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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을 찾아서(5-1): 전쟁, 말 그대로도 비유로도

폭격기의 달이 뜨면

by 뭉클

*'730을 찾아서'는 하루에 한 권씩 총 365일 동안 읽어도 좋을 문학책, 비문학책 각각 365권을 찾아 서재를 완성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책 일기.



샤워 2번

비관주의, 패배주의 근절

위기의식 없는 안일한 대처의 결말

결국엔 힘이 있어야


친애하는 언니들이 추천하는 바람에 일단 도서관에 신청했는데 막상 받아보니 상당히 두껍다. <사피엔스>, <코스모스> 외에는 벽돌책 재밌게 읽어본 기억 흐릿하지만 주문자의 책임감으로 일단 대여.


2차 세계 대전 초반 1940~1941 독일의 런던 공습...

히틀러와 처칠, 그 밖의 정치적 지도자들을 둘러싼 거대 서사와 전쟁이 임박한 도시의 시민들의 불안과 공포라는 미시 서사가 씨실과 날실로 직조된... 그 당시 쓰인 편지와 일기 만들어진, 소설 같지만 엄연히 논픽션.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골자이지만, 소설과 논픽션과 자기 계발서와 시를 합쳐 놓은 듯한 느낌.


내일(2025. 11. 1)은 책 Q쇼 시즌 2가 드디어 열리는 날. 자기소개와 소개할 책에 대한 5-7분 정도의 소개를 준비해 오라고 하신다. 큼-흠. '독서교육에 진심인 영어교사. '낯섦은 나의 국적'이라는 모토로 글쓰기 분야를 맡고 있는 ***입니다.'라고 정리하고 나니 어딘지 허전하다. 하루 종일 교과교실제 성과 보고서를 쓰느라 여념이 없는 와중에 뤼튼에게 내일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고 소개할 책에 대한 기대감을 올려줄 방법을 물어본다.


정확히 나의 질문은 다음과 같다:

타로 카드로 만든 나만의 독서 점괘와 타로 카드 스토리텔링 챌린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안을 보여줘.


나의 미래의 독자에게 타로 카드 3장을 뽑게 한다. (일단 나를 독자 삼아 직접 해본다.)

카드 1: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카드 2: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카드 3: 읽은 후 어떤 변화를 경험하는가?


우리는 읽기 전에 몇 가지 기대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독서 경험 중에 기대와 부합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예상외에 얻게 되는 것들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이런 경험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큐레이션 분야인 글쓰기와 좀 더 적합한 챌린지도 찾았다.


카드를 3~6장 정도 뽑게 한 후 스토리텔링 가이드를 제시한다. 테마를 정한다든지, 장르나 조건을 정해줘도 좋다. 책을 읽은 직후에 진행하기 때문에 키워드를 조합해 스토리를 만드는 동안 독서 경험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공유하는 툴을 정해줘도 좋다. 웃기거나 감동적인 스토리를 공유한 독자에겐 선물이 팡팡 터지고. (선물 없이 책을 읽는 날은 언제 오는 것인가... 독자여...!)


그나저나 2차 세계 대전이 임박해 오는 이 시점에서, 진짜 적은 누구일까? 그 적은 언제까지 적인가?



“On ne règne sur les âmes que par le calme” 남을 이끄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차분해야 한다.



처칠이 제시한 보고서 개선법 4가지! (요즘 성과 보고서 쓰고 있어서 귀에 쏙쏙 들어온다!)

1. 보고서는 짧고 분명한 단락으로 나눠 요점만 확실히 제시할 것.

2. 복잡한 사항을 다룬 논의나 통계분석은 부록으로 첨부할 것.

3. 경우에 따라서는 보고서를 통째로 없얘고 필요한 경우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표제만 적은 비망록으로 대신할 것.

4. 난삽한 문체는 집어치울 것. "다음의 고려사항들을 명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 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반절쯤 왔다.



평화 협정을 노리며 쉬이 진격하지 못하고 살살 찔러대던 히틀러와, 총리 취임 후 임박하는 대대적 공습 기류에 진땀 흘리던 처칠은 이제 서로를 공격할 도덕적 명분을 얻고 있다. 일기 속에는 시민들의 두려움과 공포도 있고, 전쟁에 투입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여성의 슬픔과 죄책감도 있다.





에릭 라슨-생각의 힘-2021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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