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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 Sep 06. 2022

출항

갤러리 아미디 연남 | 2022.09.06-09.18

강한 비바람과 함께 한국을 할퀴고 지나간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고 그 어느때보다 청량한 하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다시 맑아진 하늘 아래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을 느끼듯이 첫 개인전을 하는 작가의 전시를 소개하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수많은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선보이는 연남동에 위치한 갤러리 아미디 연남에서 윤글 작가의 <출항>전이 문을 열었습니다. 윤글 작가는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조소를 전공한 후 꾸준한 작업을 진행해 온 그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품들을 틈틈이 공개해 왔습니다. SNS의 기록과 함께 쌓인 그녀의 작품들은 이번 첫 개인전을 통해 공개됩니다.

골목 사이 조금은 발견하기 어려운 곳에 위치한 갤러리 아미디 연남을 찾아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하얀 공간을 채우고 있는 수많은 파도들의 파편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다양한 크기로 잘려져 있는 파도들은 모두 다른 물결의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작은 작품 하나하나가 각기 다른 파도들을 보여줌과 동시에 하나로 합쳐저 거대한 풍랑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가까이서 볼때 보이는 이야기와 멀리서 볼때 보이는 이야기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파도처럼 밀려드는 고난과 역경들을 잘게 나누어 담담히 마주하는 자세를 가지려는 다짐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복적으로 그려지는 파도의 물결들은 마치 자신의 지난 고난을 잊지않기 위해 세기고,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처럼 읽혀지기도 합니다.

작가는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많은 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통상적으로 ‘파도’라는 소재가 주는 다채롭고 빛나는 푸른 빛이 아닌 마치 밤바다나 깊은 바다 속에서 만날 것 같은 색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면에서 흑백으로 이루어진 파도 거품 또는 물결 아래 짙은 푸른빛의 덩어리는 물의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검푸른색과 보라색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은 마치 물의 깊이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그리는 파도에 특정한 의미를 고정해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작가와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이 파도를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는 강한 뱃사람이길 바란다고 이야기합니다. 윤글 작가의 작품은 저의 또 다른 글 <종이정거장>에서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당시 개인전을 하실 예정이라는 이야기만 전해 받았는데요. 이렇게 실물들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기쁩니다. 짧은 기간 진행되는 전시이지만 윤글 작가의 파도를 타고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항해사가 되는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작가 역시 같은 인삿말을 전시 소개글에서 관객에게 남기고 있습니다.


모쪼록 기꺼운 마음으로 폭풍우 속에 배를 띄운 내가, 네가 즐거운 항해를 할 수 있길 바라본다.
Bon Voyage!



전시 제목 - 출항

전시 위치 - 갤러리 아미디 [연남]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29안길 18 2층)

전시 날짜 - 2022.09.06(화) ~ 09.18(일)

관람 시간 - 13:00 ~ 19:00

전시 문의 - gallery@amidi.kr

표지 출처 - 윤글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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