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의 미디어 혁명
펜더는 싱글코일 픽업과 일렉기타 텔레캐스터를 처음 만들면서 일렉기타의 대중화를 이끈 브랜드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일렉기타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죠.
1950년대에 발매된 펜더의 첫 기타를 필두로 펜더는 시대의 아이콘과도 같은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일렉기타의 등장은 정말 많은 시대적 반향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활자에서 라디오로, 라디오에서 TV로, TV에서 인터넷으로, 그리고 인터넷에서 모바일로의 미디어 혁신이 사람들의 문화 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는 다들 잘 이해하고 계실겁니다. 하지만 일렉기타의 발명이 미디어 혁신을 초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1950년대를 시작으로 대중문화를 이끌어온 일렉기타가 저 위대한 발명들에 버금가는 커다란 혁신을 불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일렉기타의 발명은 가장 먼저 조연 중에서도 조연이던 기타를 주연으로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타는 장점이 많은 악기임에도 불구하고, 위상이 다른 악기들에 비해 떨어지는 악기였습니다. 클래식 연주시에는 음향이 너무 작아 콘서트홀을 채우기에는 부족하고, 앞에 마이크를 갖다대고 연주를 해야할 경우, 텅 빈 속때문에 음향이 높아질수록 하울링(울림현상)이 심했죠. 클래식이나 이전의 재즈음악을 들어보면 몇몇 곡을 제외하고는 기타의 역할이 상당히 제한적인 걸 보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일렉기타와 수많은 음향효과들이 등장하면서 로큰롤은 2000년대 이전을 대표하는 문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사회에 반항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젊은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하게 되었죠. 뿐만 아니라 재즈나 블루스와 같은 음악에서의 기타의 입지도 올라갔습니다.
여러분은 [음악의 성지]라고 하면 어떤 곳이 떠오르나요? 물론 좋아하는 장르와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많은 분들이 웸블리 스타디움을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일본 버블시대의 부도칸이라던지, 우드스톡 페스티벌이라던지 이런 곳들의 특징은 정말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흥미로운 건, 음향의 발전으로 인해 더 넓은 공간을 울릴 수 있는 음악이 탄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으로 장소로 음악이 진화했다는 점입니다.
즉 "음악은 다같이 열광하는 것이다."라는 문화가 주를 이뤘던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요즘은 이어폰으로 들으며 장르/아티스트가 더 세분화되었고 절대적인 강자 / 쌍두마차 / 트로이카와 같은 표현이 사라졌기 때문에 음악은 조금 더 개인적인 문화가 된 상황이죠.
앞으로 음악이 어떤 형태로 진화할지는 알수 없습니다. 시대에 따라 새로운 장르, 아티스트, 아이디어들이 생겨날테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미디어 혁명들이 기다리고 있을테죠. 하지만 전자기타라는 악기와 오디오의 발전 이러한 혁명을 초래하게 된 것도 역사적으로 큰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