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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천권 Sep 01. 2023

두 마리 토끼 잡기

상처 치유제

저는 한국의 모 항공사에 근무한 경력이 4년입니다. 입사를 하고 일도 배우고 영어 공부도 하며 회사 일에 익숙해지며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일은  대학을 졸업하고 6개월 정도면 할 수 있는 일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이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자기 계발의 시간이 이미 지났다는 겁니다. 당시엔 내 주변엔 내 상태를 이야기하고 조언을 해줄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만약 고민 중인 직장인을 만난다면, 그 회사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자기계발 공부를 해 보라고 조언할 것입니다.


나라는 사람

최근까지 발견한 나의 성향은 조직을 이끌어 갈 타입은 아닙니다. 조직 내에서 과제를 부여받고 그것에 자유롭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 직업은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공무원이었다면 그렇게 능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전의 나라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인생을 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의 나는 만들어진 조직에서 자유롭게 최선을 다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합니다만, 조직을 무조건 싫어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때에도 정말 열심히 일을 했고 자기 계발 위해 회사의 이런저런 과정에 등록도 해 봤으니까요. 그때의 나를 생각해 보면 배움에 그렇게 열정적이고 적극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내적 동기부여가 부족한 상태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도전하면 그 목적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회사라는 게 부서마다 업무 특성마다 다르지만 내가 맡았던 보직은 내 성격과 잘 맞는 역할이었습니다. 잡다한 일이었습니다. 부서의 총무 역할이었다. 문서를 수발하고 부서의 전산장비 업그레이드를 해야 했습니다. 기본적인 업무 외에도 우리 부서가 관장하는 사업이 여러 분야가 있었습니다. 내가 잘만 안내를 받았으면 여러 분야의 일들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분야가 다양한 만큼 일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좋은 기회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기회는 온다

내가 이 회사를 들어갔을 때, 나는 도스(DOS) 세대였고, 아래한글에 친숙한 상태였다. 회사의 업무 환경은 윈도 3.1과 마이크로 소프트와 친화적인 업무 환경이었다. 도스 세대인 나로서는 낯설고 새로 배우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이런 나를 다른 선배들은 무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이 늘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었다.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윈 95 버전이 나왔습니다. 윈 3.1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기존과는 전혀 새로운 개념의 OS 가 나온 것입니다. 모두가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이때부터는 나를 향해 무시하고 아래로 나를 보던 사람들이 틈나면 내 이름을 부릅니다. 이게 뭐냐, 이건 어떻게 해야 하냐? 봄날이 온 겁니다. 새롭고 신기한 것을 무척 좋아하고 입문 과정에서 아주 열정적으로 배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불러서 이게 뭐냐, 어떻게 하냐라는 질문이 많아지면서 무시받던 설움의 시간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어려움

우리 부서에 회사의 오너 자녀가 유학을 마치고 발령을 받는다는 소문이 나면서 한동안 떠들썩했다. 정말 발령을 받아서 왔는데, 참 낯설었습니다. 대리로 발령을 받아서 왔는데 거의 임원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정도였습니다. 내가 부서의 총무다 보니 자리 세팅을 해야 했고 필요 물품을 사러 다녀야 했습니다. 대리 한 명이 새로 발령을 받아서 온다고 이 난리를 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인 자리만 만들어 주고 나머지는 본인의 요청을 따라서 준비를 해 주는 정도입니다.


회사의 임원들이 자주 와서 진행 상황을 물었고, 심지어 타 부서의 부장님도 와서 묻고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를 합니다. 심지어 그 오너 자녀가 출근을 하던 날은 그 직원에게 얼굴 도장을 찍으러 많은 임원들이 방문을 했습니다.. 그렇죠 회사에 소속된 사람들이니 오너 자녀가 왔고 다음 실 세니 어쩔 것인가? 이것이 현실이니


나는 이 회사를 정말 좋아했습니다. 고속도로를 가다가 회사 광고가 나오는 지점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좋아라 하던 회사의 다음세대 오너 자녀를 보면서 회사를 좋아하는 마음이 반이상 꺾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결국에는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심리적인 전쟁 중에도 오너 자녀와 친해지려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줄을 서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그들의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그게 싫을 뿐이고 그래서 나는 내 인생 최고의 회사를 떠나 자그만 인터넷 회사로 자리를 로 옮겼습니다.


옮긴 회사에서 3년을 보내고 나는 이 회사에서 잘리게 됩니다. 그리고 독립을 해서 홈페이지 개발을 하게 되었고, 저작권 시장의 변화로 필요한 사진을 찍어야 해서, 사진을 배우고 조명을 배우게 됩니다. 결국 광고 사진까지 찍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남은 인생의 기쁘지 않은 흔적이다. 좋아하는데 그곳에 머물 수 없는 상황에서 나 스스로 나를 다른 곳으로 내몰았습니다. 결국은 허허벌판에 혼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바람에 뒹구는 낙엽 같은 나를 보게 됩니다. 매달 월급을 받다가 프리랜서가 되었습니다. 회사를 옮기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로 한 것까지는 어찌 보면 잘 한 선택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빠진 게 있었습니다. 자. 기. 계. 발입니다.


퇴사의 경험이 언제 있을지는 몰라도 모든 회사를 다니는 사람은 경험해야 할 일이고 이미 경험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퇴직이 희망찬 퇴직인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어떤 이유로든 퇴직한 혹은 퇴직을 준비 중인 분들이 계시다면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이것저것 관심 가지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 말고 낯설어도 좋은 전문가를 만나야 합니다.  나의 다음 인생이 얼마나 길지 짧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소중한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할 길을 찾을 때 전문가를 만나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다음 걸음이 준비 되어 있지 않으면 불안함과 함께 분별력도 사라지고 자신감은 바닥을 치게 됩니다. 이때는 기다려야 합니다. 이제까지 번 돈을 남의 말을 듣고 덥석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아야 합니다. 몇 개월이라도 마음을 추스르며 책 혹은 전문가를 통해 객관적으로,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며 만나야 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최대한 빨리 수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힘을 모아서 다음 걸음을 옮길 준비에 집중해야합니다. 이 걸음을 섣불리 움직이면 안 됩니다. 저는 이 걸음의 준비를 책 읽기로 먼저 하시길 추천합니다. 제가 가려는 분야에 기본 지식을 책을 통해 충분히 입력한 후 누군가를 만나면 적어도 속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떤 정보가 와도 내가 분명하게 판단할 수 없다면 멈추어야 합니다. 내가 준비가 덜된 상황입니다. 내가 전문가가 되어야 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한 분야를 입문자로 공부하는데 그렇게 많은 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책을 쓴다고 보면 제가 읽은 책들에서는 관련 책 100권을 준비하라고 나옵니다. 책 한권 쓰는데 이 정도 준비를 합니다. 내 인생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책은 몇 권이면 될까요?


인생 선배 VS 전문가 VS 책 읽기

전문가는 나보다 인생 경험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그 분야의 전문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듣고 배울 수 있는 겸손한 자세가 이때 정말 필요합니다. 이제까지의 나에게 붙여졌던 호칭과 계급장을 일단 잠시 모두 내려놓고 수술 전에 입는 내 몸을 아주 최소한으로 가리는 옷으로 입고 처절한 배움의 자세로 만나야 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이런 배움의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아니다 개념부터 달라야 하니까 책 저자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저자를 만나는 시간을 집중적으로 많이 가져봐야 합니다. 저자의 인생 경험을 만나고 실력을 만나야 합니다.. 저자들의 경험과 지식이 내게 느껴질 때까지 해 봐야 합니다.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에 좋은 멘토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살면서 자기 개발서를 이번이 처음 집중적으로 접했습니다. 살면서 바쁘다, 피곤하다 핑계 하면서 자기계발을 당장 필요한 부분만 배웠습니다. 포토샵도 일부 기능만 배웠지 체계적으로 포토샵 전체를 배우진 않았습니다. 만약 내가 포토샵을 제대로 한번만이라도 배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른 영역도 충분한 배움이 없이 필요한 부분만 배우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 분야 분들이 아닌 입장에서 어떻게 그런걸 할 수 있냐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의 눈으로 볼땐 아주 부족한 상태였습니다.이번 짧은 시간이지만 책을 100권 가까이 읽으면서 전문서적을 통해 자기계발을 했어야 하는구나를 절감했습니다.


나에게 맞는 수업 찾기

다른 사람에게 배울 때, 나는 배우는 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배우기보다는 그 자리에서는 듣고 노트한 후 다시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강의시간에 들었던걸 이해했어요. 느리죠 그런데 어느 정도의 레벨까지는 늘 갈 수 있었어요. 이것도 문제였어요. 그다음 레밸까지 갈 수 있어야 하는데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당장 내가 필요한 곳에서 멈추다 보니 더 이상의 발전이 없었습니다. 그게 살면서 후회가 늘 되었습니다.


심리적 안정

퇴직, 휴직, 이직의 시간이 오고 있다면 빨리 도서관으로 가십시오. 지금부터 나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최대한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알게 된 것을 노트하며 지내셔야 합니다. 불안감이 사라지게 됩니다. 현재에 차분하게 집중하게 됩니다. 책으로 많은 저자를 만나면 내가 얼마나 부족한 그릇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쌓였던 분노와 절망감이 진정이 되고 현재를 직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배우는 일에 더 충실하게 되고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책 읽기가 임계점을 넘으면 나의 다음 걸음도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의 희망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나를 잘 모를 때가 가장 불안합니다. 나를 제대로 알기 시작하면 절망감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곧 일어설 수 있습니다. 불안감보다는 도전할 맘이 생기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인 겁니다. 머뭇거리면 다시 불안감이 옵니다. 나의 바닥을 봤을 때가 최고의 기회임을 잊지 마십시오.


나에게 최적화

전문가를 만나려면 쉽지 않아요. 전문가인척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추천을 받아서 좋은 책을 만날 수도 있어요. 추천받으세요. 하지만 나에게 잘 맞는 전문가는 내가 찾는 게 제일 좋습니다. 찾는 과정도 수업입니다.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내가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추천받은 책에서도 있을 수 있어요. 어떤 방법으로든 열심히 찾아서 다양한 저자와 만나야 합니다.


전문가를 만나기 전에 준비할 게 있어요. 살면서 내가 가장 관심 있었던 분야, 그리고 해 보고 싶었던 분야에 대한 생각 정리입니다. 내가 하고 싶다고 모든 걸 할 순 없습니다. 적어둔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중에서 지금 시도해 볼 수 있는 영역을 골라야 합니다. 시도해 보고 싶은 영역의 키워드로 책을 검색합니다. 처음엔 도서관을 이용해서 책을 찾고 만나세요. 처음부터 책을 사기 시작하면 불필요한 지출이 상당히 많을 겁니다. 서점에서 볼 때는 필요해 보여서 샀는데, 막상 집에서 읽으려고 하면 나와 맞지 않거나 불필요한 책들이 많습니다. 제가 예스 24 이북클럽을 통해서 책을 읽습니다. 키워드로 책을 찾고, 개인서재에 담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려고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제 상황과 맞지 않는 책들이 제법 많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내게 맞는 저자와 책을 고르는 선별하는 능력도 자라게 됩니다. 처음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최대한 이용하시고 꼭 다시 봐야 할 책들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본젹적으로 줄을 긋고 메모하면서 보시길 추천합니다.


실패의 경험은 살면서 늘 짐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실패의 경험이 나를 누르던 상황이 바닥을 치고 점점 희망을 보게 됩니다. 책 읽기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일들과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점점 명확해지는 과정을 지나고 있습니다. 실패의 경험을 온전하게 회복할지는 모릅니다. 분명한건 책 읽기를 한 후 지금은 절망감이 나를 온전히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를 통해 꿈꾸는 일들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조금씩 지식을 채워가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붙잡았던 불안감의 크기는 책 읽기 시간에 반비례합니다. 읽은 책을 더 꼼꼼하게 정리를 하고 미래를 계획할수록 줄어들게 됩니다. 상처를 계속해서 보면 절망을 만나게 됩니다. 절망을 잠깐 경험하는 것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유익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를 겸손하게 해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망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삶에 대한 회의와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제 경우는 그랬습니다. 희망의 출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둘 다 봅니다. 하지만 희망이 조금씩 커지며 절망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매일 책 읽기라는 약을 먹고 있습니다. 이 약은 정말 좋은 약입니다. 부작용이 없습니다. 온라인으로 이북 클럽을 선택한 것이 제게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최신 트렌드의 책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금 읽고 있는 이 책들만으로도 현재의 제 상태는 넘칩니다.  


제가 생각하는 책 읽기는…

책 읽기는 단순하게 책을 읽는 것이 아닙니다.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희망을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사람을 직접 만나는 것보다 제 경우는 더 유익합니다. 만남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덜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그런 걸 발견해도 무시하면 됩니다. 책에서는 좋은 걸 발견할 수 있고, 심지어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책을 읽으면 됩니다.  내가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과의 대화와 행동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벌떡 일어서기에는 제가 그만큼 강하지는 못합니다.


저는 지금 책 읽기로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과거의 상처와 후회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보내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꿈 실현입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살이에 급급하느라 묻혀 있었던 꿈을 캐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버리는 작업은 조금씩 진행 되고 있습니다. 꿈을 실현하는 것도 조금씩 진행이 됩니다. 곧 소리를 지르며 환호성 할 날을 기대합니다. “토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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