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디와 트램프 May 29. 2023

소소한 이야기를 : 마법소녀는 과연 지금도 아름다울까?

어느새부터 마법소녀는 안 아름다워졌어

마법소녀, 브런치와 많은 사이트에서 본인에게 큰 힘을, 그리고 많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하나의 장르이자 매개체였다. 만화 입문 초창기를 마법소녀로 했었던 본인에게는 언제까지나 소중하고 가꿔나가고 싶었던 장르물, 그리고 어느 누군가에게는 추억으로, 어느 누군가에게는 모에스러운 작품들로 익숙할터였다.


이번의 새로운 브런치 글에서는 고정 코너였던 '띵작 만화를 찾아서' , '마법소녀의 역사'를 넘어 새로운 연재작이자 만화에 대한 리뷰가 아닌 본인의 생각, 그리고 만화와는 다른 본인의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다루는 '소소한 이야기를'의 첫 시작을 해보고자 한다. 물론 첫 시작이니까 본인의 첫 시작점이었던 마법소녀로 시리즈를 처음으로 열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고, 요즘들어 자주 생각하던, '마법소녀는 과연 지금도 아름다울까?' 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맞아떨어져서 다행이라고 생각도 든다.


이번의 첫 시작, 그리고 2개월만에 돌아오는 브런치에서의 글을 기대해주길 바라며, 이런 장르나 글이 본인에게 맞지 않더라도 한번 쯤은 생각을 해봤기를 기대하며, 그리고 그간 기다려왔던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보내며, 글을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1. 마도카 마기카. 그 이후의 이야기


꿈과 희망이 넘치는 것 같지만 본 모습은 그렇지 않다.


마법소녀의 과거를 지나 2010년대 마지막 전성기를 대부분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나온지 벌써 12년이나 되어가는 이 작품을 다들 그렇게 회상하는 이유는 '마법소녀 최대의 이단아' , '반전의 반전을 넘는 작품' 이라는 인식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간 나왔던 여러 작품들도 물론 어느정도 그런 요소를 안 담은 것은 아니지만, 리리컬 나노하 이후 가장 파격적이면서도 여러 이변을 일으켰던 작품은 마마마, 즉 마도카 마기카가 가장 충격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마도카 마기카가 물론 최초로 암울하면서도 카오스적인 모습을 보였던 작품은 아니다. 밍키 모모에서 주인공이 죽고, 야다몽에서는 아예 후반부 분위기가 암울해지는 모습을, 세일러문은 광적인 스릴러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도카 마기카가 보여주었던 클리셰를 비틀어버리는 모습과 반전의 묘미, 그리고 통수와 통수를 서로가 치는 모습은 그간 봐왔던 마법소녀의 어두운 설정을 더 극대화 시키는데 일조하게 된다. '정통파 마법소녀'가 아닌 '개혁파 마법소녀'가 시작되는 시점이 바로 이 시기부터 나타나게 된다. 마법의 나라에서 찾아온 소녀, 아니면 마스코트가 힘을 주거나 치유를 해준다는 설정이 아닌, 감정적이고 서로가 싸우는 설정을 극대화한 모습은 새로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런 작품들이 나오던 시점도 마마마와 유사하기도 하니까. 


2000년대 중후반부터 시작되었던 '모에' 라는 요소는 마법소녀물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모에적 요소가 들어간 작품이 없던 것은 당연히 아니었지만, 그 시점에서 애니메이션계의 기조가 여러 장르물에서 일상물, 그리고 '이세계물' 이 보편화가 되던 시점이었기에 마법소녀물은 가라앉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마법소녀와 이세계를 더하면 되지 않나? 라는 말도 있었지만 결국 마법소녀는 다른 방향으로 생존을 모색하게 된다.


만화,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기조가 바뀌면 많은 것이 변화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장르와 장르가 뒤섞이는 것도 이젠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것이 당연지사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마법소녀라는 장르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마법을 가진 소녀가 갑자기 남자로서 변신을 하는 '마법소녀 나'와 같은 작품이나, 서로가 서로를 죽여버리는 몇몇 작품들은 말을 하지 않더라도 생각이 절로 들것이다.


보면서 충격을 가장 많이 받았던 '마법소녀 나'.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장르가 장르를 뒤덮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당장 에반게리온만 보더라도 메카물과 스릴러가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깐 말이다. 그리고 2010년대부터 시작되는 이세계물의 범람과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감소는 마법소녀물을 더욱 더 고갈되게 만드는 요소가 되버리고 말았다. 지금 세대에 맞추어 과감한 설정과 클리셰를 깨트리는, 참신한 작품이 많은 것도 맞지만, 그럼에도 마법소녀와는 전혀 맞지않는 설정이 많음에 조금은 안타까움을,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


물론 정통파 마법소녀가 아예 사멸화가 된 것은 아니다. 프리큐어 시리즈가 프랜차이즈라는 명목 하에 지금도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나름대로 인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법소녀 팬들이 갈구하는 모습은, 그 전과는 다른 모습, 그리고 틀딱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법소녀라는 장르의 한계가 크다고 생각하게 된다. 본인은 아직 더 할수있는데, 은퇴하지 않았는데도 사회적 인식과 여러 한계치로 인하여 나오지 못하는 그런 모습이기에...



2. 양산형의 도래, 그리고 찾아오지 못하는 아쉬움



마마마 이후 어느정도 인기를 얻어냈던 '마법소녀 육성계획'


마도카 마기카가 마법소녀물에 끼친 영향은 상당히 깊다. 물론 세일러문 같은 작품들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그렇긴 하지만, 아직까진 밝디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장르에 어둡고 암울한, 꿈과 희망을 넘어선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넣어버렸기에 그간 나왔던 작품들과는 극명한 차이를 두었다. 끝에서는 희망을 간직하여 철학적인 모습도 넣음으로서 그저 어두운 작품이 아니라 절망에서 나오는 새로운 희망을 위한 싸움을 보여주었다고 해석이 되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역설적인 모습이 나오게 되는데, 이런 마마마의 인기를 넘어서기 위해 양산형 작품들의 넘쳐나게 되어버린다. 일명 뽕빨물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물론 마도카 마기카의 잘못이 아니라 해석 자체를 잘못 읽어내서 그저 '마마마 같은 작품을 내면 우리도 돈을 많이 벌겠지?' 라는 제작사의 개같은 잘못된 생각과 몇몇 팬들의 착각이 이런 악순환을 만들어낸 것이다. 마도카 마기카가 전체적인 호평을 받은 이유는 '꿈과 희망'을 현실적으로 다루어냈기 때문이었는데, 이를 배재하고 그저 죽이기만 하고 모에만 집어넣으면 된다는 생각이 절로 드러나게 된다. 물론 마마마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그저 같은 양산형이나 다름없다고 까는 경우가 있다. 


사실 양산형 애니가 문제시 되는 것은 비단 마법소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위에서도 여럿 언급했지만 '이세계' 라는 이름만 붙으면 거의 다 비슷한 모습을 다루니깐. 물론 이세계물이 새로운 줄거리를 만들어 내는데 큰 도움도 되고, 지금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더 자유로운 곳에서의 활동이 초능력에 맞기도 하니까. 라는 정당한 합리화도 되겠지만, 모에요소가 너무 많아진 것에 대한 반발심리는 결국 '양산형'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게 된다. 하나의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이에 따른 부가적인 인기를 얻기 위해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모습에서 이를 크게 볼 수있다. 스폰서, 그리고 시청률이라는 괴수앞에 무릎꿇는 제작사의 현실 앞에 그저 바라보기만 할수밖에 없는 노릇.


물론 크게 터진 작품 이후에 그러한 모습을 따라하려고 하는 작품이 나오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세일러문만 하더라도 성공 이후 많은 마법소녀 작품들이 하나씩 세일러문의 요소를 가져왔었고 웨딩피치는 아예 표절작이라는 오명을 들으면서 까지 유사성을 강하게 넣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따라하기에만 급급한 것에 대한 자정작용이 좋게 일어나는 것은 굉장히 드물다. 클리셰를 없애기 위해 시도한 요소가 되려 역으로 클리셰가 되어버리고, 결국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 많아진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장르를 파괴하고, 클리셰를 비틀기 위햐서는 그 장르에 대한 해석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저 겉핥기로만 바라보는 해석이 과연 성공하기가 쉬운지에 대해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양산형 작품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닌, 새로운 모습의 작품들을 갈구하고 클리셰나 패턴이 획일화되지 않은 작품을 사람들은 원하고, 더 흥미롭게 볼 수밖에 없을 노릇이니까.


세일러문과 카드캡터 사쿠라의 리메이크, 이런 고전작의 리메이크는 언제나 반갑지만..


다양한 마법소녀물의 리메이크 역시 짚고 넘어갈 이야기이다. 세일러문과 카드캡터 사쿠라, 그리고 마법소녀의 작품은 아니지만 마법진 쿠루쿠루, 더 넘어 우루세이 야츠라 (시끌별 녀석들)의 리메이크가 시작되고, 방영되었다. 이 네개의 작품들은 구작 방영 당시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작품들이다. 세일러문은 말할 것도 없고 사쿠라 역시 그 시대에는 세대를 넘어 엄청난 인기를 얻었으니까. 당연히 리메이크는 계획이 되었을 것이고, 예전 세대를 다시 끌어오기 위한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 바로 '세일러문 크리스탈', '카드캡터 사쿠라 클리어카드 편' 이 되시겠다.


하지만 세일러문의 리메이크 작은 구작을 봐왔던 팬들에게는 실망을, 새롭게 세일러문을 접하는 지금 세대의 팬들에게는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이 충격은 좋은 의미가 아니라 엄청나게 안좋은 의미로서 통하게 되었다. 어딘가 부족한 듯한 작화, 그리고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작화 붕괴의 현장은 이야기의 소소한 호평을 뒤엎고 그저 망작의 취급을 얻었다. 


사실 더 많은데 너무 심각해서 이것만 넣었다. 끔찍하다...



크리스탈의 대표적인 비판점은 바로 '작화 붕괴'가 컸었다. 분명히 세일러문 구작의 최대 장점은 '작화를 골라 볼수있는 재미' , 그리고 깔끔하고 수려한 작화였는데 시대를 지나 더 나아진 환경에서 보여줬던 그림체는 최악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세일러문의 본래 작화와는 전혀 다른 프리큐어스러운 작화, 그럼에도 방영을 끌고오면서 3기부터는 나름대로 좋아진 축에 속하긴 한다. 하지만 구작팬들에게는 여전한 불안감을 주었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작붕으로 회자가 된다.


구작팬들에게는 큰 상처를 안겨주었던 크리스탈의 이러한 작화붕괴의 이유는 아직까지는 정확히 밝혀진게 없다. 다만 유력시되는 의견이 '제작사의 자질 부족과 스태프들의 능력 부족' 이다. 루머로는 스폰서가 없어서 예산때문에 저렇게 그려놨다고는 하는데 사실 크리스탈은 스폰서가 붙었던 작품이었던데다가 많은 기대와 지원을 받았기에 이런 루머는 당연히 터무니없는 의견이나 다름없었다. 변신 장면을 3D로 해놨다가 원작자 타케우치 나오코에 한소리 들은 건 덤. 


이러한 리메이크의 실패는 마법소녀라는 장르의 기대, 그리고 새로운 예전 작품의 리메이크에 대한 기대를 불안감으로 바뀌게 하는데 일조하게 되었다. 당장 새롭게 신작을 낸다고 하면 실패하면 어떡하지? 틀딱이라는 소릴 들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함이 먼저 나오는게 현실이다. 세일러문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최고 인기작을 다시끔 원작을 재구성해 (구작은 원작 베이스의 작품이 아니다. 몇몇 비슷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오리지날 설정이 많다.) 새롭게 판을 내보겠다는 의미에서 제작이 되었지만 결국 드러난 것은 각본의 문제와 작붕의 크나큰 상처만이 남았을 뿐이다. 최고의 작품이 리메이크에서 엄청난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가 불운이 아닌 자기들의 책임이라는 점에서 상처는 더 배가 될 뿐이었다.


그나마 카드캡터 사쿠라의 경우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작화가 어느정도 변화가 있음에도 이질감이 덜하게 그려지기도 했고, 구작의 후속편이라는 점에서 관계도를 잘 이어나갔다는 평이 많다. 물론 떡밥회수가 많이 없는게 아쉽긴 하지만 세일러문의 처참한 실패와 비교하면 엄청난 호평인 것은 확실하다.


이러한 리메이크의 취지는 분명히 좋다. 예전의 작품들에 대한 추억 회상, 그리고 새로운 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판을 짜겠다는 제작 의도가 감춰져있으니까. 하지만 처참한 실패와 최악의 결과물은 결국 작품들에 대한 평을 깎아버리고, 틀딱 작품이라는 오명만 더 키울 뿐이다. 재해석에 대한 과감한 시도, 그리고 정확한 이야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있을때, 마법소녀 작품은 더 빛을 발하며 리메이크가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 당시의 팬들에게 새로운 선물을,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팬들에게는 예전의 감성을 넘어서는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리메이크에 대한 노력과 더붙어 구작에 대한 리스펙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3. 의외의 마법소녀 제작소, 한국


한국형 마법소녀의 표준점, 그리고 패러다임을 이끌었던 웹툰 '매지컬 고삼즈'


일본 본토내에서의 마법소녀 작들이 부진한 사이, 의외의 마법소녀가 만들어지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이다.


물론 한국에서 마법소녀 작품들이 아예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김동화 화백의 '요정 핑크'가 어느정도 마법소녀의 요소를 차용하기도 했었으니까. 정확히는 순정만화에 가깝지만 마법소녀의 요소가 들어가있다는 점은 당시 (199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만화계에서는 신선한 시도였었다. 애니화도 되었는데 평은 그렇게 좋진 않다.


나름 지금보더라도 작화가 아기자기하다. 순정만화 풍이긴한데 캔디 느낌도 있는 느낌


요정 핑크를 지나 일본의 마법소녀 작품만 들여오던 시점에 등장하는 여러 만화들, 우리에겐 플래시 게임에서 라면과 만두를 만들고 옷을 갈아입히던 슈의 마법소녀 버전이나 다름없는 '아바타 슈'라는 작품도 등장하게 되었다. 일단 마법의 요술봉을 사용한다는 설정이긴한데 마법소녀와는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시간이 더 지나면서 웹툰의 발전화, 그리고 색다른 마법소녀 작품이 등장하게 되는데, 바로 위에서도 소개했던 '매지컬 고삼즈' 라는 작품이 등장하게 된다. 이 매지컬 고삼즈는 마법소녀의 요소를 가득 담아오면서도 '지극히 평범한 고3 학생의 마법소녀 변신!' 이라는 매우 참신한 소재를 줄거리로 삼았다. 그저 농담거리로만 났던 '한국에서 마법소녀를 하면 학교 학원때문에 제대로 변신도 못하겠지?' 라는 이야기를 정말로 웹툰에 담아냈었다. 아예 1화가 수능 전날에 나왔으니 말 다했다.


이 작품의 묘미는 바로 엄청난 개그센스! (짤 출처는 박복숭아님의 브런치글)


물론 본토 내에서 나오는 마법소녀 작품들이 현실적인 모습을 다루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매지컬 고삼즈는 제목에서 부터 고3이라는 제목을 넣으며 지극히 평범한 학생의 마법소녀 이야기를 재밌게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이었다. 거기다 학교 선생님, 그것도 남자 선생님이 마법소녀로 변신한다는 것에서도 병맛 재미를 증가시키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정확히는 그냥 옷만 입은거다. 마법도 못부린다) 물론 내용이 내용인지라 학교에 대한 이야기가 안나올수가 없는데, 마법소녀라고 자기가 까발렸더니 학교에서는 되려 놀라기는 커녕 마법소녀에 대한 클레임을 걸고, 마법소녀 학원까지 등장하기도 한다. 물론 진지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입시문제를 마법소녀로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고, 고3에 대한 자신의 불안감도 종종 나오기도 했다.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게 내용을 자유롭게 다루었고, 우리나라에 맞게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해냈다는 점에서 '한국형 마법소녀'를 표방하기에는 매우 적절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의 어린 여자아이들에게는 매우 익숙할 두 작품들

위의 10대 중후반을 노린 작품들이 있다면, 정말 의외로 더 어린 아이들을 타깃으로한 작품들도 마법소녀에 속한다. 바로 시크릿 쥬쥬와 등골핑 티니핑이 그 예가 되시겠다.


물론 두 작품은 완구제품을 타깃으로 한 작품들이라 장난감이 죽어라 나오긴 하지만, 어느정도 한국에서도 어린 아이들이 볼만한 작품들, 그리고 장기적으로 방영이 가능한 작품들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가 될만하다. 시크릿 쥬쥬는 동화나라의 공주가 인간세상으로 내려가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티니핑은 우주의 어느 왕국의 공주가 지구로 내려간 '티니핑'이라는 마음의 요정들을 찾기 위해 지구로 내려가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야기만 보면 정통파 마법소녀의 이야기를 철저히 따르고 있는데, 물론 프랜차이즈의 면으로 따져보면 일본 내에서의 프리큐어와는 비교가 되진 않겠지만, 시크릿 쥬쥬의 장기적인 방영, 그리고 티니핑이 보여주고 있는 괴수급의 성장세와 완구제품의 어마무시한 판매량은 새로운 페러다임의 마법소녀 작품들을 내놓는데 큰 역할이 되어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등골핑, 파산핑이라는 오명으로 불리우고는 있지만, 엄청난 파급력을 일으키고 있는 캐릭터들의 아기자기함도 경쟁력에 한몫하고 있다.


물론 한국의 마법소녀 작품들은 일본에서 만들어내는 작품들에 비하면 작품의 갯수는 매우 부족하고, 작품들의 제작사들도 규모가 크진 않다. 물론 지금이야 완구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도 적극적으로 제작을 하면서 나아지긴 했지만 60년대부터 마법소녀라는 장르를 만들어내고 다양한 이야기를 고착화한 일본에 비해 한국은 역사가 매우 짦기도 하고, 이어지는 작품들의 거의 없기 때문. 하지만 현 세대, 무시무시한 발전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두 작품이 남기고 있는 발자취, 매지컬 고삼즈가 보여줬던 마법소녀를 소재로 했었던 참신함과 웹툰계에서 버텨은 모습은 한국의 마법소녀가 새로운 역사의 이정표를 만들거라 의심치 않는다. 물론 아직은 갈길이 바쁘지만, 본토에서 보여주지 못하였던 어린아이들을 철저히 타깃으로 잡았는 점에서는 마법소녀라는 장르가 적어도 죽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아직 시기는 오지 않았고, 마법소녀도 여전히 있으니까 말이다.



4. 마지막 이야기, 나에게 마법소녀는



언제나 마법소녀는 나에게, 그리고 글을 봐주시는 분들에게 같이 가길 바란다.


순수히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던 세일러문같은 정의의 소녀, 아니면 카드캡터 체리같이 순진무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이러한 작품들이 지금까지 회자가 되는 이유도 당연히 많을 것이다. 명작이기도 하고, 마법소녀하면 대표적인 작품으로 뽑을수가 있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지금 와서는 이러한 작품들만 언급이 되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다양한 장르에서는 새로운 작품들이, 특히나 로코물로 칭해지는 여러 작품들이나 지금의 일본 애니메이션을 있게 해주는 '이세계물'이 다양한 양산형, 아니면 많은 작품들을 내고있다는 것에서는 마법소녀물이 많이 위축이 되어있음은 확실하고 부정하지 못할 사실이기도 하다.


얼마 전, 어느 사람의 추천으로 '슈가애플 페어리 테일' 이라는 작품을 추천받았다. 마법소녀 작품은 아니고 동화와 비슷한 판타지물이었는데, 사실 보려고 마음먹었다가 여럿 생각만 하다가 이번주에서야 처음 보게 되었다. 내 취향같다며 추천해주길래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봤었는데 역시나 내 취향이 맞았다. 동화 같으면서도 작고 귀여운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의 만화, 마법소녀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작품들이 조금씩은 나와 준다는 점에서는 마법소녀라는 장르가 다시끔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나타낼 작품들이 언젠가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린세스 츄츄, 아니면 내일의 나쟈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 만화라 재밌게 본 것은 덤이다.


'마법소녀' 라는 장르가 아직은 살아있음은 확실하다. 디스토피아라는 꽤나 파격적인 작품이 나왔고, 프리큐어 프랜차이즈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기약없는 후속작만 죽어라 내고있으니까. 어느정도 숨은 붙어있고 그 숨을 과연 언제쯤 떼어질지 모르는 현실에 놓여있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아직 죽지않았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작품과 하나의 시리즈물, 그리고 여러 리메이크되는 옛 작품들이 조금씩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물론 나같이 예전의 작품들만 좋아하는 사람이 드물겠다만, 그래도 마법소녀라는 장르를 사랑해주고, 아껴나가줬으면 하는 바램이 조금은 있음에, 그렇기에 미워할 수가 없기에...



작가의 이전글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 : 마법처럼, 마도사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