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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SRV Apr 28. 2022

트릴레마, 처음 뵙겠습니다.

트릴레마 :블록체인이 아직은 채택되기 어려울 수 있는 이유


DSRV Research는 더 많은 사람이 Web3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지식을 연재합니다.


Disclaimer: 이 글은 정보 전달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권고, 법률적 자문 등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으며, 이로 발생한 결과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도 DSRV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본문이 포괄하는 내용들은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본문의 내용만을 통한 의사결정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트릴레마 :블록체인이 아직은 채택되기 어려울 수 있는 이유



블록체인이 가져다준 변화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미사일 포격으로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의 주도로 러시아에 대한 대대적인 경제제재가 가해졌습니다.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국제결제망(SWIFT)에서 퇴출당해 달러 및 유로의 결제가 막히면서 수출과 수입이 통제되었으며, 주요국 은행에 예치된 러시아의 외환보유고가 동결되었습니다. 달러가 가지는 국제 금융 결제 분야의 권력이 경제적인 무기로 사용된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의외로 빛을 발한 것은 암호화폐였습니다.


전쟁 상황에서 암호화폐는 어느 한 국가의 권위 아래 존재하는 통화가 아닌 전 세계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만인의 돈(People’s Money)’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였습니다. 침공받은 우크라이나는 암호화폐로 기부금을 받는 첫 국가가 되었고, 전쟁을 반대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기부를 통해 약 5,500만 달러를 모금할 수 있었습니다. 국가의 통화가 붕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시민들에게 암호화폐는 자산을 보존하기 위한 대체제가 되었으며, 최근 캐나다에서 금융계좌를 동결 당한 백신접종반대 시위대에게도 암호화폐는 그들의 거의 유일한 경제적 탈출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용자 계좌 동결 요구에 대한 크라켄 CEO Jesse Powell의 트윗, “만인의 돈(People’s Money)는 인류의 탈출 전략이자 평화를 위한 도구이다”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는 정부와 같은 중앙화된 기관의 검열이나 개입 없이 개인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이버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이퍼펑크 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검열에 대한 자유를 철학적인 배경으로 가지는 암호화폐는 전쟁 상황에 그 가치를 다시금 입증했습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완벽한 시스템인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암호화폐를 대중적인 통화로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블록체인이 가지는 가치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를 전 세계적으로 대중적인 통화로 사용되는 것에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한계점이 있습니다. 제도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블록체인의 가장 큰 허들이라고 고려되는 것은 바로 확장성, 즉 속도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초당 3–7개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지만 거래를 포함한 새로운 블록이 생성되는 데에는 약 10분이 걸리고 거래가 취소될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기 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립니다. Visa가 초당 최대 65,000개의 거래를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에 비교하면 이는 매우 느린 속도입니다. [1] 상점에서 결제하고 거래가 확정될 때까지 1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상상이 가시나요?

비트코인 트랜잭션이 확정되는데 걸리는 영겁의 시간

하지만 확장성을 해결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다양한 체인들이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의 대안이 되기 위하여 빠른 속도를 무기로 등장하고 있지만 이와 같은 체인들도 ‘확장성 트릴레마’라는 산을 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확장성 트릴레마란 무엇일까요?


블록체인 확장성의 트릴레마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한 문제를 ‘확장성 트릴레마’로 개념화했습니다. 그가 처음 제시한 트릴레마는 블록체인의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 한 번에 2가지만을 만족할 수 있고 3가지를 동시에 만족하기 매우 힘들다는 개념입니다.[2] 예를 들어 트릴레마 중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가진 체인은 확장성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블록체인의 문제점을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이란 무엇일까요?

탈중앙성(Decentralization): 중앙화된 행위자의 신뢰에 기대지 않는 시스템이어야 합니다.
보안성(Security): 다수의 악의적인 노드에 의한 공격에서 저항성을 가져야 합니다.
확장성(Scalability): 단일 노드가 처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트랜잭션을 실행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트릴레마를 처음 접하신 분들에게는 위의 개념들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블록체인이 어떠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 용어정리: 블록체인의 구조
블록체인이란 분산된 P2P(Peer to Peer) 네트워크를 통하여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컴퓨터들이 동일한 데이터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P2P 네트워크란 모든 컴퓨터들이 제각기 동등한 역할로 서로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P2P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컴퓨터를 ‘노드' 라고 부릅니다.[3]

블록체인에서 발생하는 거래들은 트랜잭션이라고 부르며 모든 트랜잭션은 블록체인 안에 기록됩니다. 트랜잭션들은 블록이라는 단위로 묶여 블록들이 서로 연결된 체인형태로 저장됩니다. 노드들은 합의 알고리즘이라는 매커니즘을 통하여 모든 노드가 일관적으로 유효한 체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동일한 블록을 동일한 순서로 체인에 저장하기 위한 합의를 이룹니다.
블록체인의 구조. 출처: DSRV Research

자 이제 비탈릭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볼 준비가 끝났습니다! 아래에서는 비탈릭이 정의한 개념들을 조금 더 풀어서 살펴보겠습니다.


탈중앙성

‘중앙화된 행위자의 신뢰에 기대지 않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중앙화된 행위자의 신뢰에 기대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제 우리는 블록체인의 구조에 비추어 알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은행과 같이 중앙화된 신뢰를 보장하는 주체가 올바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아닌, 분산되어있는 P2P네트워크의 노드들이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신뢰를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노드의 수가 증가하면서 네트워크가 더욱 분산될수록, ‘중앙 주체’라는 개념은 점점 희미해지고 이에 대한 의존성도 점차 낮아지게 됩니다. 트랜잭션의 유효성을 검사하고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건전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더 다양한 노드가 과정에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특정 이익집단이 네트워크를 독점하여 특정 트랜잭션을 검열하여 처리하지 않거나, 트랜잭션의 유효성 검사나 네트워크의 업데이트에 관한 결정을 일방적으로 좌지우지 하여 블록체인의 신뢰를 해칠 수 있습니다.


또한 더 다양한 노드들 덕분에 네트워크가 분산된다면, 몇개의 노드가 작동하지 않더라도 네트워크가 멈출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따라서 분산 네트워크는 높은 성능의 기기나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한 허가를 받을 필요없이, 많은 노드들이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수의 노드가 한 지역에 모두 몰려있다면 어떨까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모든 노드들이 위치한 지역의 인터넷 연결이 끊긴다면, 데이터 센터가 다운된다면, 혹은 규제로 인해 해당 지역내 노드들의 운영을 중단해야한다면 네트워크가 멈추게 될 것입니다. 또한 모든 노드가 한가지 언어로 구현된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만 사용하고, 해당 소프트웨어에 오류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노드가 같은 오류를 갖게 되어 네트워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것입니다.[4] 따라서 탈중앙성은 노드의 지역적 분산화 및 해당 체인에 대한 개발에 얼마나 많은 집단이 참여하고 있는지와 같은 측면에서도 고려해 볼수 있습니다.


보안성

‘체인은 다수의 악의적인 노드에 의한 공격에서 저항성을 가져야 한다’

이처럼 탈중앙성은 블록체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탈중앙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노드들을 네트워크에 참여시키기만 하면 될까요? 하지만 이러한 네트워크에서 우리는 어떠한 노드들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특정 노드들은 악의적인 행동들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악의적인 노드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다른 노드들에게 잘못된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유효하지 않은 트랜잭션을 유효하다고 속이는 행동들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노드에 장애가 있거나 노드들이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상황에서도 네트워크가 저항성을 갖고 올바른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합의 알고리즘은 노드들이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행동이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유지시키는 행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경제적인 모델을 고려합니다. 노드들이 올바르게 행동했을 때 보상을 부여하고, 악의적인 행동에는 패널티를 부여하고, 네트워크를 공격하기 위한 비용을 높여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것보다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이 더욱 이익이 되도록 합니다.


현재 비트코인에서 사용하는 합의 알고리즘인 PoW(Proof of Work, 작업증명, 이하 PoW)에서는 노드들의 컴퓨팅파워인 해시파워를 통한 경쟁으로 블록을 생성하고 블록이 가장 많이 연결된 체인을 정식체인으로 합의합니다. 노드들은 서로 경쟁을 통해 블록을 생성하고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악의적인 공격이 실패하게되면 그동안 받을 수 있었던 인센티브에 대한 기회비용과 경쟁을 위해 소모한 전기 비용이 패널티로서 작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악의적인 노드가 해시파워의 51%이상을 장악하게 된다면 블록을 생성할 확률이 증가하여 유효하지 않은 체인을 정식체인으로 만드는 공격을 성공할 수 있게 됩니다. PoW에서는 네트워크를 유지시키기 위한 해시파워를 점차 높여나가, 악의적인의 노드가 전체 해시파워의 51%를 차지하여 공격하기 위한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유지합니다.


PoS(Proof of Stake, 지분증명, 이하 PoS)합의 알고리즘에서는 블록을 생성할 권한이 보유하고 있는 토큰의 양에 따라 결정됩니다. 노드가 블록의 생성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토큰을 네트워크에 담보물로 예치(스테이킹, Staking)해야 합니다. 노드가 스테이킹된 토큰을 많이 보유하고 있을수록 블록을 생성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이때 노드가 만약 악의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노드가 보유하고 있는 스테이킹된 토큰의 수량이 삭감되는 패널티가 부여됩니다. PoW와 같이 PoS에서도 전체 네트워크에 스테이킹된 토큰의 51%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PoS에서는 네트워크의 기축 토큰의 시가 총액을 키워, 네트워크를 공격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유지합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높은 공격비용이 든다. 출처: DSRV Research

이와 같이 각 블록체인들은 악의적인 공격에 저항성을 갖기 위한 저마다의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특정 블록체인의 보안성은 트랜잭션을 어떤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그리고 네트워크의 탈중앙성과도 크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확장성

‘체인은 단일 노드가 처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트랜잭션을 실행시킬 수 있어야 한다’


확장성이란 블록체인이 트랜잭션들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를 의미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해당 네트워크를 이용할테니까요.


하지만 블록체인의 각 노드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들의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서 체인에서 발생했던 모든 트랜잭션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습니다. 트랜잭션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블록에 담겨 주변 노드에 전파되고, 블록을 받은 노드들이 각자 검증을 마친 후, 합의를 이루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때문에 각 노드가 네트워크의 모든 트랜잭션을 검증하는 한, 전체 네트워크가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수는 하나의 노드가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수와 같게 됩니다. 따라서 위의 정의는 블록체인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트랜잭션 처리의 병목현상에 대한 개선을 의미합니다.

� DSRV’s Tip : 블록체인의 속도

블록체인의 속도는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 수인 TPS(Transaction per Second) 및 거래가 완전히 확정되기까지 기다려야하는 레이턴시(Latency, 지연시간,이하 레이턴시)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TPS를 높이거나 레이턴시를 줄여야 합니다. TPS는 트랜잭션수/ 블록생성시간(blocktime)이므로 TPS를 높이기 위해서는 노드들이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 수를 증가시키거나 블록생성시간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레이턴시는 하나의 체인에 대한 합의 시간과 큰 관계가 있습니다. 체인이 사용하는 합의 알고리즘에 따라 블록을 생성한 후에 일정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블록을 생성하면서 즉각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전통적인 체인들은 확장성을 포기하면서도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높이는 선택을 하였고, 확장성을 개선한 체인들도 방법에 따라 탈중앙성 혹은 보안성을 희생하고 있는데요. 아래에서는 확장성을 포기하는 경우와 함께 확장성을 개선하는 경우 왜 탈중앙성 혹은 보안성이 희생되는지를 더욱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확장성 트릴레마. 출처: Vitalik Buterin 블로그

1. 확장성이 낮고, 탈중앙성 및 보안성은 높은 경우 

확장성이 낮은 체인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PoW기반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해당됩니다. 이와 같은 체인들은 오랜기간 동안 노드들이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구성된 다수의 노드들이 모든 트랜잭션을 검증하기 때문에 탈중앙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네트워크의 전체 해시파워가 매우 높고 많은 노드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쉽게 장악할 수 없어 보안성 또한 높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PoW 체인에서는 많은 노드들이 경쟁적으로 블록을 생성하기 때문에, 하나의 체인이 여러 갈래로 나뉘며 블록이 생성되는 ‘포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포크가 자주 발생하면 해시파워가 낭비되고 정식체인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PoW 체인에서는 포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블록생성시간과 블록의 크기를 제한하였기 때문에,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개수 또한 제한됩니다. [5] 또한 PoW는 합의알고리즘의 설계상 거래가 완전하게 확정될 수 없습니다. PoW 체인에서는 블록이 더 많이 연결될 수록 거래가 취소될 확률이 줄어들며, 통상 6블록을 기다려야 취소 확률이 충분히 줄어든다고 간주됩니다. [6] 비트코인은 블록생성시간이 10분이기 때문에 거래가 취소될 위험이 없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6 블록생성시간인 1시간을 기다려야합니다.


2. 탈중앙성은 낮고, 확장성 및 보안성이 높은 경우

탈중앙성을 희생하며 확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등장한 체인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테라(Terra)와 솔라나(Solana)가 있습니다. 이들은 블록 생성시 매우 빠르게 합의를 이루어 즉각적인 확정을 내릴 수 있는 합의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TPS를 높이고 레이턴시를 감소시킵니다.


테라는 노드들이 서로 통신하여 하나의 체인에 대한 빠른 합의를 이룹니다. 하지만 합의를 이루는데 많은 통신이 필요한 이러한 방식에서, 모든 노드가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참여하여 그 수가 증가하면 서로간 통신을 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횟수 또한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테라는 제한된 수의 노드만을 합의에 참여시켜 빠른 합의를 이루고 확장성을 높이지만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은 낮아지게 됩니다. 또한 솔라나와 같은 체인은 매우 빠른 속도로 블록을 생성함에 따라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하여 노드들이 높은 하드웨어 요구사항을 가집니다. 노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의 증가도 네트워크의 참여하는 노드들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점에서 탈중앙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노드의 수가 적어질수록 더 빠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출처: DSRV Research

이와 같은 체인들은 노드들이 중앙화된다는 위험이 있지만, PoS를 기반으로 한 체인으로서 기축 토큰의 시가 총액을 키워 네트워크의 공격 비용을 증가시키고, 악의적인 행동을 하였을때 보유한 지분를 삭감하는 등의 패널티로 노드들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네트워크의 보안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3. 보안성이 낮고, 확장성 및 탈중앙성이 높은 경우

보안성을 희생하며 확장성을 높인 방식을 비탈릭은 멀티체인 생태계에 빗대었습니다. 폴카닷(Polkadot) 및 코스모스(Cosmos)와 같은 생태계는 하나의 생태계 안에 서로 다른 어플리케이션이 각각 하나의 체인을 구성하여 통신하는 방식으로 많은 트랜잭션을 처리하여 확장성을 높였습니다. 이와 같은 멀티체인 생태계는 다양한 체인에 다양한 노드들이 참여함으로서 탈중앙성을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 특화된 체인은 일반적인 용도의 체인보다 더 작은 규모를 이룰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멀티체인 생태계 내에서 모든 체인들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 비교적 작은 규모의 체인에 대한 공격을 통해 전체 생태계의 다른 체인들까지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공격비용 및 보안성이 낮아진다고 주장했습니다. [2]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는 극복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는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트릴레마의 각 요소들이 만족되지 못하는 경우의 사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에서 살펴보셨듯, 블록체인에는 각 요소를 얼마나 충족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10달러의 거래만 이루어질 A 체인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 네트워크의 사용자에게는 비트코인 정도의 높은 탈중앙성과 보안성보다는 “거래가 빠르게 처리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10달러가 아닌 10억 달러의 거래가 발생하는 B체인이 존재한다면 B체인은 A체인보다 보안성을 훨씬 더 높이는 것이 적절한 선택일 것입니다. 무엇을 희생하는 선택을 하던 모든 선택에는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따라서 확장성을 개선한 체인들은 사용자들이 적정하다고 느끼는 선을 찾아 탈중앙성 및 보안성과 확장성의 스펙트럼 사이의 줄다리기를 한 것입니다.


트릴레마는 영원히 극복될 수 없을까요? 최근에는 탈중앙성과 보안성을 함께 고려하면서도 확장성을 개선하는 다양한 솔루션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높은 탈중앙성 및 보안성을 차용하며 오프체인(Off-Chain, 체인 바깥 영역을 이르는 말)에서 트랜잭션을 처리하여 TPS를 높이는 방식인 ‘Layer 2’에 대한 연구, 비탈릭이 위 트릴레마의 개념을 도입하며 제시한 이더리움의 샤딩(Sharding, 노드들을 더 작은 그룹인 샤드(shard)로 나누어 트랜잭션을 병렬 처리하는 방법) 등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습니다.(Sharding, Layer 2, Side Chain 및 Modular Blockchain 등, 여러 확장성 솔루션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의 글을 통해 더욱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솔루션들 또한 완벽한 솔루션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오프체인 혹은 샤딩 방식을 통해 트랜잭션을 처리하게 되면, “그 유효성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에 대한 데이터 가용성(Data availability) 문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방식이 고도화되며 시스템이 무거워지는 문제 등이 주요 장벽들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확장성의 트릴레마는 오랫동안 블록체인 업계에 풀어야 할 과제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릴레마의 각 요소들은 모두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책이란 없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트릴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비뚤어진 삼각형에서 점점 더 균형있고 커다란 삼각형이 되어가는 과정으로서 바라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번 컨텐츠를 통해 우리는 블록체인에 내재된 트릴레마라는 문제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트릴레마를 해결하고자 하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포함한 프로젝트들을 마주하게 될텐데요, 독자분들이 오늘 살펴본 이 글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살펴볼 때 더 넓어진 시각을 제공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Author
Youngbin Park of DSRV, Research Associate (@bin0_0bin)
Reviewed by
Owen Yoonjae Hwang of DSRV, Research Lead (@owenhwang_dsrv)


✅ Key Takeaways

비탈릭이 처음 제시한 트릴레마란 블록체인이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 세가지를 동시에 만족하기 힘들다는 개념이다.

탈중앙성이란 네트워크가 중앙화된 주체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가, 보안성이란 악의적으로 행동하는 참여자의 존재에도 네트워크가 유효한 합의를 이루어 낼 수 있는가, 확장성이란 블록체인이 트랜잭션들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

트릴레마는 이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상대적인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며 탈중앙성, 보안성, 확장성중 무엇을 높이는 선택을 하든 장점과 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References

[1] Visa Homepage, About Visa, Visanet
[2] Why sharding is great: demystifying the technical properties by Vitalik Buterin
[3] Mastering Bitcoin, Chap6. The Bitcoin Network
[4] Ethereum docs, Client Diversity
[5] The mystery behind block time by Prabath Siriwardena
[6] On settlement finality by Vitalik But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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