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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천권 Dec 06. 2023

몸이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이제 일어서야 하는데

지난 주 수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해서 바로 집콕 그리고 애드빌과 타이레놀을 먹다가. 애드빌의 강도가 센 것으로 변경했다. 몸에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약을 먹었는데 몸에 열이 나고 잠이 온다. 이 약전엔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주일을 보내고 아 좀 좋아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이번엔 목에서 피가 많이 섞인 아니면 피가 주인 가래인지 암튼 덩어리가 올라온다.


정말 몸이 마음을 지배한다.

움츠려 든다.

소심함의 극단을 달리는 것 같다.


이번엔 몸이 회복되면 건강을 위해 걷기를 하기로 맘을 먹었다. 실내에서도 가능하고 실외에서도 가능한 걷기로 몸의 전반적인 체력을 올리는 것을 해 봐야겠다. 체력의 회복이 심리적인 위축도 회복 시켜 줄지 기대해 본다.


문득 지난 세월 동안 내가 돌아다녔던 나라가 잠시든 몇개월 몇년이든 최종 13개국을 돌아다닌 것을 여권을 통해서 확인했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 지인분의 어머님이 오셨는데, 지인은 어머님이 더 자주 오셔서 지내길 원하셨다. 내가 옆에서 지원 사격을 좀 해드렸던 적이 있다. 어떤 지원 사격을 했을까?


더 힘이 없어지기 전에 가능하면 여행을 하시라고 좋은 여행을 하시라고 그리고 손주들과의 시간도 금방 지나간다. 미루지 마시라고 했다. 나중에 내가 힘이 없어져서 움직임이 어려울때는 지금의 여행의 돌아보며 좋은 추억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금 하지 않고 미루면 나중엔 지금의 이 아이들의 이쁜 모습을 함께 할 수 없다. 그렇게 말씀을 드렸더니 공감하시는 듯 했다.


여행은 지금이라는 시간에 색을 입히고 향기를 더하는 것이다. 시간을 담고 더 맛있게 하는 것이다. 지금의 나를 둘러싼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담는 것이다. 언젠가는 지금 담은 기억을 꺼내고 들여다 보며 좋은 추억을 기억하는 행복한 시간의 복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부모 세대는 사는게 힘들어서 여행을 하고 시간을 누리는 그런 것 호사로 생각되었다.  지금 세대는 여행을 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황들이 어른들 세대보다는 나아졌다. 물론 그 시대와는 다른 어려움이 그 길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만약 그들의 인생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 여행과 낯선 경험을 막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용기를 내는 것이다. 내 주변의 몇몇 젊은 친구들을 만났는데, 해외로 나가는 걸 두려워 하더라.  꼭 해외로만 나가라는건 아니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환경을 경험하다보면 이해하고 함께하는 힘이 지금보다는 더 커질 것이다. 이 작은 지구 위에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좁은 한국 땅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다양한 나라를 경험하는 것은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큰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내가 태국에서 교통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맞을지는 모르지만 그런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나누려고 한다. 태국 사람이 우리 차에 완전히 들이박아서 사고가 났다. 그런데 그가 우리에게 와서 하는 이야기가 태국말로 ‘마이 뺄라이’ 였다. 나는 괜찮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함께 하신 분이 설명을 해 주신다. 태국 사람들은 왕정이라서 모두가 신하의 마인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왕이시여 나는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배경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세계관에서 사고를 낸 당사자로서 우리에게 와서 나는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들의 세계관은 그 나라에서는 보편적인 반응이다. 상대방에게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는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말을 하는 것이다. 얼마나 황당한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일화다. 나는 지금 다문화 국가에서 살고 있다. 정말 어렵다. 만나는 사람의 국적에 따라 행동 결정의 세계관이 너무 다르다. 한국 사람은 대체로 근면, 성실, 책임감 있고 렌트한 집도 깨끗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멋진 일이다. 회사에서도 집을 렌트할 때도 언어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한국인은 꽤 괜찮은 옵션이다.


필리핀의 늦은 야시장에서 장을 보러 함께 했던 지인분과의 그 시대를 내가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받은 주소를 가지고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갔었다. 그리고 사역 중인 팀들을 만나서 합류했던 기억들, 중국에서 북경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인생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고 병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그들을 통해 경험하던 일. 인도네시아의 좁디좁은 길을 달려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던일


스페인 땅을 지인과 35일 동안 걸으며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사연을 들었던 그 일들이 내가 살아온 인생에 있다.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귀한 일들이 내 인생 가운데 있다. 너무도 사는게 힘들어 주저 앉고 싶을 때 나를 조금은 격려해 주고 내 인생이 나름 괜찮았다는 위로를 이런 내 추억들이 내 인생에 담겨 있다. 힘든 여러 가지 상황들에 나 스스로가 함몰되어 가고 있을 때 문득문득 따오르는 노래가 있고, 여행의 추억이 있다. 그런 삶의 이야기가 가끔 나를 일으켜 세우기도 한다.


혹시 이런 노래를 알지 모르겠다. ‘노새 노새 젊어서 노새, 늙어지면 못 노나니…’ 예전엔 이 노래가 한량 같은 느낌이었다. 열심히 살아도 뭐가 될까 말까한데 이런 노래나 하고 원…  그런 원망어린 느낌이 이제는 지혜롭게 짬을 내서 힘 있을 때 놀아야 해! 그게 큰 돈을 들이든 안 들이든 말이야. 젊어서 내 직업 중의 하나가 광고 사진 작가였다. 그러다보니 팬션 광고 사진 촬영도 있어서 가난한 형편에 식구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기억도 있다. 아이들이 한참 자랄 때 해주고 싶은건 많아도 돈의 여유가 없었다. 가끔 그런 기회들이 주어져서 우리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한번은 피자 촬영을 마치고 사장님께서 애들이 몇이냐고 물어서 궁금해 하며 답을 했는데, 피자 6판을 싸 주셔서 집에 가져갔다. 엄청 좋아했다. 피자를 질리게 먹은 기억이 있다.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기억들은 안개처럼 흐릿하게 보인다. 선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잠시 시간을 차분하게 만들고 더듬다 보면 나를 웃게하는 장면들도 떠오르기도 한다.


추억의 시간으로 가다 보면 선명하게 먼저 내게 떠오르는 사건들은 내게 아픔을 주는 실패와 좌절의 사건들이다. 이 사건들도 한쪽에 잘 챙겨두고 우선은 행복하고 기쁜 추억을 찾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텅빈 항아리에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살짝 미소짓게하는 나의 인생이 안개 속에서 내게 조금씩 다가온다.


내가 살아온 인생을 너무 쉽게 한꺼번에 실망과 저주의 방향으로 몰아가지 말자. 다른 큰 아픔들과 어려운 상황들에 가려지고 빚바랜 아름답고 소중한 순간들을 귀하게 생각하고 자주 챙겨주자. 물을 주면 꽃이 필 것이다. 버려두면 말라 죽어서 내 추억 항아리는 마르고 두드리면 더 신경질나는 소리가 날 수도 있다. 적당하게 물이 든 항아리의 울림은 우리를 여유롭게 한다.  누구나의 인생에 물을 주면 적당하게 듣기 좋은 울림이 있는 추억상자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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