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바람을 팔다
봉이 김선달을 한 번쯤 들어봤다. 그런데 다들 장사꾼이나 사기꾼으로 인식하곤 한다. 김선달이 판매한 봉황 같은 같은 닭은 바가지를 씌우는
장사꾼을 혼줄 내주었다. 대동강 물을 판매하던 김선달은 왜 주인이 없는 대동강 물을 판매했을까? 타지에서 온 장사꾼들을 혼내주기 위한 방법
이었다. 김선달의 선행은 모두가 존경하고 따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왜냐하면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오기 전에 마스크 개발을 하기 전에 시험 삼아 판매해 보기로 했다. 판매를 시작하고 1달 뒤 갑자기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전국을
강타했다. 판매하는 마스크는 모두 순식간에 동이 났다. 그리고 장사꾼들은 지금은 천원도 안 하는 마스크를 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가격 폭등이었다. 마음 같아선 웃돈을 주고 판매하고 싶었지만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엔지니어는 거짓말을
잘 못한다. 왜냐하면 결과는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기계는 작동하던가 고장 나던가 둘 중 하나다 어중간한 상태의 기계는 없다 고장 난 상태를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더욱이 아이들 마스크는 같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차마 가격을 올릴 수 없었다. 정직하게 판매를 하고 나니 많은 사람들의 감사 메시지가
쏟아졌다. 생각해 보면 그때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자영업은 매번 자금에 쫓긴다. 그래도 마음은 부자였다. 봉이 김선달의 마음을 조금이나
공감할 수 있었다.
미련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면 모두 구매할 줄 알았던 자동차 에어컨 필터가 실패를 하고 난 뒤라 돈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필터는 섬유라
유통기한이 없지만 투자 대비 자금 회전이 안 돼 괴로웠다. 엔지니어의 고질병이다. 제품에 심하게 몰입하여 개발을 하다 보니 막상 마케팅
비용이 없어 판매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사실 개발 전 해당 품목의 판매 상황을 파악해 봐야 하는데 시장조사도 없이 무작정 개발을
해서 실패를 맛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무작정 광고를 한다고 판매가 되지도 않고 그냥 광고비 녹는 돈이 마치 솜사탕이 물에 녹는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진다. 스스로
마케팅을 공부하기로 했다. 각종 마케팅 서적과 유튜브 자료를 보면서 마케팅에 매진했다. 20년이 넘게 한 분야에 매진하다가 다른 분야를
책으로 배우기에는 정말 무모한 도전 같았다. 학교 다닐 때도 이렇게 공부한 적이 없는데 사람은 절실하면 변하게 된다더니 현실이 되니
도망갈 곳이 없었다. 막연히 마케팅은 막막했다. 디자인도 좋아야 하고 맨트도 가슴을 후벼 파야 하고 뭐 하나라도 놓치면 마케팅이 안된다.
극도의 심리전과 인간의 마음을 잘 파악해야 완성되는 부분이라 아직도 헤매고 있다.
마케팅은 단순히 생각하면 유튜브 댓글과 같다. 인기 영상의 달리는 댓글은 항상 공감이 많이 한 순서대로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정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낙서에 불과하다.
콕콕 집어서 어떻게 저렇게 잘 표현했는지 가끔 보면 놀랍다. 이런 부분을 잘 이용하면 사람들의 좋아하는 공감형 맨트를 습득. 할 수 있다고 생각
이 된다. 말만 잘하는 사람은 없다. 글을 잘 써야 나의 이야기에 힘이 생긴다. 단순히 말만 잘하는 사람은 결국 두서없이 이야기를 전개한다. 판매
는 공식이다. 판매하는 사람이 마냥 좋다고만 이야기하면 계약에 실패한다. 많은 이야기 보다 짧고 굵은 한마디로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잘 파는 사람은 언제나 완벽한 카피를 만든다. 나의 카피는 언제 즘 완성될지 기대반 설렘반으로 매일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