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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선 Jan 07. 2024

셰프의 어깨통증

어깨 수술 후 재활

불과 칼이 오고 가는 분주한 양식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좋은 음식과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열정을 지닌 셰프분을 만났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어깨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양측 어깨 오십견과 회전근개 병증 등으로 오랜 시간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외과적 치료를 받았습니다.

결국 우측 어깨 slap 병변 및 심한 유착성 관절낭염, 좌측 어깨 유착성 관절낭염을 진단받고

우측어깨 이두박건 고정술 및 회전근개 변연 절제술, 좌측 어깨 관절낭 이완술, 양쪽 어깨의 브리스망 등의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재활 과정 중 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농구 선수를 준비했던 이력에 걸맞게 180cm가 넘었고, 100kg에 가깝게 체구도 꽤나 듬직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몸을 가지고 불과 칼이 오고 가고, 많은 사람들이 오케스트라처럼 질서를 가지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복잡한 주방 환경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 위해 무엇을 선택해야 했을까요?


아마도 자신의 몸을 작게 만들기 위해 움직임을 제한하고,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허락했을 겁니다.

끊임없이 움직임여야 하는 일을 하면서도 공간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사치가 되는 환경에서

유난히 큰 체구를 가진 그는 자신의 몸을 위축시켜 자세도, 움직임도 작게 만들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어렸을 때부터 큰 체구 덕분에 타인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해,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시선과 몸을 아래로 떨구는 습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걸음걸이에서도 시선을 살짝 아래로 떨구고, 체중이 앞꿈치에 쏠려서 발뒤꿈치가 살짝 들려있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물건이 있을 때 피해 가는 움직임을 보고 

그가 업무 환경에서 어떤 것을 선택했을지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몸은 성품과 경향을 반영할 때가 참 많습니다.)


주방에서 일을 할 때 그런 의도가 있느냐고 확인했고, 

타인과 함께 합을 맞춰야 하는 주방 환경에서 제한된 동작에 자신을 가두려고 했음을,

그래서 그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피해 없이 일을 하려고 노력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내 몸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크기가 제한되고 희생되었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많은 현대인들이 여기에서 통증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볼 때마다 슬픔을 느낍니다.)


움직임의 패턴과 성격, 몸과 움직임에 대한 이력과 현재 오랜 시간을 보내는 환경에 대한 분석을 통해

유추한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본래의 키와 몸에 걸맞은 움직임을 찾기 위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몸의 회전력과 그 회전력을 만들기 위한 몸의 참여에 대한 수업을 진행한 날

"제가 원했던 게 이런 움직임이었어요! 어릴 땐 누가 시키지도 않아도 이렇게 움직였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그걸 잊고 있었네요?" 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던 모습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가혹한 요구에 갇혀있었던 움직임을 만났기에 그렇게도 좋아하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세부 분화 움직임을 진행했습니다. 

브리스망 수술에 대해 알고 계시거나, 동영상을 찾아보면 타인의 힘에 의해 가동범위를 만드는 과정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움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직에 적지 않은 타격과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착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세부 분화 움직임을 진행했습니다.


세부 분화 움직임은 매우 어렵습니다. "차라리 큰 동작을, 무거운 무게를 들라고 하면 하겠는데 이건 너무 힘들어요."라며 잠깐 쉬어가고 하시거나 땀을 흥건히 흘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기에,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기능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했습니다. 

숙제로 나가는 분화 움직임을 매일 꾸준히 해오신 경우 진행이 눈에 띄게 매우 빠릅니다. 

확장된 움직임과 세부 분화 움직임을 번갈아 진행하며 어깨는 점차 얼어붙은 상태에서 벗어났습니다.


긴장되고 제한되었던 몸의 움직임이 살아나자 본래의 몸의 리듬과 조화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어깨를 잘 쓰게 되니까, 무릎을 쓰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주 뒤 "몸을 잘 쓰게 되니까 주방에서 제가 스텝을 밟듯, 발을 바쁘게 사용하고 있더라고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주방은 칼과 불을 피해 자신을 구속해야 하는 전쟁터가 아니라 

편안하고 조화로운 움직임의 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당신을 막아두는 제약은 무엇인가요?

본래의 자연스러운 내 몸의 움직임을 희생시키고 있나요? 

혼자 찾기 어렵다면 제가 찾아드리겠습니다.


불특정 다수에 거 추천되는 움직임으로 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립니다. 

당신을 위해 고유하게 만들어진 솔루션으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세요. 

단련과 훈련이란 포장으로 또 다른 제약으로 몸을 힘들게 만들지 마세요.


제약에서 해방되어 본래의 몸과 움직임을 회복하는 과정을 도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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