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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바이, 공공공!!!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대를 만들다


이직이 능력인 이 시대에 연차가 무기인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나와 같이 공공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직업인의 세계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의 이야기는 좀처럼 들을 기회가 없다.


‘세상의 일 절반은 공공영역에서 이뤄지는데, 왜 민간 직업인들의 이야기만 다뤄질까?’


이런 물음을 증폭시킨 건 내로라하는 직업인들이 모인 커뮤니티 연말 파티였다.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일하면서 더 성장하고 싶어 이 커뮤니티를 찾았는데, 이곳에서도 나와 내 동료의 이야기는 설 곳이 없었다. CEO, 마케터, 콘텐츠 PD, 디자이너 등 ‘뭔가 있어 보이고 핫한’ 직업인들의 이야기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화폐가치로 환산되는 일만 의미가 있는 것일까?‘

‘숫자로 증명되는 대단한 성과를 내야만, 업종을 바꿔 일의 궤적을 달리해야만 사람들이 들을만한 이야기인 걸까?’


세상에 나의 이야기가 설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더 이상 삼키기 강한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나는 다짐했다.



나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들려주자!
세상이 우리 이야기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내가’ 동료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자!



흔히 공공영역에서 일한다고 하면 ‘안정되고 편안한 일자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공공영역의 일은 예산 집행률과 단년도 회계연도의 제약, 국민 감시(oberservation)와 정부 감사(audit)의 압박, 성과와 보상이 불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일의 내적동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일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주변에서는 타인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일에 진심과 정성을 쏟는 이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 나만 곁에 두고 보기 아까운 이런 사람들이 가진 반짝이는 일의 역사와 고유한 스토리를 세상이 발견하고, 듣고, 서로 이야기하도록 하고 싶다.


"여러분, 이 사람 이야기 좀 들어보세요! 진짜 일잘러예요! “

“우리 선배만큼 일에 진심인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동료 OOO님은 지구 반대편 국가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을 만큼 일을 탁월하게 하는 분이랍니다!"


이런 마음속 깊은 소망을 가졌을 때쯤 우연히 같은 뜻을 가진공공기관 종사자 둘을 만나게 되었다. 나와 같이 공공영역 일의 가치를 알리고자 하는, 마음의 방향이 같은 사람들과 기꺼이 연결되고 싶어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배움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내가 말했다.


우리 계속 연결되자고(Stay connected),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될 때까지
마음과 뜻을 같이 하자고.



그렇게 배움과 성장에 목마른 공공기관 종사자라는 공통점을 가진 사람 셋이 모였고, 나는 거기에 ‘공공공’이란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공공영역의 사람들이 계속 연결되어 대화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나는 이 모임의 창립자(Founder)로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물론 정부부처나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지 않아도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내려는 분들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공공의 일이라는 것이 기관 자체적으로는 실현이 어려운 것이라, 민간과 협력해야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는 걸 눈으로 봐온 나다.


지금은 공적영역의 일의 가치를 알리는 씨앗이 심긴 단계니,

이 일이 싹을 틔우고 잎이 자라나면, 결국엔 공공과 민간을 망라하고 '공공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場)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리고 이 계획이 달성될 때쯤,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 만나 공공의 일과 민간의 일, 그리고 둘의 점이지대에 대해 이야기해 보는 것이 꿈이다.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개발도상국의 보건시스템을 분석하는 일을 하다, 미국 재무부 수석보좌관을 옮겨 국가의 경계를 허물며 공적 영역에 몸담은 사람. 그 후 광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 구글의 규모를 네 배로 확장시키고, 현 메타(구 페이스북)의 흑자 전환을 이끈, [린 인(Lean In)] 저자인 그녀 말이다.


깜짝 놀랄 만한 서비스를 내놓거나, 무언가를 팔아 높은 수익을 내거나,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 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이다. 일을 대하는 자세, 그런 결과를 얻기까지 기울인 노력, 그 과정에서의 위기를 극복한 방법 등 배울점이가득하고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 대체 불가능한 일을 해낸,

그저 '안정적인 것', ‘좋은 것’이란 말에 안주하기를 거부하는, 

이력서를 화려하게 채우는 유명회사에 있지 않아도,

결과보다 과정에 몰입하며 일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스탠바이, 공공공.




이미지 출처 : und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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