어때가 야놀자가 제시하는 프로모션을 유사하지만 더 좋은 혜택에 제공한다는 점을 발견했고, 하나투어가 이들의 혜택보다 더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Me Too’ 전략을 함께 시행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았다. 이 전략은 말 그대로 추가 제안이기 때문에 최대한 간결하게 가져갔다. 



Me too 전략 본론

장표를 보자면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게 전술 차원의 추가 전략이라는 의미를 담은 ‘플러스알파’ 장표를 넣었다. 이어서 바로 전략명을 소개했다(추가 제안이라 이목 잡았고 바로 빠르게 본론을 제시했다). 이어 우리가 발견한 점을 공유했고, 해당 추가 제안의 마무리로 하나투어가 이를 진행했을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 지를 담았다.



'이만큼 쓰면 이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거야'의 느낌으로 삽입했다 (보안상 상세한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퍼포먼스 전략화의 끝맺음으로 가장 정석적이고 깔끔하게 해당 전략의 기대효과를 장표를 첨부하며 해당 파트를 마무리 지었다. 정리하자면


퍼포먼스 마케팅의 중요성 → 퍼포먼스 마케팅의 어려움 전달 및 우리의 차별점 → 구체적인 실행 전략

  

이렇게 해당 파트를 구성했다. 글이 길어진 관계로 다음 글에 이어서 퍼포먼스 마케팅의 성과를 더 올릴 수 있는 브랜딩 전략 제시 과정을 살펴보겠다.



본 포스팅은 마케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오소리 1'이 라텔앤드파트너즈의 CEO, Jason이 진행한 경쟁PT를 분석 및 리뷰하는 콘텐츠 입니다. 

* Jason은 120회 정도 진행된 경쟁 PT 중, 110회 정도를 수주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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