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다가오는 좋은 기운을 통해서
삶을 만족하고 모두에게 감사한 날을 보낸다
불안한 마음이 수그러들고 머릿속 잡념이 사라질 때
갓 구운 빵과 밤 수프로 깔끔한 아침을 시작할 때
따듯하고 산뜻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에
힘껏 달리다 적당히 숨이 차오르면 멈춰서 숨을 고를 때
오랜만에 맛있는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으며
시원한 생맥주 한 모금 넘길 때
어둑한 조명 아래 고즈넉한 목욕탕에서 혼자 유영할 때
뜨거운 불가마에서 몸을 지지고 편하게 누워 뒹굴 때
서늘한 평상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여성성을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할 때
찬 바람이 맨살을 스치는 노천탕에서 몸을 던질 때
노곤해지고 출출해져서 방금 튀긴 탕수육과
시원한 생맥주를 한잔 더 들이켤 때
좋아하는 사람과 기분 좋게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시간이 남아 행복함을 가져다준 소중한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글로 옮길 때
차분하게 책상 앞에 앉아서
친구들에게 내 행복을 이야기할 때
그들이 내 행복함을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함께 좋아할 때
이렇게 미미하고 대수롭지 않은 것에도
행복하고 감사한 오늘을 보낸다
그러니까 제발 살자
눈 한번 더 질끈 감고 같이 살아내자