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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천권 Sep 27. 2023

내가 쓰고 싶은 책은…

전반전 나의 인생을 정리하며

정혜윤 작가는 <작가를 위한 집필 안내서>에서 “글을 쓰고 책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내 삶은 정말 많이 확장되었고, 무너질 대로 무너져 있던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되었으며, 세상에 내가 어떤 도움을 주며 살아갈 수 있을지 알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책 쓰기를 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책 쓰기를 결정한다는 것은 절대로 작은 일이 아닙니다. 책 읽기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봐도 처음 책 읽기는 어떤 책으로 해야 할지 고르다가 지쳐서 미루고 결국 책 읽기 마음이 다시 사라져 버린다고 합니다. 누군가 써 놓은 책을 펼쳐서 읽기만 하는 일에도 백인백색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으른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당사자에겐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게 되면 주변에서 나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 생산자를 바라볼 때의 시선이 그런 겁니다. 어느 날 내가 회사를 만들었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보십시오. 아마도 어떤 회사냐? 그 회사는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버냐 등등 다양한 질문을 할 겁니다. 책을 쓰는 것은 회사가 세워지는 것과 같습니다. 소비자가 찾는 제품을 만들면 잘 팔릴 겁니다. 거기다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서 소비자의 필요보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 준다면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책도 내가 쓰고 싶은 걸 적는 게 아니라 내게 있는 삶의 경험과 지식을 잘 모으고 정리해서 사람들의 필요가 있는 책을 써야 합니다. 찾기가 어렵다면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을 보고 유튜브를 통해서 어떤 주제와 내용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찾는 질문에서 책 쓰기가 시작됩니다. 이 질문에서 내게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습니다. 또 책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을 봅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점들이 있고, 내가 다른 사람보다 나은 점들도 분명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주변,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자신이 책을 쓴다는 것을 말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책이 나오고 나서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책 출판 이야기를 한다면 듣는 사람 입장에선 어느 날 갑자기 책이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준비하는 그 시간들이 인생의 절반을 살아온 50대에겐 멋진 시간 그 자체가 될 겁니다. 자료가 있어요 그걸 끄집어내는 방법을 배우면 됩니다. 글쓰기는 내게 있는 보물을 어떤 방식으로 꺼내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책을 쓰는 일은 결국 나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정리가 되면 그다음 후반전을 뛸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실패의 마음에서 도전할 수 있는 준비된 마음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저자는 책 한 권을 쓰기 위해 주제를 정하고, 어떤 내용을 넣을 건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의 정리, 넣고 싶지만 내게 부족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의 자료를 통해 채우고, 머릿속에 흩어져 있는 자료 순서를 정하고 작은 제목을 만드는 일 엄청 많은 일이 있고 굉장한 에너지와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작은 일들이 아닙니다. 이 과정을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 같은 과정을 거친 많은 책의 저자들의 노력의 결실인 책들이 나를 도와줍니다.


내가 간절한 마음으로 책 쓰기를 하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이 과정을 견뎌낼 수 있고 결국 내 손에 내 이름으로 된 책이 출판되어 있을 겁니다. 많이 팔릴지는 어느 누구도 모르지만 대체로 처음 책에서 욕심을 내기 말라고 합니다. 책 한 권을 출판해 본 사람은 그다음 두 번째 책을 쓸 수 있는 내공이 생긴 겁니다. 책을 한 권 내 본 사람과 그 과정에서 그만둔 사람과는 전혀 다릅니다.


책 쓰기 관련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책 쓰기를 준비하면서 내게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으며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내게 없던 지식들을 얻게 됩니다.


1. 책을 써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2. 찾아야 합니다. 막연한 책 쓰기에서 나만의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3 내가 가진 무엇을 책으로 쓸 건지 찾아야 합니다.

4. 어떤 종류의 책을 쓸 건지 내 성향에 맞는 장르를 골라야 합니다

5. 구체적인 책 쓰기를 위한 책 읽기를 해야 합니다.

6. 책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7. 책 쓰기 이전에 글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8. 많은 책을 읽을수록 실제 책 쓰기는 쉬워집니다.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 작가로서 나는 새로운 것을 겸손하게  배워야 합니다. 이전과는 다른 책 읽기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책을 읽을수록 나의 책 읽는 방법이 맞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책을 쓰기로 결정을 하고 나면, 나의 모든 시간과 생각이 내가 쓸려는 책 한 권에 집중하게 됩니다.


작은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적게 됩니다. 그냥 지나치던 내 삶의 영역의 모든 면들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그냥 보던 것에서 관찰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보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들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저같이 이과에 책 쓰기와는 상관없던 사람이면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합니다. 이 과정을 하나의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교실에 딱 앉아서 선생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분들도 있습니다. 책 쓰기 교실이 전국에 많을 겁니다. 그런 곳에서 배우고 책을 쓰면 아무래도 강제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서 현실적으로 책을 쓸 수도 있을 겁니다. 제 경우는 책으로 모든 것을 배워야 합니다. 해외에서 살다 보니 한국의 흔한 일들이 없습니다.


정혜윤 저자의 자신의 삶이 많이 확장되었다고 한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삶의 확장이 일어나게 됩니다.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많은 자료를 접하게 됩니다. 그냥 지나치던 것을 기록하게 됩니다. 생각을 글로 적어보십시오. 처음에는 내 생각을 글로 적었는데, 읽어보면 내가 생각한 내용이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제가 아주 일부분만 나열해도 이 정도입니다. 우리의 뇌는 정보를 받아들이고 정리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쓸려는 책의 주제와 연결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자는 동안 나의 간절함을 담은 제목과 소제목을 만들어내기 시작합니다. 책을 읽고 쓰기 위해 몸은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책 쓰기는 엉덩이가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시간도 사용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후회스럽던 일들을 가끔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자주 나의 실수와 오점들이 생각납니다. 스스로 아주 많이 초라해집니다. 나의 후회되는 인생을 머릿속에서 그냥 두지 말고 펜으로 직접 적던 키보드로 컴퓨터로 하던 글로 정리해 보면 조금 더 정리가 잘 되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책 쓰기를 위해 책을 읽다 보면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후회를 함께 읽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실패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이 겪은 일들이 어떤 경우는 내가 경험한 일들보다 더 처참한 일들도 보게 됩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그들이 어떻게 일어섰는지? 왜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를 읽으며 현재의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혼자 막연하게 나 스스로를 돌아보던 것과는 다른 관점을 얻게 되고 위로를 받고 용기를 얻게 됩니다. 책 쓰기를 위한 책 읽기를 통해서 나는 서서히 마음의 치유가 일어납니다. 그리고 상처가 아물고 새로운 용기를 얻게 됩니다.


책 쓰기를 이제 생각했다면 책 쓰기 주제로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에 와닿았던 책은 다시 꺼내서 읽으며 내가 꼭 기억하고 적용해야 할 것들을 표시합니다. 책을 쓸 때 가끔 꺼내어서 읽고 확인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처음에 어떤 내용을 읽으면 감동을 받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여전히 논리적이지 못한 내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제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최근 100권 읽은 책 가운데 책 쓰기 관련 책을 다시 읽으며 내용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아직 나는 책 쓰기가 몸에 베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회입니다. 새롭게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고 연습합니다. 인생 후반전엔 전반전에 없던 무기를 가지고 암하게 됩니다. 이전에 허둥지둥, 허겁지겁의 전반전이었다면 후반전은 잘 준비된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전반전에 경험한 어려운 상황이 와도 후반전은 준비한 만큼 놀라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고 달리게 됩니다.


나만을 보고 달리던 인생에서 나의 상처가 회복이 되면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전쟁터 같은 세상에서 상처받고(이전에 내가 받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상처가 회복되고 책을 읽으며 생각의 넓이가 바뀐 나는 섣불리 다가가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최대한 상처 주지 않는 방법을 찾고 고민하며 다가갑니다. 책 읽기가 어느 정도 훈련이 되었다면 내가 모르는 영역들은 책을 통해서 찾게 됩니다. 전에는 내 경험으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갔다면, 이제는 나의 경험만을 의지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너무나 다양한 일들이 있고 다양한 경험의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을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크던 작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남들이 뭐라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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