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읽은, 앞으로도 계속 읽을 책 Best 3

by 정현태

올해, 삶은 책 안이 아니라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싯다르타를 읽은 뒤였을 것이다. 안 좋은 무언가를 끊듯이 책을 끊었다. 나는 분명 책에 중독되어 있었다.


삶에서 책 읽는 시간을 빼니 듬성듬성 여백이 생겼다. 이 여백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 모르니 자꾸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시간을 죽이다 보니, 차라리 책을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대가 그런 것 같다. 우리는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어야 비로소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차라리 책에 중독되는 편을 택했다.


2025년에 연이 닿은 양서 세 권을 뽑아봤다. 누구든 여기에 이른 사람이 있다면, 이 책 세 권을 읽어보길 권한다.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1. 내가 의대에서 가르친 거짓말들 / 로버트 러프킨

- 책의 제목이 말해주는 것이 많다. '의대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의학 박사임을 암시한다. 실제로 저자는 의료업계에서 입지가 탄탄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런 입지전적인 사람이 의대에서 자신이 잘못된 정보를 가르쳤다고 실토하는 책이다. 이제는 그런 일이 멈췄을까? 그렇지 않다. 깨달음 뒤 저자는 달라졌겠지만, 다른 박사(교수)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의대생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졸업 뒤 필드에 나와 그 잘못된 정보를 기반으로 환자들을 돌보게 된다. 이쯤 되면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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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편안함의 습격 / 마이클 이스터

- 이동진 평론가가 좋아하는 책이라는 말을 들어 나도 읽기 시작했다. 과연 좋은 책이다. 저자는 현대에 만연한 '편안함'이 오히려 우리 인간의 자연적인 힘을 망가뜨린다고 지적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불편해야 한다! 벌써부터 이 이야기의 전개가 흥미롭지 않은가? 책을 읽는 것도 어찌 보면 편안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일 수 있다. 기꺼이 그 불편함을 감당해 보라! 이 책의 전제처럼 자연적인 힘을 일부 회복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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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엄청난 책이다. 세 권 중에 다시 한 권을 뽑으라고 한다면, 두말할 것 없이 이 책을 뽑을 것이다. 수년 전에 읽고 올해 다시 읽었는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좋은 책은 두고두고 봐야 한다는 말은 이런 책을 두고 하는 것인가 보다. 장르는 소설로, 한 남자가 부처(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절묘하게 묘사하고 있다. 아마 독자가 처한 상황이나 의식의 수준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천차만별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이 고전으로 평가받고 여러 사람들이 자신이 읽은 최고의 책으로 꼽는 데에는 분명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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