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실행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기처럼 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갖기로 했다.
올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두 번째 실직을 경험했고, 내일은 두 번째 실직 회사 마무리를 하러 가는 날이다.
11월 말 계약이 끝났지만, 회사의 배려(?)로 12월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도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를 끝내길 바랐고, 돈도 아쉬우니 잘 됐다고 생각했다. 분명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난 목요일 출근 준비를 마치고 나가려는 찰나 위경련이 왔다. 거실 바닥에 누워 배를 부여잡고 웅크린 채 한참을 있었다. 좀 나아져 집 옆 내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이 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스트레스가 원인일 거라고 말씀하셨다. 스트레스라는 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나는 안 괜찮았던 것 같다. 한 해에 두 번이나 직장을 잃었다는 사실이 스스로 부족한 사람임을 증명한 것 같았다.
전에도 위경련을 겪은 적이 있다. 전직 후 첫 번째 회사에서 나에게 쏟아진 업무량 대비 팀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였다. 곧장 병원으로 들어가 수액을 맞았다. 서러웠지만 그냥 내 몸이 약하다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목요일, 병원에 다녀온 뒤 출근을 하지 못했다. 약을 먹고 종일 잠을 잤다. 그날 밤 남편과 침대에 누워 대화를 나눴다. 얘기를 하면 할수록 나도 날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그냥 다 그만두고 가정주부해. 평범하게는 살 수 있어. 솔직히 나쁘지 않지?" 생각해 봤는데 괜찮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그땐). 응이라고 답하자 남편은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게 우리의 최악이야. 최악도 그렇게 나쁘지 않으니까 너무 고민하지 마."
올해의 내가 기구한 삶은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런 사람과 결혼해서 살고 있는 행운아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말이었다.
그리고 나는 결심했다. 나부터 보살피기로.
금요일 아침 퇴사 의사를 전달했고, 내일 마지막 출근을 한다. 현실적으로 재정상태가 걱정이긴 하지만, 나한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우선 남들 다 있다는 컴활 자격증을 따보려 당근으로 책을 구매했다.(다른 물품 당근으로 팔아서, 그 돈으로 책 구매하려 했는데 바람맞았다 ㅎㅎ너무하시네요)
12월 플랜도 야무지게 세워뒀으니 잘 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