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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협동조합 청풍 Apr 27. 2023

청소년은 어떻게 지역에 남을 수 있을까요?

2023. 4. 24. 발송분


 안녕하세요! 강화쿠키레터입니다.

 때때로 강화 안에 있다가 오랜만에 도시에 나가면 “세상에, 젊은이(?)가 너무 많아!”하면서 놀랄 때가 있어요. 도시에선 어디를 가도 또래의 친구들이 북적이는데, 강화는 무척 한적하고, 조금은 외롭습니다.


 이렇듯 지역이 고령화되고 인구가 감소하는 걸 일상에서도 느낄 수 있는데요. 최근엔 다양한 정책으로도 지역에 청년을 유치하기 위하여 힘을 쏟고 있지만, 정작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청소년을 들여다보고, 청소년과 ‘내가 사는 동네’를 연계하는 것에는 관심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지역의 청소년은 자신이 유년기를 보낸 지역을 떠나 도시로 가게 되죠.


 강화읍 곳곳에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꽤 많은 학교가 자리 잡고 있어요. 등하교 시간이면 벌써 반바지를 입고 혈기 왕성하게 뛰고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는 학생들을 보자면, 이 친구들이 5년 뒤, 10년 뒤에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대부분, 강화에 있진 않을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오랜 시간 땅을 일구고 물과 거름을 주며 정성껏 시간을 쏟아야 굵게 영근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농사처럼, 이곳에 살고 있는 청소년에게도 지역을 애정하고 지역에서 살아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긴 노력을 쏟아야 먼 훗날 이들이 우리의 이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청소년과 함께 해나가는 시간을 축적해 보자! 라고요.


 오늘 강화쿠키레터에서는 협동조합 청풍(이하 청풍)이 지역의 청소년 분들과 함께 해온 시간의 조각을 풀어내 볼까 합니다. 



1. 청년, 청소년을 만나다.


“졸업하고 강화에서 살고 싶어요.”


 2018년, 진강산 자락에 있는 대안학교인 산마을 고등학교 친구들이 청풍을 찾아왔습니다. 청풍과는 2016년부터 지역에서 마켓, 포럼에 스텝으로 참여하며 느슨한 관계를 만들어 가고 있던 친구들이었어요. 지역에서 20살을 시작하겠다는 열정을 가진 친구들의 눈동자가 반짝였습니다.

 청풍은 게스트하우스 아삭아삭순무민박에 그 친구들을 초대했어요. 그리고 함께 대화하며 고민을 나눴습니다.


“언제든 필요할 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해 주면 좋겠어요. 공간도 빌려주고 싶어요. 금액은 받지 않을 테니 부담 갖지 말고요.”


 사실 청풍 멤버들은 친구들을 걱정하고 말렸어요. 지역에서 청년이 살아가기 위한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았기에 이들이 고생할 게 먼저 그려졌거든요. 그렇지만 가능한 진심을 다해 도와주고, 응원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이들의 삶에 지역의 호혜적인 경험이 깃들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부모-자식 혹은 선생님-학생의 관계가 아닌 그 중간 어딘가의 연상 세대와 관계 맺는 ‘대각선 관계’의 시작이 무척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2018년 산마을고등학교 협동조합 ‘마테’ 친구들

2. 실험할 수 있는 안전망


 2019년, 청풍의 만류에도 결국 몇 명의 친구들이 강화에 남았습니다. 갓 스무 살이 된 친구들이 강화에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았어요.


“기념품 상점을 만들어 보려고 해요. 혹시 같이 해보지 않을래요?”


 그렇게 기념품 상점 ‘진달래섬’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읍 한켠에 아주 작은 공간을 구하고, 청풍과 친구들이 직접 공간을 쓸고 닦고, 제품을 기획해 만들고 공간을 디자인했어요.


 청풍은 친구들에게 실패해도 괜찮은 실험의 기회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지역 안에서 뭔가를 도전해 볼 수 있고 내 것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자그마한 공간에서 시작했던 진달래섬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다음 해엔 그 공간을 꾸렸던 친구 중 한 명인 결이 강화에 남아 청풍의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지금 진달래섬은 어떻게 되었냐구요? 결이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는 진달래섬은, 지금은 아주 몫 좋은 곳으로 확장 이전하여 더욱 다채로운 강화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실패해도 괜찮았던 우리의 실험은 대성공을 이뤘어요.


초기 진달래섬


확장이전한 현재 진달래섬


3. 우리가 서로를 동등하게


 2020년 결이 청풍의 구성원으로 합류하고, 뒤이어 2022년엔 결의 후배인 파도가 청풍의 멤버가 되었습니다. 결과 파도는 청풍에서 다른 멤버들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 구성원으로 발언하고 책임과 권한을 갖습니다. 그리고 올해엔 파도가 청풍의 대표(이사장)가 되어 파도만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요. (‘청풍의 10년, 새로운 파도가 온다’ 파도-마담의 대담 읽기)


 청소년은 언젠가 청년이 됩니다. 우리는 이 청년을 우리와 동등한 사회의 성원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도움받아야 하는 존재’, ‘불완전한 존재’로 본다면 청년은 결국 소모되어 지역에서 이탈하고 말 것입니다.

2022년 강화 청소년들과 함께한 <마음껏, 열여덟> 출판기념회


 청소년은 지역의 씨앗과도 같습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그럴싸한 결과물과 교육 속에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을 들여 애정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소중한 가능성이에요.


 이러한 청소년에게 지역과 사람들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과 기억을 심어주고, 지역에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일구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고 싶어지는 동기를 제공한다면, 그리고 이것이 다음 청소년과 그다음 청소년에게 선순환된다면 지역은 서서히 달라지지 않을까요?


 우리는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느린 변화를 믿습니다. 매일 물을 주다 보면 어느새 한 뼘, 두 뼘 더디게 자라 나무가 되고 꽃이 되는 아주 작고 딱딱한 덩어리를 씨앗이라고 부르며 정성껏 돌보듯, 우리는 청소년들을 그런 마음으로 보아 애정을 담아 이름을 부르며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일상을 잠시 멈추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잠깐의 섬살이,

잠시섬 6기 모집 OPEN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

무엇을 위해 왜 달리는지 바라볼 여유 없이 무작정 앞을 향하고 있는 시간.


이 섬에는 온전히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쉼과 다른 삶의 모습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슬렁슬렁 둘러보는 동네, 

반갑게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강화도의 이웃, 

드넓게 펼쳐진 바다에서의 사색. 


싱그러운 봄날, 잠시섬에서 나와 일상을 재발견하며 

온전히 나만의 속도로 흘러가는 하루를 상상해보세요. 


� 윤슬이 보이는 저수지와 산에 둘러싸인 프라이빗한 개별룸형 숙소도,

복작복작 함께 즐길 수 있는 도미토리형 숙소도 취향에 맞게 준비되어 있어요.


� 여러분을 환영하는 강화유니버스 라운지에서
다른 여행자와 만나거나 워케이션을 즐길 수도 있어요.


� 사색가, 탐험가, 미식가 등 나의 여행 취향에 맞는 섬살이 유형을 

선택해 게임처럼 미션을 완수하고 보상을 획득하며 잠시섬을 즐겨보세요.


*잠시섬의 자세한 내용은 강화유니버스 홈페이지에서 살펴보실 수 있어요!


○  머무는 기간 : 5월 8일(월)~5월 28일(일) 중 

※ 머물고 싶은 날 자율선택 (2박 이상 필수, 최대 5박)


○  머무는 장소 : 강화도 게스트하우스 


○ 참가비 : 6만 원~ (기간·숙소별 상이) 


○ 프로그램 

나의 섬살이 유형에 따른 미션지 

다채로운 로컬 프로그램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쓰기 

다 함께 둘러앉아 회고 


○ 참가혜택

강화도 게스트하우스 숙박 제공

잠시섬 전용 일기장 제공

강화유니버스 라운지 free 이용 

5천원 웰컴 쿠폰 

미션 완료 시 진달래섬 5천원 상품권 


○ 동네안내자

: 협동조합 청풍(인스타 @ganghwauniverse @coop_cp @jindalrae_island)


○  지난 잠시섬 둘러보기 :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잠시섬, 네이버 아삭아삭순무민박 검색! 


○  문의 :  coop.cheongpung@gmail.com


나에게 '섬'의 시간 선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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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글은 2023.04.24 발송된 강화쿠키레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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