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이즐리 May 12. 2022

봄의 섭리

겨울을 보고 아파한 적이 있는가

겨울을 보고 아파한 적이 있는가.


한 껏 꾸며진 트리 앞에서 수많은 연인들이 행복을 나누는 순간에, 첫눈이 내린다면서 두 손 모아 소원을 비는 아이의 감은 눈을 보면서, 지난 계절을 뒤로하고 앙상해진 나무들의 가지 위에 아슬아슬하게 쌓인 눈이 차가운 바람을 만나 쏟아질 때, 나는 마음이 아파 본 적이 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돌아오는 계절이 유독 내게는 더 매섭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마도 내 가슴속에는 누구나 하나쯤은 품고 있을 가슴속의 구멍이란 것의 가지 수가 더 많아서 그런지 겨울은 유별나게도 시리다.


흙구덩이에서 꽃과 나무가 자라고, 얼어붙은 강바닥이 다시 맑은 물로 채워지는 봄의 섭리처럼, 내 마음에 자리한 빈 구석들도 봄을 만나면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질 수 있겠지, 하는 나의 바람에서 였을까. 봄이 토록 반가울 수가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