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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 설 Dec 30. 2022

Happy Birthday To You

12월의 이야기

 우리 집 남자들의 생일은 일주일 간격으로 3번을 치른다. 36개월 둘째의 생일 12월 19일을 시작으로 일주일 후 108개월 첫째 생일 12월 26일. 6일 후 남편의 생일 1월 1일. 때문에 12월이 되면 케이크 멀미를 한다. 생일 케이크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케이크까지 소화하려니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12월은 우리 가족에게는 미역국의 달이다. 적당히 끓이기는 하지만 하루 세끼를 집에서 다 함께 먹지 않다 보니 항상 한 번 끓이면 3일 정도는 너끈히 먹는다. 그렇게 일주일 간격의 생일을 챙기려니 미역국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해서 11월, 2월을 미역국 통제의 날로 정했다. 누구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한 번은 남편이 자기 생일국은 떡국으로 대체하는 것이 어떻겠냐 했지만 떡국은 떡국, 생일국은 미역국! 아니겠는가.


 케이크를 12월에만 여섯 번을 챙겨 먹었다. 둘째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직접 만든 생크림케이크, 지인이 집에 놀러 오면서 들고 온 롤케이크, 회사에서 선물해준 롤케이크, 둘째 생일 케이크, 첫째 생일 케이크, 첫째 학원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생일 케이크까지.. 중요한 건 아직 1월 1일 남편의 생일이 남았다는 것이다. 남편이 내게 제안한다. 회사에서 준 롤케이크에 초만 꽂아서 1월 1일 생일 케이크로 대체하자고. 유난히 케이크 선물이 많았던 올해,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그게 효율적일 것 같다. 그래. 미안하지만 그렇게 하자. 그런데 유통기한이 어떻게 되더라?....... 또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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