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 이상한 현실
일단, 어제 부랴부랴 찍은 이력서용 증명사진은 생각보다 더 망했다. 포토샵을 얼마나 많이 해줬는지.. 아무래도 못쓸 것 같다... 뭐 하나 되는 게 없다.
속이 답답하다 종일 큰 숨이 잘 안 쉬어지는 느낌인데, 위경련 여파일 거라고 GPT가 알려줬다. 회사에만 가면 그렇다. 그리고 또 아무 때고 눈물이 나려 한다. 으.
솔직히 말하면 이 일은 나랑 안 맞는다. 아니 나는 진짜 이 일을 못한다. 꾸역꾸역 4개월째 해내고는 있지만 나도 안다. 내 능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걸. 그래서 더욱 도망치고 싶었는데 사람 된 도리로 약속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하면 버텼다. 그리고 오늘 퇴근 무렵 데이터가 맞지 않아 야근을 하고 집에 와서도 일을 했다. 절대 근무시간 외에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 하루 만에 다시 돌아갔다. 근데 어쩌겠어. 내가 못하는걸. 그리고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채 떠넘겨버렸다. 속이 시큰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난다.
뭐든 잘하고 싶은 나랑 현실의 내가 너무 달라서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 현실에 비해 너무 높은 이상을 꿈꾸는 걸까.
오늘 종일 집중력이 딸려 애를 먹었다. 계속 어렸을 때 생각이 났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것 같다. 저녁시간 집에 혼자 있었는데 갑자기 숨이 안 쉬어졌다. 정말로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녁약속 자리에 있던 아빠가 곧장 집으로 와서 날 데리고 응급실에 갔다. 가는 내내 창문을 내려 찬 바람을 쐬어줬는데 점점 괜찮아졌다. 병원에 도착했을 땐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멀쩡했다. 의사는 원인을 모르겠지만 아마도 천식일 거라고 했다. 숨은 잘 쉬어졌지만 호흡기로 한참 들숨날숨 하다 집에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내 증상은 공황장애인 것 같다. 그땐 공황이라는 병이 없어서(?) 천식이라고 진단받지 않았을까.
오늘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종일 답답함에 어릴 때 생각이 났을 거다. 공황장애가 올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는지. 그러나 생각보다 난 강한 사람인 것 같다. 좀 아프긴 해도 단단히 서 있으니까.
오늘 출근길 밝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봤다. 나는 오전에 떠있는 달을 보면 청개구리 달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어서 남편한테 보냈는데, "달 뽑기!"라고 답이 왔다. 달 사진에 걸린 크레인이 꼭 달을 뽑는 모습 같았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생각을 할 줄 아는 남자랑 결혼한 난 역시 행운아다!(조울증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