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카페>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가 아니다. 교통편이 좋은 장소도 아니다. 주변 상권이 없다. 아무것도 없다. 나는 오늘도 걸어서 출근을 한다. 그러다 보니 가끔 이지점에서 목이 마르다. 카페가 오픈 후 두 달 정도 거의 매일 카페로 출근해 보았다. 아무도 없는 카페라 조용히 책 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아침부터 사장님이 청소에 열심히다.
어느 날 사장님이 말을 건넨다. 쿠키를 만들었는데 먹어 보라고 한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성의를 봐서 먹었다. 며칠 후 또 쿠키를 건넨다. 이번에는 거절 의사를 표현했다. 그랬더니 좀 뾰료퉁한 사장님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래도 난 괜찮다. 나의 목적은 조용한 장소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직업 특성상 한 직종에 오래 있다 보니 나도 직업병 같은 부분이 있다. 나의 직업은 공기 관련 업종이다. 그래서 공기에 관련해 민감하다. 어딜 가더라도 에어컨 필터가 깨끗한지부터 보게 된다. 건조하거나 환기 상태도 자연스럽게 체크를 하게 된다.
이곳은 냉, 난방시설은 있지만 환기 시설은 없다. 환기 시설이 없으면 조리 시 음식 냄새로 머리가 아프다.
사장님이 미안 한지 창문을 열어 놓고 자꾸 괜찮냐고 물어온다. 사실 조금 춥다.
사실 사람들이 많아지고 하면 나는 나가는 편이다.
조용한 카페에 전화벨이 울린다. 사장님의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난다. 전화기 너머에 광고 업체의 말투가 들린다. 사장님의 입에서 쌀쌀함이 날아가 수화기에 꼽힌다. 상대방이 무서웠는지 통화가 빠르게 종료되었다.
만약 손님이 아니라면 무서운 상황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2시간 정도 책을 읽는다. 그러다 보면 커피를 구매하러 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들린다.
사장님은 말이 잘 없고 조용조용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더 적극적이다.
창문 밖의 왕복 6차선의 차도에서 백색소음이 점점 크게 날아든다. 출근길 정체가 풀리면서 차들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제 나도 떠나야 할 시간이다.
이상하게 첫 손님으로 자주 가게 되면서부터 느끼는 점이지만 어느 날부터 사장님이 깜짝깜짝 놀라기 시작한다. 묘하게 기분이 나쁘다. 반가움은 아닌 것 같다.
더 이상 카페에 가지 않았다.
여전히 카페 앞으로 지나쳐 간다. 7개월 정도 매일 지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카페로 시선이 간다. 손님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도 사장님이 홀로 가게를 지키고 있다.
마치 사장님은 카페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다. 손님이 올까 봐 가게를 비울 수도 없다. 오늘도 사장님은 혼자서 손님과 퇴근 시간을 기다린다.
카페는 어려운 직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