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내부 고발자가 생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부에서 해결할 방법을 막는 이들이 있으니까...내부에서 잘 해결할 수 있는 일들이 결국 문제를 숨기고 숨기려고만 드는 일부 몹쓸 인간들 때문에 내부에서 해결되지 못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있기 때문에 결국 내부 고발자가 생기는 것이 아닐지...그리고 예상은 했지만, 고모는 내부 고발자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고모는 자신이 당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이슈와 괴롭힘의 가해자인 호텔 사장 A씨의 많은 비위 사실에 대해 충분한 증거를 모았고 이를 그룹사의 사장님에게 보고하려고 했다. 이 문제를 그 분이라면 충분히 해결해 주실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룹사 인사총무팀장에게 두 번에 걸쳐 그룹사 사장님과 면담을 요청하였고 관련한 공문도 보냈다. 하지만 사장님으로부터는 아무런 피드백이 없었고 평소에 고모가 알고 있던 사장님과는 다른 대응방식이라 의아하게 생각하던 중, 최근에 이 내용이 아예 보고 조차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몸 바쳐 일한 회사가 이렇게 까지 썩어있다는 사실에 비참함을 금하지 못하던 고모는 끝까지 해보겠다며 사장님에게 자신이 직접 연락을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결국, 고모는 결국 실례를 무릅 쓰고 그룹사 사장님에게 문자를 보내게 되었다. 사장님이 고모의 정직 처분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셨다면 그 이유로 거론된 내용은 모두 진실이 아니고 A씨의 음해로 인한 것이며, 이것에 대해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과 A씨의 비위 사실을 요약해서 보냈다. 그런데 그 비위 내용이 충격적이었다.
호텔 객실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회장님에게 허락 받았다고 하는데, 그걸 회장님이 불륜 행위에 사용하는 줄 아셨을까? 업무 시간 중에도 불륜 행위를 했을 정도로 주체하지 못했으니 직원들이 공공연하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음주 문제가 심각했는데, 오후 6시 이후 거의 매일 와인 2~3병을 소비하고, 만취된 상태로 자주 직원들 앞에 나타났다고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호텔 내 가라오케에서 자기와 친한 직원들을 불러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고...
또한, B씨에게 명품을 선물 받고 호텔 내 특혜를 받게 해줬고, 심지어는 회사의 주요 사안을 외부인인 B씨와 논의해서 결정하는 등 마치 B씨가 비선실세처럼 활동하게 내버려뒀다. 이 외에도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고객들에게 객실을 이용하지 않아도 호텔 사우나를 무료로 이용하게도 해줬고, 공공연하게 회장님 및 회장님 가족들과의 친분을 내세워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지시사항을 내렸다고 한다.
그 외에도 자기에게 잘하는 직원들은 사규를 어겨도 넘어가주고 자기에게 밉보인 직원은 괴롭힘을 통해 퇴사하도록 압박하는 등 꾸준히 유치찬란한 행위를 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고모는 이를 증명할 증거와 증인을 차분히 확보하고 있었다. 이 건을 수임한 노무사님도 내용들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혀를 내둘렀다.
사실 이 과정에서 나는 고모가 당해온 모든 상황들을 자세히 알게되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모든 사건들을 확인할 때 마다 이를 다 참아낸 고모를 생각하면 고통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특히 퇴근한 고모에게 전화해서 자신이 어떻게 죽을거고 그 뒤에 어떻게 처리를 해달라는 등 A씨의 몇 개월에 걸친 죽음을 무기로 하며 고모의 시간과 마음을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한 A씨의 가스라이팅은 소름 그 자체였다.
그룹사 사장님에게는 정제하여 일부 내용만 정리해 전달했는데도 명치가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그룹사 사장님에게 보낸 문자에서 고모는 계속해서 죄송함을 전했고, 본인이 내부를 통한 방법으로는 사장님께 진실을 보고 드릴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비참함에 이렇게 문자 드리게 된 것이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마무리에는 이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는 내 글의 링크도 보내며, 시간이 되신다면 읽어봐 주시길 부탁한다며, 간곡한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한다고 했다.
사실 나는 이 문자를 보내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그룹사 사장에게 일개 직원의 이런 이야기가 중대하게 여겨질까? 아무리 고모의 존재를 안다고 해도 굳이 신경 쓸 레벨일까? 괜히 저들이 이 사실을 알면 고모에 대한 괴롭힘만 더 거세지는 것이 아닌가? 등등 걱정이 더 많이 되었다.
만약, 고모의 희망대로 그룹사 사장님이 공명정대하게 나서 주신다면야 이 문제는 의외로 법적 싸움을 향하지 않고 원만하게 마무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나는 그 정도 회사라면 이미 제대로 절차와 과정이 잘 동작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다.
그냥...고모가 이래도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있으면 좋겠다. 너무 큰 기대에 고모가 실망하고 상처입길 바라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