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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천권 Aug 31. 2023

책을 읽는데 책을 사지 않는다.

책을 읽는데 책을 사지 않으면 모든 책을 빌려서 읽나? 이런 추측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처한 환경이 해외이다 보니 예스 이십사의 이북클럽과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 월간 구독으로 전자책으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이 두 곳에 없고 꼭 읽고 싶은 책은 전자책으로 구매를 합니다. 종이 책만 존재할 경우는 아주 드물겠지만 한국에서 들어오는 지인을 통해 1-2권 전해받거나 그런 상황과도 맞지 않으면 우체국 택배를 이용합니다. 혹은 전자책 스캔 대행업체를 이용해서 스캔된 책을 받기도 합니다.


나의 상황이 불리하더라도 나의 원함이 그것을 넘어서 찾기 시작하면 이제까지 제 경험으로는 거의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홈카페를 합니다. 우리 가족이 소비하는 커피가 한주에 거의 1킬로 정도를 소비합니다. 원두를 사서 먹기엔 부담이 되는 양입니다. 다행히 제가 10년 넘게 커피를 집에서 볶아서 해결을 합니다. 2014년 캐나다 온 뒤로 큰 숙제가 생두를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주변에서도 개인이 집에서 커피를 볶는 사람이 잘 없습니다. 당연히 커피 생두를 구하는 경로를 찾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크레이그스 리스트라는 중고 장터를 검색해서 한 판매자를 찾았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과 가깝지는 않지만 적당한 가격에 한 번에 6개월치 생두를 사 옵니다. 그런데 사서 커피를 볶아보면 상태가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가성비가 좋다고 그럭저럭 넘어갑니다. 그다음은 쇼룸커피라는 미국 사이트에서 커피를 구합니다. 그리고 제가 살다 온 태국이 그리워지면 지인을 통해서 태국 커피 5킬로 정도 생두로 받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목이 마르면 우물을 파거나 우물을 찾으면 됩니다. 스스로 벽을 세우고 ‘ 이 상황은 할 수가 없구나!‘ 하고 단정 지으면 그걸로 끝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합니다. 제가 가진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희소성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제품의 경우는 아마존(캐나다)에서 먼저 찾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중국)에서 찾습니다. 그리고 구글에서 찾습니다. 최근에 컬러사진 프린터를 찾아보았습니다. 우리 애들이 사고 싶어 해서 적당한 유지비용의 프린터가 뭐가 있을까 찾아보았습니다. 아마존에서 만나는 사진 프린터는 제가 한국 교회에서 봉사를 할 때 사용했던 종류의 프린트가 보입니다. 사진을 찍고 메모리를 꺼내서 다시 프린터에 넣어서 약간의 조절 후 출력을 하게 됩니다. 일단 메모리를 이용하는 게 맘에 들지 않고 유지 비용이 저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완하는 방법이 무선으로 출력을 하는데, 사진은  4x6 사이즈가 아니어도 되기 때문에 작은 사이즈로 휴대가 편하고 편리하고 유지 비용이 저렴한 장비를 원했어요. 찾았습니다. 알리에서 장비도 엄청 비싼 가격이 아니었고 사진 출력 유지 비용도 나쁘지 않습니다.


어떤 책에서는 네가 찾다가 없으면 네가 스스로 만들어라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희소성이죠. 왜 희소할까? 대중적이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그렇게까지 생각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책을 읽는데 책의 유익함 중의 하나가 내가 뭘 원하는지를 발견하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을까? 한 번은 질문하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나는 내가 원하는걸 최근에 오랜 시간이 지나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고 몇몇 나를 좀 아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찾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는 큰 유익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데 책을 쌓아두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 부담을 압니다. 살 때는 어떤 이유로 샀지만 그 사이에 관심이 옮겨 가서 달라진 겁니다. 굳이 지금은 필요하지 않게 된 겁니다. 그런데 월간 구독을 하다 보니 책을 읽는 앱에 저장되어 있어서 실제로 제게 부담을 주지 않아요. 만약 책을 읽고 싶은데 집에 보관을 원치 않는다면 월간구독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그리고 도서관 이용을 추천합니다. 도서관도 책과 이북 둘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시면 다양한 이용방법이 나옵니다. 해외에서는 제한이 있습니다. 한국 방문 시 잘 만들어 두고 오면 도서관을 이용해서 전자책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상황이 되지 않아도 예스 24 북클럽 하나 신청으로 5개의 장비를 통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읽고 나머지 가족들은 전화기로 책을 읽습니다. 가끔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신간을 읽지 않아도 될까? 요즘은 책을 읽기 전에 몇 년도 출판인지를 꼭 확인합니다. 제가 읽은 책의 7-80%는 2021-22년 출간된 책들입니다. 한편으로는 트렌드에 민감한 책은 출간 연도가 빠른 최근의 책이 필요하겠지만 대다수는 출간연도보다는 책에 담긴 내용이 지금 나에게 맞는, 필요한 정보인지가 더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출간 연도에 대한 민감함도 조금은 줄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 책에서 추천받는 책이 몇 권에서 백 권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을 읽은 노트에 다 모아 둡니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이 독서 방법에 대한 고민, 독서 노트에 대한 고민들 다 합니다. 나 스스로 모든 걸 하기보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가는 그 기분을 책 읽기를 통해 맛보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고민을 담아 둔 책 리스트를 척 받아서 내 리스트에 두고 내 관심 분야를 추가, 삭제해서 내 독서 리스트를 만들면 됩니다. 그 많은 분량을 내가 스스로 찾을 이유가 없습니다. 서울대생들이 읽는 추천 도서도 받아서 한번 도전해 보세요. 하다가 힘들면 그만두면 됩니다. 누가 뭐라고 할까요?


책 읽기의 세상은 나만의 세상입니다. 나의 선택을 기다리는 세상의 수없이 많은 책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선택하고 읽어주기를 기다리는 책들이 느껴지시나요? 그 책 한 권 안에 저자의 인생 전체가 담겨있거나, 일정 시간 동안의 고민과 감동이 담겨 있습니다. 그걸 제가 경험하는 시간이 독서입니다. 책 읽기는 여행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매일매일 만나는 여행입니다. 여행의 설렘이 책 읽기에 있습니다. 게다가 저처럼 월간구독을 하게 되면 책을 쉽게 골라도 됩니다.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하고 맞지 않거나 정보가 부족한 책은 있을 수 있겠죠. 그럼에도 내가 부족한 그 책이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가진 책일 경우도 있습니다. 독서라는 말보다 저는 책 읽기라는 단어를 좋아합니다. 유연하게 느껴지고 그 단어가 저를 구속하지 않아요. 감옥에 나를 가두는 느낌이 독서에 있다면 책 읽기는 한가한 시간에 큰 나무 아래에서 편안하게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바람이 기분 좋게 나를 만져주는 시원한 어느 한때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나무 아래에서 오늘도 나는 누군가를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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